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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 그리고 공(空),과 간(間)을 아우르는 작가의 장(場) 이상갑 작가
진경호  |  lightdanc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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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0.15  13:3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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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 그리고 공(空),과

간(間)을 아우르는 작가의 장(場)

이상갑 작가



이상갑 교수 인물사진 2 copy.jpg



“빈 공간을 볼 때, <없다는 느낌>은 <느낌이 없다>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고 본다. 나의 작품은 새로운 표현을 위한 발명의 이슈가 아니다. 오브제의 피동성과 유연성이 무엇을 표현하느냐가 아니라 우리 각자에게 어떻게 반응하는가이다. 그러니 나타남과 사라짐도 장(field)의 한 운동 형태이다. 돌은 행동적으로 바라보면 도발적 의지에 놓이고, 관조하면 안정된 교훈을 얻는다. 냉정함은 금속의 특수함으로서, 철의 무겁고 단단한 모서리는 모든 심리적인 상처의 지배요소다.” (2001년 장(場: Field) 전시회 작가의 작품설명 중)


구상을 토대로 추상을 거쳐 비구상에 천착하기까지

2001년 장(場: Field) 전시회에서 이상갑 작가는 최소한의 공간과 소재를 활용한 작품세계로 평단의 호평을 이끈 바 있다. 바바라 로스와 리처드 불하임은 미니멀리즘에 대해, 단순함으로 혁신을 꾀한다는 모순적인 개념으로 설명했다. 그들에 따르면, 미니멀리즘 작가는 개성을 최대한 절제하며 공업 혹은 산업용 재료로 오브제를 만든다. 아무리 추상적인 주제를 표현하더라고 뚜렷하고 단순한 점선면의 기하학으로 반복, 중첩시키는 작법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 “어떠한 오브제라도 예술 작품이 될 수 있다”는 명제를 제안한 뒤샹의 이론은 주로 설치 미술에서 두각을 보이게끔 했다. 현대 미술의 작가주의가 극에 달한 시점을 거쳐온 이상갑 작가는 서울대 재학 시절 미술대학 학장이었던 김세중 조각가의 조교로 일하며 정통 조소의 작법을 익혔다. 격동의 현대사를 겪으며 추상 미술의 급진적인 발전을 겪은 세대가 이 작가의 스승이었다. 아카데믹한 작법의 미술가들이 그렇듯 이 세대는 학사를 통한 등단과 국전 공모라는 두 가지 대안으로 창작을 독려하던 시기였다. 이 작가는 20대 시절 구상 조각의 대가였고, 주제를 상상하며 사실적인 인물의 형태를 만들어내는 것에 일가견이 있었다. 그 대표작으로 독립기념관 제3전시실에 있는 ‘고난극복의 한국인상’을 들 수 있다. 그러던 이 작가가 형상적인 시각에 따른 비구상/추상 조각에 천착한 후부터는, 대체로 형태가 단순하며 표현 기법을 통해 설명하고자 한다. 사물에 대한 종속에서 벗어나는 것이 추상예술의 개념인데, 무(無)와 허(虛)라는 공의 개념이 바로 작품을 담는 횃대이자 액자가 되고 있다. 이 모순된 요소의 텅 빈 프레임이 없다면 작품에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려웠을 터. 그것이 공(空)과 간(間)을 담는 이 작가의 미니멀리즘 기법이다.

임영방 교수는 “작품들이 갖는 이러한 특별한 성격 때문에 이상갑의 작품 앞에서 감상자들이 생각하게 되고 긴장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렇듯, 그의 예술세계가 인위적인 차원의 예술형식을 넘어선 만큼 그의 예술을 이해하기 어렵고 또한 깊은 사색을 요구한다”고 평하기도 했다.



단순함. 그 명제를 증명할 오브제의 영혼을 찾아내는 창조성

이상갑 작가의 초기작을 두고 유근준 전 서울대 교수는 조각을 하나의 대상 표현 또는 오브제로서만 이해한 종래의 막힌 틀에서 벗어나, 조각의 의미부터 묻고 존재방식부터 확인하려는 창조적 고뇌와 열정을 귀하게 평가해야 한다는 평론을 남겼다. 석조와 목재를 다루는 독창적인 영혼을 가졌다는 예측대로 이 작가는 일생을 통해 조각에 대한 극한적 환원과 과장이라는 1970년대의 유행을 벗어나 새로운 조류를 제시한 것이다. 설치미술에서 울퉁불퉁한 석조, 그리고 석조와 철제라는 오브제, 더 나아가 철제의 공간적 재배치와 뷰 파인더를 통해 굴절되는 듯한 3차원적 공간 활용은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이 작가의 미니멀리즘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영역의 시각적인 표현에 이르렀다. 빈 공간의 활용과 얇은 금속이라는 오브제, 종잇장처럼 얇은 금속 판형을 재배치한 방식으로 전통적인 조형물의 진열 방식을 거부하고, 특히 벽면과 바닥에 직접 까는 파격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법으로 인해 미국 작가 칼 안드레와 이 작가의 공통점을 찾아내는 평론가들이 많다. 김성호 평론가가 제시했듯, 공과 간을 장에 배치하여 비조각의 요소로 조각의 존재를 묻는 작업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바닥 조각의 단위성을 블록으로 표현한 안드레와 달리, 이 작가는 3차원적 기법을 목재가 아닌 금속과 석재에서 찾고 있다. 특히 금속의 곡선과 각을 활용한 한 가지 오브제를 접거나 구부려 배치하고, 파내어 들어 올려 입체감을 만드는 독창성으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극히 단순한 재료를 쓴 표현과 조형의 자율성이라는 미니멀 아트의 속성이 가져온 형상학적인 쾌거다.


이상갑 교수 작품사진 3 - 場 Field 01 copy.jpg




대표작으로 보는 이상갑 작가의 역대 작품세계

단순함의 3차원이라는 독창적인 개념을 녹여내고 있는 이상갑 작가의 스펙트럼은 이 외에도 상당히 넓다. 1976년도의 <사이(間)>는 긴 직사각 화강암이 십자로 배치되고 윗돌이 아랫돌에 걸려 넘어져 부러진 조형이었다. 또 세 번째 동명의 연작은 얇은 금속을 말아 그 사이에 석조 오브제를 담은 형상이다. 공간의 개념을 살리고, 둥그스름한 구조의 빈 느낌과 석조의 작지만 꽉 찬 느낌이 작가의 간격에 대한 추상적인 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중앙우체국을 위해 만든 <비천상>은 1980년 <사이:간(間))80>으로 29회 국전 대상을 수상하며 주목받던 시기에 제작되었다. 한 줄의 생명처럼 얽어져 하늘로 오르는 천인과 비둘기를 형상화한 이 작품은 소식을 기다리는 이들을 위해 온 세상을 고루 누비는 우편배달부들의 열정을 표현했다. 이 작가의 2007년도 간 연작(유달산 국제조각공원 소장)은 설치미술로서 둔탁한 붓질을 연상케 하는 불규칙적 무늬를 파내 내부의 공허와 투명성을 투박한 소재와 대비시켰다. 꼿꼿하고 위압적으로 선 작품의 자태는 마치 공간으로 날아오르는 듯 하고, 땅에 달라붙은 얇은 금속으로 표현한 후기 작품들과 좋은 대조를 보인다. 이러한 작가의 심도 있는 예술정신에 대해 미술계는 <김세중 조각상>으로 치하한 바 있다. 이 작가는 재료와의 단순하고도 영적인 교감에서 끝없는 영감을 얻고 있다. 2010년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의 <별난 전시>에서는 회화적인 건축도자인 흙을 다루기도 했다. 이 작가는 우연성과 자연성을 기반 한 흙의 탄생과 죽음을 다양한 굴곡의 심조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자연에 내재된 정신의 본질과 보편성을 역설했다. 최근 양평 마나스아트센터의 <관객을 찾아가는 조각>전에서는 일상적이고 소장 가능하게 제작된 조각을 출품하여 의외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렇듯 작품을 향한 탐구를 거친 작가정신은, 이상갑 작가에게 신조류 조각의 대가라는 명예로운 평가를 만들어 준 것이다.



이상갑 교수 작품사진 4 - 場 Field 01 copy.jpg





Author Lee Sang-kap’s field

that encompasses the minimal, emptiness and gap



“In looking at an empty space, I decide that is quite different from . My work is not the issue of invention for new expression. What matters is not what is expressed by the passivity and flexibility of objet but how they respond to each of us. Thus, both appearance and disappearance are one form of exercise of the field. A stone viewed behaviorally is put on provocative will while, contemplated, it gives a stable lesson. Coolness is the particularity of metal so the heavy and hard edge of iron is the element of ruling all psychological wounds.” (Cited from the author’s presentation of works at 2001 Field exhibition)


Based on representational goes through abstract to non-representational


At 2001 the Field exhibition, author Lee Sang-kap won critical success with his artwork using the minimum space and material. Barbara Ross and Richard Wolheim explained minimalism with a contradictory concept of seeking for innovation with simplicity. According to them, minimalist artists abstain from individuality as far as possible and make objet with industrial materials. However abstract motif the artist may want to express, he may not escape from the composition of repeating and overlapping with definite and simple geometry of dots, lines and planes. The proposition that “Any objet can make artwork” made by Duchamp from his theory chiefly distinguished itself in installation art. Author Lee Sang-kap, who has been through the acme of auteurism in modern art, practiced the composition of the legitimate carving and molding while attending Seoul National University and working for the sculptor Kim Se-joong, dean of the College of the Arts then, as an assistant teacher. Author Lee’s teacher was the generation which experienced a radical development of abstract art under the turmoil of modern history. As artists of academic composition would have it, this generation was the time in which creation was encouraged by two alternatives of making one’s debut through bachelor’s degree or public subscription to National Art Exhibition. In his twenties, author Lee was a master in representational sculpture with skill in making the shape of a factual person imagining the motif. His representative work is ‘the image of Korean in overcoming hardship’ which lies in the third exhibition room of Independence Hall. However, after occupying himself with non-representational/abstract sculpture based on perspective shape, he has turned toward describing things in a simple form through expression technique. While the notion of abstract art is to get out of the subordination to things, his concept of emptiness meaning nothingness and vanity becomes the very clothes rack and frame for the work. Without this empty frame of contradictory elements, it would have been difficult to give any meaning to his work. It is this author’s technique of minimalism that contains emptiness and gap. Prof. Im Yeong-bang commented, “It is natural that viewers should come to think under a strain because of such a particular character of Lee Sang-kap’s works. Like this, since his artwork has surpassed artificial level of art form, his art is hard to understand calling for deep meditation, too.”


Creativity that finds the soul of objet to prove the proposition of simplicity


Over the initial works of author Lee Sang-kap, Yoo Geun-joon, a former Seoul National University professor, left a review that getting out of the past closed frame of understanding sculpture as one objective expression or objet, one should appreciate his creative agony and passion for asking the meaning of sculpture and identifying the very method of existence. As the prediction that he is likely to have an original soul for stone construction and timber, this author shed the 1970’s fashion of extreme reduction and exaggeration of sculpture and proposed a new trend throughout his life. Uneven stone construction, objet of stone and iron preparation, and further spatial rearrangement of iron and the use of three-dimension space as if to be refracted through view finder have already been forecast. This author’s minimalism has reached visual expression for the realm that doesn’t exist in reality. It is because he turned down the method of displaying a traditional sculpture by using an empty space, objet of thin metal and rearrangement of metal plate as thin as a sheet paper and showing the exception of laying it directly, especially on the wall and the floor. Such a technique has produced many critics who find the commonalty between American author Carl Andre and him. As indicated by critic Kim Seong-ho, it was the job of inquiring the existence of sculpture with non-sculpture elements by arranging emptiness and gap on the field. However, unlike Andre who expressed the unit of floor sculpture with a block, this author is finding his 3D technique from metal and stone material instead of timber. It is particularly because he arranged one kind of objet using the curves and angles of metal by folding or bending it, evolving into the originality of creating a cubic effect by digging it out to lift. It is an inspiring deed in shape that has been brought by the attributes of minimal art, which are the expression using extremely simple materials and autonomy of molding.


Artwork of author Lee Sang-kap seen chronologically by representative works


Author Lee Sang-kap, who is molding his original concept of simple three dimensions, has a considerably wide spectrum besides this, in 1976 was the sculpture with a long rectangular granite arranged in cross and the upper stone broken tripped on the lower stone. In addition, his third series of the same name is the shape of rolling up a thin metal with a stone objet contained in between. With livened concept of space, an empty feeling in a round structure and feeling of fullness in stone structure though small shows the author’s abstract awareness of the interval. made for Seoul Central Post Office was manufactured in the period of his drawing attention by winning the grand prix in 1980 at the 29th National Art Exhibition with . This work, an image of the flying immoral and pigeons rising up into the sky twined like a thread of life, expressed the zeal of postmen who thread his way through the entire world for those who are waiting for news. This author’s 2007 series of Gap (Collected by Mt. Yoodal International Sculpture Park) is an installation which dug out the irregular patterns associated with dull brush strokes contrasting the inside emptiness and transparence with uncouth material. The figure of work standing upright and commandingly looks as if to fly up into space, showing a good contrast with his latter-period works expressed with thin metal clinging to the ground. This kind of the author’s abstruse spirit was praised by the art world with . This author obtains endless inspiration from simple and spiritual sympathy with materials. In 2010 at Clay Arch Gimhae Art Museum, he even dealt with earth, a pictorial architectural ceramic. Receiving the evaluation of expressing the birth and death of earth based on contingency and natural character with diverse convolutions of taste, this author put stress upon the essence and universality of the spirit immanent in nature. Lately in exhibition at Manas Art Center, Yangpyeong, he showed unexpectedness by displaying routine sculptures manufactured enough for collection. Such artistic acumen in quest for work has labeled author Lee Sang-kap the honor of great master in new trend sculp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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