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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통해 빛나는 자작나무 생명을 밝히다
오상헌 기자  |  osh041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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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1.14  17: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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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원 작가의 자작나무

자작나무는 수많은 종류의 나무 가운데 그림의 소재로서 가장 빈번하게 등장한다. 자작나무는 한반도 중부 이북을 비롯하여 몽골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하여 서유럽까지 널리 분포되어있다.

특히 러시아에서는 예로부터 가구 등 일상생활기물을 만드는데 긴요하게 쓰인데다가 그 형태적인 아름다움이 빼어나 화가들은 물론이려니와 문학가들에 의해 부단히 찬미되어 왔다.

뿐만 아니라 흰색의 모양이 아름다워 하얀 피부의 러시아여성에 흔히 비유되곤 한다. 근래 한국에서도 적지 않은 화가들이 자작나무를 즐겨 그린다. 창의적인 작가들의 창작의 열망을 자극하는 회화적인 요소가 적지 않은 까닭이다.

신 미술평론가는 “김종원은 최근 자작나무에 매료되어 있다. 그 역시 자작나무 고유의 흰색에서 회화적인 영감을 얻었지 싶다. 자작나무를 소재로 하는 여타 작가들과 마찬가지로 그의 작업에서도 흰색의 줄기가 독특한 분위기를 지어낸다. 빛을 받아 실제보다 더욱 빛나는 흰색의 줄기가 영특하게 보일 정도이다. 그렇다. 그의 자작나무는 그 전체적인 형태보다는 빛을 통해 빛나는 흰색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의미를 두는 듯싶다”고 전했다.

직진하는 햇빛을 받았을 때 자작나무는 고유의 흰색을 증발시킨다. 다시 말해 자작나무 줄기를 덮고 있는 흰색의 껍질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색감이 사라지고 만다.

대신에 흰색 줄기에 반사되는 강렬한 햇빛의 존재가 남게 된다. 그러고 보면 그의 자작나무에서 보는 흰색은 자작나무 본래의 색깔과는 엄연히 다른 빛의 빛깔이라고 할 수 있다. 자작나무는 간 곳 없이 반사광으로서의 흰색이 존재할 따름이다.

그의 작업에서는 햇빛이 닿는 부분의 색깔을 반사광, 즉 절대적인 하얀 빛깔로 표현한다. 또한 빛이 닿지 않는 음영 부분조차 고유의 색깔로 표현하지 않는다.

빛이 반사되는 부분 이외에는 자작나무 고유의 색깔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반사광 이외의 음영 부분에서도 자작나무 고유의 흰색은 드러나지 않는다.

빛이 닿는 않아 암부로 인식되는 음영부분에는 자작나무 고유의 색깔이 드러나지 않는다. 다시 말해 빛이 닿지 않는 부분은 음영의 기운이 지배하게 된다.

상황이 이러하니 자작나무의 형태만 그대로 있을 뿐 줄기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흰색은 사라지고 만다.

자작나무의 흰색에 이끌렸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작업과정에서 자작나무 특유의 흰색이 배제되고 만다.

이와 같은 조형적인 논리에 의해 전개되는 그의 작업은 전통적인 조형개념과는 상치하는 점이 적지 않다.

사실주의적인 이미지를 따르면서도 사실주의나 자연주의적인 이미지와는 확실히 다른 관점이다. 자작나무의 형태만 빌려올 뿐 특유의 흰색은 사라지고 없다.

즉, 사실적인 이미지는 사라진 채 관념적인 이미지만이 남게 되는 것이다. 실재하는 나무를 소재로 함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는 실제와 다른 회화적인 이미지로 변환한다. 따라서 그의 자작나무 그림은 회화적인 환상이자 허상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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