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단백질대사의학연구센터 권용태 센터장

노벨상 수상자와의 공동연구
서울대학교 단백질대사의학연구센터(이하 센터)는 노벨상 수상자 초청사업을 통해 지난 2004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이스라엘 테크니온 공학대학의 아론 시카노버(Aaron Ciechanover) 박사와 아브람 허쉬코(Avram Hershko) 박사를 주축으로 의과대학 교수진 및 국내.외 관련 연구자들의 융합연구를 위해 설립되었다.

두 수상자들은 단백질 분해가 폐기처분과정 외에는 큰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통념 속에서 유비퀴틴에 의한 단백질 분해의 분자생물학적인 기전을 최초로 밝힌 바 있으며, 이들의 연구는 유비퀴틴-프로테이좀 시스템이라는 거대 생물학 분야를 탄생케 했다.

최근 센터는 권용태 센터장과 아론 시카노바 박사(의과대학 석좌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만성염증, 악성종양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NF-kB(엔에프 카파 B) 전사인자의 대사과정을 밝히고, 이를 담당하는 KPC1 유비퀴틴 리가제(ubiquitin ligase)가 강력한 종양억제 단백질임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2015년 4월 10일 세계 최고 수준의 저널인 셀(Cell)에 게재되었다.

150년 전 루돌프 버쇼에 의해 만성염증과 악성종양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 발견된 이래, 분자생물학이 발전하면서 만성염증과 악성종양을 매개하는 것이 전사효소인 NF-kB(엔에프 카파 B)라는 것이 최근에 밝혀졌다.

NF-kB는 여러 가지 스트레스에 반응하며 세포가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필요한 단백질을 생산함으로써 세포의 생사, 성장 및 분화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사이토카인(cytokine), 자외선, 박테리아 및 바이러스 감염 등 스트레스 신호전달 체계 중 면역 및 만성염증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동시에 다양한 종류의 암에서도 과발현되어 암세포의 생존, 전이에 도움이 되는 단백질들을 만들어낸다.

그동안 NF-kB는 면역, 염증, 암 치료제의 중요한 대상이 되어왔지만 이 마스터 조절인자의 단백질대사 과정은 의외로 알려져 있지 않았다.

권용태 센터장은 “본 연구에서는 NF-kB가 유비퀴틴화를 통해서 생산 및 분해가 조절되는 생화학적인 기작을 자세히 밝혀냈습니다. 또한 NF-kB의 서브유니트(subunit) 전구체인 p105를 유비퀴틴화 시키는 KPC1 유비퀴틴 리가제가 강력한 종양억제제로 작용하는 것도 밝힘으로써 NF-kB의 암 기전을 규명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향후 NF-kB 및 KPC1를 타겟으로 하는 신약개발이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권 센터장은 KPC1의 간암 모델 돌연변이 쥐를 구축해 KPC1의 항암기전을 연구할 예정이라 덧붙였다.

해외학자 초청사업의 성공적 모델 제시
단백질대사의학연구센터는 단백질 대사의 분자생물학적 매커니즘을 이해하는 연구 외에도 뇌신경질환, 암, 심혈관 조절이상, 감염 및 면역질환 등 노화 관련 질병과의 연관성을 밝힐 뿐만 아니라 혁신적 치료제 및 진단용 바이오마커의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센터의 설립은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국적을 불문하고 우수한 해외인재들에게 문호를 개방해 융합연구를 지원하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의 다양한 노력 중 하나다. 특히 노벨상 수상자 초청사업은 센터의 역할 수행에 있어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권용태 센터장은 “해당 분야의 영향력 있는 해외석학을 초청하는 것은 국가 간의 산학협력 문화조성과 국제교류 활성화 촉진의 또 다른 방법입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번 종양억제기전에 대한 연구 역시 아론 시카노버 박사와 함께 진행되고 있는 여러 가지 공동연구들 중 하나이며, 향후 해외학자초청사업의 성공적인 모범사례로 기록될 것이라 자부했다.

한편, 센터는 설립과 함께 단백질대사 분야 국제학회를 발족해 국내·외 연구진과 교수진들의 활발한 소통과 교류를 마련했다.

또한 각종 세미나 및 전국단위 특별강연 등을 통해 의과대학 학생들부터 지역 중.고등학생들에게 이르기까지 기초과학의 중요성과 의과학자 양성의 필요성을 전파하고 있다.

의과학을 포함한 기초과학의 발전은 반드시 필요하다. 권용태 센터장은 “기초과학은 10~20년 이상 몸담아야 그 진가가 발휘됩니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후속연구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에 달려있다고 봅니다.”라고 조언하며 보다 장기적인 시야와 정부의 체제를 초월하는 연구지원 시스템 등 국내 정서의 외연을 확대할 시점이라 지적했다.

국내·외 단백질 대사 관련 연구자들의 역량을 결집해 신약개발 등 정부의 국민체감 연구의 선도적 수행, 차세대 연구 인력의 국제적 교육의 장, 글로벌 인지도를 가진 항시적인 연구기관으로 성장할 서울대학교 단백질대사의학연구센터의 앞으로의 행보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