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화농원 배상준 대표

아르헨티나 산 쇠고기, 스페인 산 돼지고기처럼 세계적인 인기 육류에는 천혜의 환경에서 키워져 식감과 맛이 우수하다는 강점이 있다. 이만큼 세계적으로 유명한 환경이 아니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고기의 맛을 결정하고 좋은 고기에 더 나은 풍미를 더한 최고의 고기로 만드는 요소는 바로 ‘숙성’이다. 우리나라의 충남 홍성군에는 목에 기름칠을 하고 배를 채우는 고기 문화가 아닌, 특별한 고기를 남다른 식감으로 숙성시켜 세상에 하나 뿐인 진귀한 맛을 구현하는 맛집이 있다. 2017년 9월 설립된 ㈜삼화농원은 3대에 걸쳐 농장을 운영한 집안에서 자라, 돼지, 소를 숙성하여 육즙이 살아있고 깊은 맛을 내는 고기를 오래도록 연구해 온 배상준 대표의 식도락 문화를 향한 뚝심이 지탱하는 창조적인 맛집이자 연구의 장이다.

돼지고기 숙성 중에서도 가장 까다로운 건식숙성 고기 맛의 황금비율 찾아내다
도축 후 고기를 숙성하는 방법은 고기를 진공포장한 후 저온에서 숙성시키는 습식숙성, 여기에 차가운 물속에서 외부 온도와 공기의 영향을 최소화하여 중력으로 인한 육즙의 손실을 막는 침지숙성, 그리고 적정한 온도와 습도 및 풍량을 가지고 고기표면을 바람에 맞춰 숙성 하는건식숙성으로 나뉜다. 돼기고기의 건식숙성은 수분이 30-40%가량 빠져나가기에 대부분의 고기집에서 찾기 어려운 메뉴일 뿐 아니라, 쇠고기와 달리 포화지방산 함량이 높아 숙성이 어렵고, 성분과 레시피 연구가 드물어 생소한 메뉴 중 하나다. 충남 홍성군 ㈜삼화농원의 배상준 대표는 대학원에서 양돈의 전염병학 연구를 시작한 것을 계기로 양돈 생산에 몸담으면서, 돼지고기의 숙성법을 10여 년간 연구한 끝에 건식숙성이라는 방법으로 최상의 풍미를 찾아냈다. 고가의 시장이 형성된 쇠고기는 건식숙성법이 발달했지만, 의외로 한국인이 사랑하는 삼겹살과 목살은 일반적으로 인지되어 있는 시장의 형성된 가격에 의해 맛의 차별화에 실패했고, 이는 배 대표가 돼지고기의 건식숙성분야에 연구를 시작한 계기가 되었다. 따라서 배 대표는 숙성시키는 과정에서 조금만 어긋나도 부패할 수 있기에 생산 난이도와 원가율이 높지만, 그만큼 맛을 보장하는 건식숙성기법으로 좋은 고기를 생산, 유통하겠다는 생각으로 ㈜삼화농원을 창업하였다고 한다. ‘삼화’라는 법인명은 본래 배 대표의 조부가 3형제의 화목을 바라며 지은 이름이었는데, 현재는 배 대표가 조부의 창업정신을 계승하고자 ‘삼화농원’이란 법인명으로 아버지에 이어 3대가 축산업에 종사하게 된 것이다. 또한 배 대표는 건식숙성기법에 대한 꾸준한 연구를 통해 숙성의 적절한 맛과 풍미의 최대치를 찾아 숙성의 황금비율을 만들어 내고 있다. 건식숙성을 시작하고 기관에 의뢰한 결과, 위생적으로 도축하고 공급한 돼지고기를 건식숙성하면 맛과 영양이 상승한다는 데이터의 근거를 찾아냈으며, 돼지고기 숙성의 특허출원을 준비 중인 배 대표는 최상급의 숙성고기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많이 갖고 있기도 하다.

육가공 및 정육사업, 프랜차이즈 진행 위해 올바른 유통과 숙성 노하우 다져가는 중
건식숙성 고기는 숙성 후에도 저장 온도와 보관기간, 굽는 방법에 따라서 맛의 황금비율이 달라진다. ㈜삼화농원에서는 이렇게 잘 숙성된 고기에 독특한 육즙과 풍미를 더하고자 숙성된 돼지고기와 쇠고기를 대나무 숯으로 구워 고객들에게 대접하고 있다. 또한 쫄깃하고 촉촉한 식감이 좋은 숙성 고기를 좋은 찬에 곁들일수록 맛있다는 것이 배 대표의 생각이다. 바짝 굽지 않아도 향이 배어 맛있는 목살, 촉촉하고 담백한 삼겹살에 배추겉절이, 제철 장아찌, 갓 도정한 쌀밥, 그리고 재래식으로 담근 된장찌개를 곁들여 먹는 맛은 일품이다. 모든 메뉴가 사랑받지만 그 중 돼지 삼겹살과 목살, 소 꽃등심, 살치살 부위가 제일 인기이며, 아무 양념 없이 그냥 먹는 것도 좋지만 히말라야 암염소금, 그리고 고추냉이 등을 곁들이는 것도 숙성육과 궁합이 잘 맞는다. 훈연의 느낌이 미디엄과 잘 어울리는 건식숙성 쇠고기는 일반적으로 내놓는 기름장보다 고추냉이에도 잘 어울려 색다른 식감을 낸다. 배 대표는 건식숙성을 통해 육질의 수분이 내부로 응축됨에 따라, 숙성 고기의 맛과 향이 더욱 깊어진다고 한다. 또한 고기가 지닌 지방산에 따라 숙성의 정도를 조절하고, 더 나아가 이러한 연구결과를 통해 가격의 대중화와 부위별 최상의 맛을 구현하는 것이 배 대표의 숙원이라고 한다. 또한 ㈜삼화농원에서는 매장의 위생과 청결상태, 인테리어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서 담소를 나눌 홀,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위한 개인룸과 단체룸 등을 구비해 전국의 고기 마니아들의 취향을 만족시키고 있다.

장사꾼보다는 사업가, 사업가보다는 연구가의 자세 추구하는 고기 전문가
총 250여 평의 공간에서 10여 명의 직원과 함께 일하는 배 대표는 고기의 품격에 맞게 국내산 식재료의 철칙을 지켜가며, 고객에게 최상의 메뉴를 대접하고 직원의 복지를 배려하며 경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 그동안 다양한 시식, 업체탐방, 전문가와의 연구, 세미나를 거쳐 돼지고기 건식숙성분야의 선구자 역할에 있는 배 대표는 전국의 숙성 육류전문가들조차 숙성의 다양성과 기법에 의한 맛의 차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점을 아쉬워하고 있다. 배 대표는 현재 축산업의 시스템이 대형 업자들을 위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상황을 지적하고, 국내에는 생산, 육가공, 유통, 정육매장에 이르기까지 투명하게 수직 계열화된 업체가 부족하다고 한다. 이러한 현실이기에, 배 대표는 직접 연구한 숙성고기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자 매장에서 소비자들에게 맛보게 한 뒤, 나중에는 정육점에 보급할 수 있고 타 지역으로 납품할 수 있는 시스템을 위해 ㈜삼화농원을 설립했으며, 조만간 정육 사업화 및 프랜차이즈에도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숙성고와 초기 투자비용이 크기 때문에, 직영 3호점까지는 배 대표가 직접 운영할 것이며, 내년에는 서울에 2호점을 내고 공급가능성을 실험한 뒤 앞으로 숙성고기를 대량 공급할 현대화된 시설을 갖추고 철저한 관리 속에서 전국에 숙성고기를 전파할 것이라고 덧붙인다. 이를 위해 HACCP인증과 식약처 위생등급을 반드시 완수할 것이라는 배 대표는, 지금까지 고객들이 고기를 접하면서 알지 못했던 새로운 맛과 품질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철칙에 따라 ㈜삼화농원은 현재 월 1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지만, 배 대표는 ‘고기 장사꾼’이 아닌 ‘고기 연구가’로서 수익의 많은 부분을 재투자하고 있으며 숙성 고기의 품질개선에 인생을 걸고 있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배 대표는 원칙과 시스템을 제대로 만들어 건식숙성 고기에 대한 인지도를 높인 후, 궁극적으로는 고기 숙성 분야의 최고를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