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 하동 코스모스.메밀꽃 축제

경남 하동은 물길과 꽃길을 따라 역사가 숨 쉬는 고장이다. 민족의 영산 지리산을 따라 섬진강이 유유히 흐르고 남해 바다를 굽어볼 수 있는 천혜의 절경을 지닌 곳이다. 2009년에는 슬로시티로 인증되면서 하동은 자연·환경·인간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여유 있고 즐겁게 사는 고장으로도 부각되고 있다. 특히 웰빙도시로 거듭나면서 외지인의 방문이 해마다 늘고 있는데 이는 하동의 크고 작은 축제들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농림수산부 최우수 경관 선정과 더불어 경남을 대표하는 축제로 거듭나고 있는 북천 코스모스․메밀꽃 축제는 2006년 1회를 시작으로 지난 2017년에는 12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방문할 정도인 지역대표 축제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이에 하동북천코스모스․메밀꽃 영농조합법인(이하 영농조합법인)의 문면근 대표이사를 만나 보았다.

봄꽃의 향연, 붉은 꽃 양귀비로 물들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005년부터 과잉 공급되는 쌀 대신 경관작물을 재배하도록 지원하고 있는데 이를 계기로 꽃양귀비를 심는 곳이 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전국 최대 규모의 꽃양귀비 밭을 가꾸고 있는 경남 하동군 북천면이 대표적이다. 하동군은 관광이 주산업이지만 북천면은 지리산과 섬진강에서 거리가 멀고 변변한 숙소와 식당을 찾기도 어렵다. 그런데도 매년 5월 중순이면 1주일에 수십만 명이 이 마을을 찾고 있다. 바로 꽃양귀비 때문이다. 문면근 대표이사는 “꽃양귀비 재배지가 전국에 몇 곳 있는데 그 중에서도 북천면이 17만㎡(약 5만 평)로 단연 최대 규모입니다. 북천면은 과거 코스모스·메밀꽃 축제가 열리는 가을에만 관광객이 몰렸는데 양귀비 덕분에 봄 나들이객이 많아졌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꽃양귀비는 우리가 아는 양귀비와 다르다. 마약 성분이 없고 오로지 관상용으로만 쓴다. 개양귀비라고도 하는데 중국에서는 예로부터 우미인초라고 불렀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절세미인인 당나라 양귀비(719~756)보다 더 오랜 전설이 있다. 초나라 황제 항우(기원전 232~202)의 후궁 우희가 비극적인 죽음을 맞은 뒤 무덤에서 피어난 게 우미인초, 즉 꽃양귀비였다. 올해로 꽃양귀비를 재배한 지 4년, 지난 5월 ‘세계축제도시 하동! 꽃양귀비로 물들다’를 슬로건으로 개최된 이번 축제는 직전마을 16만㎡의 너른 들판을 붉게 물들인 꽃 양귀비가 선명한 자태를 뽐내 관광객의 호평을 받았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북천 꽃 양귀비 축제는 단순한 꽃구경에 그친 것이 아니라 주변의 여러 자원과 연계 추진되고 어울림 마당 공연에 다문화 가정이 많이 참여해 자국어로 장기자랑을 뽐냈으며 예년과 달리 많은 중국 관광객 방문이 이어지면서 국내·외에서 38만 여명이 찾아 축제를 즐겼다. 또한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농·특산물과 향토음식도 불티나게 팔려 5억 원의 직접 판매실적과 함께 주변 상가·식당 등 지역경제에 미치는 직·간접 영향을 감안하면 경제적 파급효과는 수십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문면근 대표이사는 “북면 꽃양귀비 축제를 지역 대표 축제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아직까지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지난 꽃양귀비 축제에서는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는 즐길 거리에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이에 폐선로를 활용한 레일바이크를 개통했고 지금까지 개방하지 않았던 직하고택에서 하동 종가 음식문화제를 열기도 했습니다. 이로 인해 기존의 주변 관광자원과 연계되면서 시너지가 크게 향상되었으며 내년에도 다양한 이벤트를 개발해 가을 코스모스·메밀꽃축제와 함께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축제로 만들어나갈 것입니다”

코스모스․메밀꽃 축제, 경남 대표 축제로 등극하다!
경상남도 지정 문화관광축제는 도내 우수 문화관광축제 육성 및 발전을 위해 성장 잠재력이 높고 지역적 특성을 잘 반영한 특색 있는 지역축제를 발굴·지원하고자 선정하는 것인데 ‘북천 코스모스·메밀꽃 축제’가 2018 경상남도 지정 문화관광축제 선정위원회로부터 ‘대표 축제’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북천 코스모스·메밀꽃 축제는 지역별로 차별화한 작물 재배와 마을경관 보전 활동을 통해 농어촌을 아름답고 특색 있게 가꾸고 이를 축제와 연계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경관보전직불제 사업 시행에 따라 지난 2006년 코스모스와 메밀을 심으면서 시작됐다. 축제는 첫 해부터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이듬해 본격적인 지역축제로 자리 잡기 시작해 지금까지 11차례 열렸으며, 특히 지난해에는 12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을 정도로 명실 공히 가을을 대표하는 경남 꽃 축제로 자리매김하며 지역경제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매년 9월에 시작해 약 2주간 열리는 코스모스․메밀꽃 축제는 40만㎡(약 12만평)의 드넓은 들판을 아름답게 수놓은 코스모스와 메밀꽃은 물론 600m에 이르는 희귀박 터널, 사색꽃밭, 애기꽃별 등 다양한 볼거리로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철로변에 심겨진 코스모스를 스치듯 달리는 북천역~양보역간 레일바이크 체험, 북천역 광장 호박축제, 경남 슈퍼호박 경진대회 등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흥미로운 프로그램으로 관광객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다. “코스모스․메밀꽃 축제가 이렇게까지 활성화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군 담당 과장님의 덕분입니다. 또한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던 마을 주민들도 지금은 누구보다 앞장서 매년 축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코스모스․메밀꽃 축제가 경남을 대표하는 축제로 거듭났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가 남아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설 공연장의 바닥 공사가 제일 시급합니다. 공연장의 바닥이 농지법으로 인해 바닥 시멘트 공사를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때문에 바닥을 천으로 덮었는데 비가 오면 물이 고이고 질퍽해져 축제 기간 동안 비라도 오게 되면 관광객들에게 많은 불편을 주고 있습니다. 때문에 군과 연계해 바닥을 잔디로 조성하는 일이 가장 시급합니다. 또한 아직까지 전체 행사장 중 일부 행사장이 경관직불금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동일한 행사를 하고 있는데도 경관직불금을 받지 못하고 있어 이에 대한 문제도 빨리 해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북천 코스모스·메밀꽃 축제와 꽃양귀비 축제는 하동의 대표적 축제를 넘어 경남의 대표적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하동군은 세계축제도시로 지정됐다. 이처럼 코스모스․메밀꽃 축제가 지역의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 잡은 만큼 문 대표이사는 주민 소득 향상을 최대 과제로 삼고 이를 해결해 나가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운영 중인 북천코스모스·메밀꽃과 꽃양귀비 등 꽃 축제 참여자 대부분이 고령자이다 보니 축제 운영에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때문에 이 같은 숙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가장 급선무이며 법인의 재정이 좀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라는 그는 오늘도 경관농업에 대해 공부를 하고 있었다. “경관농업은 미래의 농촌사업으로 경관농업이야말로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덩달아 사람의 마음도 아름다움으로 바뀔 수가 있습니다”라고 피력하는 북천 코스모스․메밀꽃 영농조합 문면근 대표이사의 바람처럼 북천코스모스·메밀꽃과 꽃양귀비 축제가 경남을 넘어 전국에서 제일가는 대표 꽃 축제로 자리매김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