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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 절제의 운필로 담은 문인화의 심미”품격과 격조가 지닌 근본 요체에 ‘진지한 성찰’ 담아내
홍기인 기자  |  forum10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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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18  16:3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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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인화가 강정숙 화백

시,서,화,인(詩書畵印)이 하나의 화면에 조화를 이룸으로써 완성되는 문인화는 여타 장르와는 다른 독특한 심미적 구조를 지니고 있다. 각기 독립된 장르로서 자리하고 있는 다양한 요소들이 어울려 작용함으로써 완성되는 종합적인 조형 체계를 이룬다. 상형(象形)이 아닌 상리(常理)를 대상으로 고도의 함축과 은유의 세계이다. 즉 사물의 형상이나 그것이 지니고 있는 생태적 특징을 빌어 특정한 덕목을 표출하는 비덕(比德)의 세계인 것이다. 그럼으로써 문인화는 단지 시각에 작용하는 예술이 아니라 그것이 담고 있는 함의와 이면을 읽어 낼 수 있는 교양과 지혜를 필요로 한다. <전, 미술세계 김상철 주간>

독화(讀畵)의 감상체계로 오래 사랑받는 ‘문인화’

문인화는 먹과 붓, 화선지 등을 재료로 시와 그림을 담아내 오래도록 사랑받는 장르이다. 梅(매화), 蘭(난초), 菊(국화), 竹(대나무)을 기본으로 작가 성향에 따라 산, 꽃, 동물 등이 소재로 활용되기도 한다. 특히 유명 시인이나 명사의 시와 글귀나 들어간 기품의 예술로서 독화(讀畵)의 감상체계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가운데 문인화가 소현당(素玄堂) 강정숙(姜貞淑) 화백이 여류 문인화단의 디딤목으로 끝없는 열정을 불살라 가고 있다. 최근에 기자가 찾아 뵌 선생님은 산수[傘壽 : 80세)에도 불구하고 총기가 서린 낭랑하면서 차분한 음성에 고운 자태를 지닌 분이었다. 소현당 선생의 작업은 시서화인(詩書畵印)이 어우러지고 풍부한 여백의 심미가 두드러지는 화면 속에 전통의 형식을 견지하면서 자유로운 사유에서 비롯된 다양함을 추구하고 있다. 활달한 운필에 의한 사물의 표현과 유려한 필체의 화제(畵題), 이에 부합하는 여백의 운용은 작가의 작업이 일거에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사실 동양회화의 운필방법과 서예의 그것은 유사하다. 그러나 이 둘은 본래 뿌리가 같은 것이 아니라 보다 풍부하고 품격 있는 문인화를 표현해 내기 위해서 반드시 서예에 대한 학습과 훈련을 전제로 한 포괄적인 장르이다. 소현당 선생의 작업은 오랜 서예 학습과 훈련에서 얻어진 소양과 경험 등이 바탕이 되었음을 한 눈으로도 알 수 있다. 작품마다에는 중봉원필(中鋒圓筆)을 원칙으로 순면이철(純綿裏鐵)의 유려한 필선 운용의 묘를 여실히 드러내며 선들이 되살아나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활달함과 분방함, 자유롭고 거침없는 필선이 특징

소현당 선생은 일찍이 우리나라 서단의 거목인 여초(如初) 김응현(金膺顯)(1927년~2007년) 선생의 문하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필세를 다듬은 바가 있다. 소현당 선생은 1980년 선생님에게 서예를 사사 받았고, 또한 한국화 거장 홍석창(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명예교수)화백에게는 문인화를 사사 받았다. 오늘날 소현당 선생의 선(線)의 심미(深美)는 이러한 오랜 학습 과정을 통해 획득된 산물이다. 이런 영향과 어우러져 허투루 흐름을 경계하며 맺고 끊음이 단호하며, 방만함을 경계하면서도 틀에 얽매이지 않는 특유의 필선을 이뤄가고 있다. 필선의 운용은 다분히 활달하고 분방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대해 김상철 선생(전, 미술세계 주간)은 “소현당의 작품 선들은 단순히 일랑의 파격이 아닌 일종의 일기로 표현될 수 있는 응용이자 융통성의 표출이라 이해 할 수 있다. 필선들은 단아하고 정적이며 유려한 음의의 그것이 아니라 오히려 일정한 기세와 기운을 추종하는 양강(陽綱)의 성질을 지니고 있다 할 것이다. 이는 단지 운필의 빠르고 느림, 혹은 필묵 운용의 강하고 약함에서 발현되는 것이 아니라 운필 자체가 지니고 있는 근본적인 성격과 내용을 일컫는다. 당연히 이러한 변용과 발현은 이미 서예를 통한 운필에 대한 일정한 학습과 이해가 전제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고 피력한 바가 있었다. 또한 소현당 선생의 운필은 분방하면서도 거침이 없다. 매난국죽 외에도 소나무, 개구리, 닭, 독수리 등 다양한 소재를 막힘없이 구사한다. 운필의 특징과 장점은 특히 소나무 그림(제19회 대한민국미술대전 문인화 부문 우수상 수상작)에서 여실히 발현된다. 소나무가 사군자 혹은 여타 문인화의 소재로 빈번히 다뤄지고 있는 것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형태에 대한 변용이 자유로워 작가의 활달한 운필과 잘 부합되어 진다. 이는 비단 소나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개성과 장점 등에 미뤄 볼 때 여러 작품의 전개 과정에서도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문인화가 대상에 대한 재현이나 표현 등을 통해 구축되는 조형의 세계뿐 아니라 사물의 형상을 빌어 마음 속 감회나 정서 등을 표출하는 것임을 상기시켜 준다. 형상의 번잡스러움에서 벗어나 분방하고 자유로운 표현으로 문인화가 지닌 본질에 더욱 가깝게 다가서고 있음을 여러 가지 운필로 모두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똑같은 그림을 두 번 그리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현대미술의 격량 속에 ‘격조와 품위’ 흔들림 없어.

문인화가 추구하는 가장 궁극적인 것은 ‘품격’과 ‘격조’ 의 세계이다. 서화동원(書畵同源)에 기초한 운필의 묘를 학습함은 그 자체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것을 통하여 지향하는 바의 품격과 격조를 효과적으로 수용해 내기 위함이다. 더불어 이렇게 표출된 정서와 감상은 보는 이에게 온전히 전달되고 공감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소현당 선생은 이미 문인적 교양과 운필 등 고전적인 문인화의 제반 조건 등을 학습하고 연마한 바가 있다. 그는 소싯적에 외조부에게 받은 영향으로 한학(漢學)과 사서삼경(四書三經)에 밝고 평소에도 늘 시집을 대하며 좋은 글귀는 꼼꼼하게 메모해 두는 등 많은 열정을 쏟아 붓는다. 선생은 대전사범학교를 나와 교직에 몸담았고, 40세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붓을 잡아 오래도록 문인화가 길을 걸으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굳이 일탈한 형상의 문인화를 추구하고 화제를 한글로 번안하여 화면 안에 수용하고자 하는 것은 문인화의 현실적 상황에서 주관적인 진단과 처방의 결과인 셈이다. 어느 날 소현당 선생의 전시전에 모르고 찾은 모화백이 멀리서 선생님 작품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저 작품은 어째 소현당 것 같아 보인다." 그리고 가까이 다가가 안경테를 잡고 자세히 보더니, "그렇지 내 말이 맞았네!" 하더란다. 소현당 선생의 주변에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명사들도 꽤 많고, 이 분들은 작품 한 두 점씩은 소장할 만큼 선생님 작품은 화단에서는 누구든 멀리서도 화풍을 금방 알아 볼 정도이다. 소현당 선생의 작품을 대하면, 요즘 현대의 문인화가들이 걷는 고민과 더불어 진지한 성찰이 그 속에 담겨 있음을 엿보게 된다. 오랜 화업을 일궈온 선생님이 조심스레 말은 아끼지만, 작품에는 나지막하면서 단호한 물음이 묻어 나옴을 알 수 있다. “어리석은 자는 모양을 따르고 현명한 자는 정신을 취한다” 이런 성인의 경구를 염두하고 본다면 선생의 지향은 긍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범람하는 현대 그림 속에 문인화가 지닌 본연의 요체와 그릇된 이해를 올 바르게 이해하고 전통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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