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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펼쳐지는 서화(書畵)의 아름다움일본, 중국, 미국, 러시아 등 해외에서도 활발한 러브콜
안정희 기자  |  honesty58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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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20  10:5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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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석(松石) 백영옥 서화작가

예로부터 양반 사대부들은 자신의 감정을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해 왔다. 관직에 진출하기 위해 필요한 시나 글의 소양 외에도 시(詩), 서(書), 화(畵) 모두에 능한 것을 최고로 여겨왔으며, 이에 따라 전통적으로 꾸준히 전해져 내려오는 서화(書畵)라는 전통이 생겼다. 이들에게 있어 서화라는 것은 일상을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수단이 되어왔다. 그렇기 때문에 서화라는 장르는 독창적인 미학을 발전시키고 이를 통해 현재와 소통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로 30년 이상 우리 전통의 서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작풍의 작품을 통해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송석(松石) 백영옥 작가는 말 그대로 우리 근대 미술사의 산증인이라 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인물이다.

주경 선생님의 가르침 받고 화가의 길 들어서
자유분방하고 독특한 작품 만들어가

송석 백영옥 작가에게 있어 그림이라는 것은 어릴 때부터 품어왔던 운명과도 같은 것이었다. 어릴 때부터 그림을 잘 그려 그녀의 작품은 항상 교실 뒤편 게시판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고, 자연히 이에 대한 관심은 예술 전반으로 이어져 책도 많이 읽고 동시 짓기도 잘하는 매우 특출난 학생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단순히 어린 시절의 재능만으로 화가의 길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길을 가게 된 데에는 매우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존재하고 있었다.
결혼하고 나서도 마음속에는 미술에 대한 꿈을 품고 있었던 백 작가는 어느 날 우연히 계성고등학교 옆에서 미술학원 간판을 보게 되었다. 학원에는 대부분이 중고등학생이었고 물론 두려움이 앞섰지만, 그녀는 용기를 내 수업을 듣기 청했다. 당시 그 학원을 운영하던 것이 스승이신 주경 선생님이었다. 주경 선생님은 동경 제국미술학교 출신의 작가로 국내 미술계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주경 선생님으로부터 가르침을 받기 시작한 백 작가는 가장 기초적인 데생부터 시작하여 수채화만 3년을 배웠고, 그림에 흐트러짐이 없도록 철저한 연마의 과정을 거쳤다. 그 전까지의 그녀가 발아하기 전의 씨앗을 품고 있었다면 주경 선생님은 활짝 꽃을 피울 수 있는 재능을 연마해준 셈이다.
그녀는 이 밖에도 청남 오재봉 선생님으로부터 한문을 배우고 벽임 이형두 선생님께는 사군자와 산수 등의 문인화를 배우는 등 자신의 작품 세계를 한정짓지 않고 더욱 활발하게 넓혀나가기 위한 준비를 이어갔다. 그런 덕분에 작가의 작품 안에서는 한 가지 범주로 묶을 수 없는 다재다능함이 엿보인다. 전통적인 소재와 주제를 가진 서화라는 장르의 예술 안에서도 흐르는 듯 자유롭게 뻗어나가는 필체와 유려한 그림의 조화는 오직 그녀만이 이룰 수 있었던 경지라고 할 수 있다.

자연을 소재로 다양한 상념 담아내
“자연을 담은 그림은 절대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 담고 있어”

백 작가의 작품 속 주요 소재는 바로 ‘자연’이다. 시시각각 때에 따라 변화하는 다양한 자연의 모습은 예로부터 수많은 작가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자연을 화폭에 옮기는 데 있어 작가들은 매우 다양한 방법을 취하고는 한다. 그 중에서도 그녀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관객들에게 편안히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그녀는 “자연은 항상 변화한다. 그러나 자연을 그린 그림은 절대 변하지 않는 한 순간을 포착한 것이다. 그래서 자연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보다도 더 깊은 고양감을 추구할 수 있다. 저 역시 그림을 그리면서 스스로도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많은 소재를 사용해보았다. 그렇기 때문에 저의 작품 속에서 더욱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이 담긴 그림이 완성될 수 있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작가는 그림과 글씨가 매우 다른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서화의 주요 소재가 되는 글의 경우 주로 고전 시조나 시가 등인데, 이는 예로부터 수많은 서화 작가들이 자연을 벗 삼아 풍류를 즐겼던 것과 맥이 닿아 있다. 그렇기에 여러 가지로 펼쳐진 글들 안에서 자연스럽게 샘솟는 애정을 담아 자신만의 작품으로 만드는 것이 그녀가 해야 할 일이다.
이뿐 아니다. 글씨를 알고 뜻을 알아야 풀이가 되는 서(書)와 달리 그림은 말 그대로 보는 순간 직관적으로 이것이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를 포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수많은 자연물들이 직관적으로 배치되어 있는 그녀의 작품 속에서는 일상생활 속에서 바라본 여러 자연과 인간세계의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작가는 “그림은 글씨에 비해 훨씬 직관적인 매체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열 사람이 보면 열 사람 모두 다른 감상을 내놓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림을 더욱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녀는 자신의 작품 ‘피는 꽃 뒤에 지는 꽃 아름답다’라는 작품 앞에서 관객들이 멈춰 서서 가만히 작품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자신이 그림을 그린다는 행위의 즐거움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깊은 감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일본, 중국, 미국, 러시아 등 해외에서도 활발한 러브콜
후학 양성에도 자신의 열정 다해

백 작가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꾸준한 러브콜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작가다. 우리와 같은 한자 문화권인 일본 도쿄, 오사카, 오키나와, 중국 상하이, 베이징을 비롯하여 미국 LA, 러시아 모스크바 등에서 열리는 다수의 국제전과 초대전에도 참여하였으며, (사)대한민국 서화디자인협회 부회장을 5년 역임하고 부산비엔날레 부이사장을 10년 연임하는 등 다양한 활동이 그녀의 활발한 행보의 일부분이다.
특히 해외 전시를 많이 다니면서 그녀는 자신의 작품을 더욱 여러 갈래로 실험하기 시작했다. 자수에서부터 부채로 만든 작품, 또 1~2호 크기의 작은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스펙트럼을 확대시킨 행보는 더욱 아름다운 미래를 향해 펼쳐지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작가는 “해외를 많이 다니다보니 우리나라 안에서만 작품 활동을 해서는 해외와 경쟁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문화권이라고 하더라도 중국 작가들의 느낌이 다르고 일본 작가들의 느낌이 다르다. 특히 서화 부문에 있어서는 일본의 작가들이 최전선을 달리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꾸준한 해외 활동을 통해 더욱 발전해나가는 모습을 보이고자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와 함께 그녀는 후학 양성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과거에는 학원 소속으로 제자들을 가르치기도 했고, 지금도 백 작가는 서화 분야의 발전을 위해 자신이 가진 것을 아낌없이 풀어놓기 주저하지 않는다. 작가의 수업은 항상 가장 기초부터 차근차근히 그림의 기본을 쌓아가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그 뿐 아니라 그녀는 난초 하나로 1년 내내 같은 것을 그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봄에는 봄꽃, 여름에는 여름꽃, 가을에는 가을꽃 등으로 계절의 변화에 따라 그림을 조금씩 달리한다. 자연에 대한 애정이 물씬 풍기는 태도가 바로 이러한 부분에 반영된 것이다.
오랫동안 한 길을 가다 보니 그녀가 가르친 제자들이 지금은 중견 작가가 되어 다시 제자들을 가르치는 모습을 보게 되기도 하는데, 바로 이러한 것들이 지금까지 제자들을 양성하며 느낄 수 있었던 즐거움이며, 앞으로도 꾸준히 지켜나갈 단 하나의 가치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작품 안에서 다양한 시도를 아끼지 않으며, 최근에는 물레를 돌리는 도자기 작업도 틈틈이 해보고 있다는 백영옥 작가는 그림처럼 아름다운 화단, 더 나아가 어떠한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는 대한민국 예술계를 만들어가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것이 그녀의 미소 속에서 더욱 아름다운 내일이 점쳐지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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