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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우리네 풍경을 남기고 싶어요”중견작가로 미술회 중추 역할하며 왕성한 활동 펼쳐
홍기인 기자  |  forum10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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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08  16: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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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양화가 강명희 화백

어느 나라보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는 풍경을 표현하면 아름답기가 그지 없다. 아름다운 계절의 장면을 되살려 작품으로 거듭하며 어떻게 하면 더욱 설득력 있게 표현 하느냐를 놓고 고민하게 된다. 그러면서 미술과 더불어 내 인생을 가겠다는 마음가짐도 늘 새롭고, 무엇보다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오랜 기간 작업 할 수 있다는 것에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작가 노트 중에서>

오랜 화업에서 빚어낸 편안한 작품으로 주목


어느 해 보다 무더운 올 여름, 서울의 거리는 한 달여간 뜨거운 불가마나 다름없었다. 기자가 중견작가 강명희 화백과 인터뷰 약속을 잡아 자양동으로 찾아간 날도 마찬가지였다. 선생님을 만났을 때, 마침 자양동사무소에 작품 몇 점 걸어둔 것이 있다고 해 함께 그곳을 가 보았다. 동사무소에 들어서니 직원들 자리 앞 벽면으로 작품 5점이 걸려 있었다. 예상치 않았는데 20호 작품들이 <행복갤러리>란 타이틀로 안온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동사무소 관계자로부터 “관내 중요 예술인 중에서 강 화백님을 의뢰해 이곳에 특별히 작품을 전시하게 됐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래서일까, 친근한 풍경화가 직원이나 방문객이나 다 같이 감상하며 어느 곳보다 딱딱한 분위기를 상쇄시키며 부드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보이지 않는 문화의 힘이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한 번에 평하기엔 이른 듯해 어떤 작품이 더 있는지 궁금해서 강 화백을 재촉해 본격적으로 작업실을 둘러보기로 했다. 강 화백의 작업실에 들어서니, 시집보낸 작품 외에도 전시했던 작품들이 꽤 많았다. 비구상 보다는 나이프나 붓으로 작업한 실경 그림들이 대다수를 이뤘다. 보는 이라면 단번에 “나도 이런 곳에서 살고 싶어라” 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아름다운 풍광들이 눈을 사로잡았다. 물빛이 투영된 계곡, 산등성이의 갈대 숲, 황금색으로 익어가는 벼이삭 등 마치 고향의 품에 안긴 듯 작품이 편안하면서 자연스럽게 눈앞에 펼쳐졌다. 전반적으로 안정된 구도와 착실한 원근법, 풍부한 색감으로 이뤄진 작품이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심리학 용어로 빌자면, ‘임장감(臨場感)’ 으로, 자연스레 빚어진 작품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작가가 보고 느낀 바를 약간의 생략 기법을 동원해 편하게 옮겨 보는 이들은 몰입감이 있고, 상호작용함으로써 같은 공간에 놓여지도록 효과를 주기 때문이다. “저는 작품을 함에 있어 무엇보다 ‘임장감(臨場感)’을 위주로 해요. 유화는 어떤 대상이든 자유롭고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기에 많은 매력을 갖게 해 줍니다”

자연스런 풍경화로 추억을 떠올리게 만들어

그렇다면 이 장르를 해가는 작가의 심경은 무엇일까. 옛 시절로 거슬러 가면 강 화백의 부모는 이북에 고향을 둔 실향민으로 경기도 여주에 정착을 했다고 한다. 강 화백은 초, 중학교 때 그림으로 각종 대회의 상을 휩쓸면서 선생님으로부터 타고난 재능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그가 그림을 하는 데는 부모의 만류가 거셌다. 강 화백은 “부모님이 선입견이 있어 그러셨던 것 같다” 며 당시 많은 고민이 있었음을 밝혔다. 이 때문에 어린 시절 미술의 열의는 높았으나 부모의 반대로 정작 진로에선 미술을 선택하지 못했다. 그래서 성인이 되어서야 미술의 꿈을 펼치게 되었다. 강 화백은 광진구에 있는 성동초등학교가 개설한 주부대학과 홍익대학교 미술교육원에서 자신을 채찍질 하며 작가로서 기반을 닦아 나갔다. 홍익대미술교육원 시절엔 문인화 선생님으로부터 사사받으며 산수화를 주로 그렸다. 이 과정에서 추억을 되살린 문인화와 수묵산수화 작품도 여러 번 발표했다. 그러면서 세밀 묘사와 굵은 터치에도 관심을 가지며 서양화 장르에 깊게 빠져들었다. 강 화백은 “수묵화의 담백하면서 깊은 맛도 좋지만, 무엇보다 서양화가 지닌 다양한 색감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 매력이 더욱 갔다”고 말했다. 여행도 좋아하는 그는 최근까지 완성시킨 대표 작품으로 ‘풀향기’, ‘장가계’, ‘설악산 권금성’ 등을 꼽았다. 이 외에도 ‘가을의 서정’, ‘가을노래’, ‘천황산의 가을’, ‘선운사의 가을 축제’, ‘호숫가에서’ 등 비중 높은 작품이 상당수에 달한다. 아름다운 동네를 담아낸 ‘여행지에서’ 와 새벽에 산책을 하면서 그려낸 ‘작은 어촌의 휴식(남해의 항구)’, 백담사 주변의 계곡을 담아낸 ‘그 물빛 같이’ 등도 운치를 더 해준다. 그리고 지금은 사라진 서해의 ‘소금창고’ 는 중년 이상의 세대들에게 옛 추억을 되살리게 하며, 유럽여행에서 담아낸 ‘산토리니’ 등 모두가 맑고, 고요하며, 아름답게 풀어낸 수작들로 손꼽힌다.

아름다운 작품으로 ‘행복한 마음’ 나눠가

올해로 강 화백은 붓을 잡은 지 40여 년에 이른다. 그는 한국의 자연과 유럽의 풍경 등을 스케치해 많은 작업을 해왔다. 작품은 동서양을 넘나드는 풍경이 망라되고 있다. 구도와 색채, 표현 등 하나도 흠 잡을 데 없는 아름다운 작품들은 뜨거운 열정에서 비롯된다. 특히 한국의 풍경을 담은 작품의 메시지는 ‘추억’ 과 더불어 일상의 ‘행복’ 이다. 강 화백은 시골에서 서울로 와서 오래도록 살았다. 그래서 어렸을 때 정서를 따뜻하게 품어낸 작품은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마음과 잘 어울린다. 애초에 도심에서 태어난 사람이라면 시골의 정취를 제대로 못 느끼겠지만, 시골에서 도시로 온 사람들에겐 그 정서가 마음에 깊게 자리해 오래도록 남아가게 된다. 지금은 도시처럼 개발의 영향을 받아 추억거리가 대부분 사라져는 실정에서 더욱 아련할 터이다. 그런 곳을 조금이나마 찾아 아름다운 자연을 사람들에 남겨주고 싶은 게 강 화백의 마음이었다. 그동안 그는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작가로서 길을 걸으면 여러 가지 일을 해냈다. 한국 어머니들이 그러하듯, 안팎으로 어느 것 하나 소홀하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작업에도 꾸준히 매달려 열정을 쏟았다. 또한 사교적인 성품이라 많은 이들과도 잘 어울리며 때로는 리더쉽도 발휘하는 등 작품 외에도 왕성한 활동을 했다. <한국여성작가회> 운영위원으로, 전통을 자랑하는 <일원회> 오랜 멤버로서, 동료작가들과 폭넓게 교류하고 함께 스케치 여행도 하며 보탬이 되려 했던 것도 그런 차원에서였다. “작품을 한다는 건 곧 즐김이라 생각해요. 자랑삼아 하던 작품이 지금은 기쁨으로 하는 작품이 되었지요. 작가로서 무엇보다 연령 제한 없이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 입니다” 혹자는 이런 말을 한다. “사람은 나이 때문에 늙는 것이 아니다. 이상을 버림으로써 늙는다:” 라고. 강 화백의 작품을 대하니, 따뜻한 심성과 더불어 한국의 아름다운 풍경이 영원히 늙지 않고 빛을 발하며 갈 것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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