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양철갑상어연구소 김기련 소장, 조미정 대표

철갑상어는 온 몸이 철갑옷을 입은 것처럼 보이고 단단한 만큼 강인한 어종이다. 철갑상어는 오랫동안 스테미너, 고급 요리 재료로 국한되어 왔지만 최근에는 고단백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트러플(송로버섯), 푸아그라와 함께 세계 3대 진미로 불리는 캐비어는 인간보다 오래 사는 신비의 불로장생인 철갑상어가 제공하고 있다. 이에 경남 함양군 지곡면에 위치하고 있는 철갑상어연구소에서 세계 3대 진미인 캐비어뿐만 아니라 철갑상어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가는 철갑상어진액을 통해 남녀노소 모두가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조미정 대표와 김기련 소장을 만나보았다.

장수의 상징, 철갑상어(sturgeon)
장수어, 황제어로 불리는 철갑상어는 수명이 길게는 100년 이상 될 정도로 오래 사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인간보다 오래 사는 철갑상어는 지구상에 출현한 가장 오래된 생물 중 하나로 그 역사는 2억 5천만년 전에 이르고 외부 환경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체내에서 자체적으로 활성화와 노화방지를 위한 물질을 생성하며 인간보다 오래 살거나 혹은 거의 늙지도 죽지도 않는 생물체 10종 중 세 번째로 인간의 오랜 염원이었던 ‘불로장생’의 꿈에 가까운 동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철갑상어는 상류층이 즐기는 고급 요리 재료로 사용되어 오고 있으며 철갑상어의 알인 캐비어는 남획이 심해져 보호종으로 지정되었으나 최근에는 양식이 가능해져 멸종우려는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도 철갑상어를 양식하는 곳이 점점 늘어나면서 철갑상어에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는 글루코사민과 콘드로이친황산 성분이 뼈와 관절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뼈가 약한 어르신들이나 관절 수술 후 환자들의 보양식으로 많이 선택되는 등 철갑상어의 성분을 추출한 건강식품들이 대중화되고 있다. 김기련 소장은 “철갑상어는 100년 이상을 사는 장수 어종으로 뼈 전체가 다 연골어류라 뼈에 좋은 건강기능성 식품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단백질 함량도 70%가 넘어 소고기보다 높은 고단백으로 이 단백질이 분해되면 아미노산이 되는데 철갑상어에는 인체에 도움을 주는 9종의 아미노산이 들어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동맥 경화 예방에 좋은 불포화 지방산, 피부 미용에 효과적인 콜라겐이 대량으로 함유되어 있으며 육질에는 필수 아미노산과 연골로 구성된 단백질과 쓸개에는 담즙산염, 담즙색소, 타우린 등이 많이 있어 말 그대로 살아있는 영양분 덩어리인 셈이다.

철갑상어와 함께 제2의 인생을 시작하다!
30년이 넘는 공무원 생활을 하다 지난 2014년 정년퇴직을 한 김기련 소장은 현직에 있을 때부터 퇴직 후 노년생활을 위해 다양한 아이템을 찾던 중 지인이 철갑상어 양식업을 하는 것을 알고 양식장을 방문한 이후 철갑상어의 매력에 푹 빠졌다. “지금은 그나마 철갑상어와 캐비어가 보편화되었지만 당시에는 모르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남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싶어 철갑상어 양식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김기련 소장과 조미정 대표 부부는 부지를 물색하다 지곡면 정치마을에 터를 정하고 양식장을 만든 후 지인으로부터 치어 1만 마리를 사오고 나서 본격적으로 철갑상어 양식을 시작했다. 조미정 대표는 “처음에는 엄청 말렸습니다. 아무리 물고기를 좋아한다고 하지만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을 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도 아니잖아요. 이혼까지 말할 정도로 말렸는데 철갑상어에 대한 남편의 고집을 꺾진 못했어요” 그렇게 그들 부부는 정치마을에 양식장을 만들었지만 정작 거처할 곳을 마련하지 못해 마을 주민들에게 신세를 지기도 하다 양식장 옆에 자그마한 보금자리를 만들게 되었다.

바다의 블랙 다이아몬드, 캐비어
함양철갑상어연구소 2동의 양식장에는 현재 철갑상어가 3000미(尾)와 2000미씩 나눠져 관리되고 있다. 대형 수조 8개가 놓인 양식장에는 3000미(종류에 상관없이 생선 1마리를 뜻하는데 미(尾)는 한자어로 꼬리 ‘미’를 뜻함)의 대형 철갑상어들이 힘차게 배회하고 있다. “손톱만한 치어들이 12년 동안 이렇게 자랐습니다. 철갑상어는 제때 먹이를 주고 수조 관리를 잘 해주는 일 외에는 육체적으로 크게 힘든 부분은 없습니다.” 힘든 일은 없지만 항상 양식장을 지켜야하는 것이 곤혹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철갑상어 양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신선한 물과 산소 공급이다. 때문에 철갑상어 양식장에는 전기 공급이 제일 중요하다. “새벽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양식장에 물소리와 모터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는지 귀를 기울입니다. 그 소리가 나지 않으면 깜짝 놀라 뛰어나가기도 해요.” 때문에 만에 하나 전기 공급이 중단되기라도 하면 양식장에는 비상이다. 그래서 항상 부부 중 한 명은 양식장을 지킬 수밖에 없다. 이번 여름에 인근의 전봇대가 번개를 맞아 정전이 된 적이 있었는데 다행히 비상 발전기가 있어 바로 전기가 공급됐지만 그 짧은 시간에 100마리 정도가 죽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철갑상어는 냉수어종으로 추운 것은 괜찮은데 더운 것에는 약하다. 이번 여름 전국이 찜통속일 때 양식장 역시 마찬가지로 온도가 28도까지 올라가기도 해 얼음을 수조에 넣어주는 등 세심하게 관리했다. “철갑상어 양식을 시작하고 3년째로 접어들었을 때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여행은 고사하고 외출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항상 양식장을 지키고 있어야만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매달 전기세와 사료 값으로 들어가는 경비 역시 만만치가 않았죠. 아내에게 큰소리도 치지 못합니다.(웃음)” 그렇게 애지중지 자식처럼 키운 철갑상어로 부부는 지난 2015년 12월 처음 캐비어를 생산했다. 공을 들인 만큼 캐비어 품질 역시 최상이었다. 캐비어를 담는 용기도 유리공장을 찾아 직접 주문 생산했다. 바다의 블랙 다이아몬드라 불릴 정도로 엄청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캐비어는 1온스(28.35g)에 18만원이 넘을 정도다. 캐비어는 다른 알에 비해서 지방이 없으며 비타민, 단백질이 많고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에도 좋고 우리 몸의 영양분을 채워줄 수 있는 완벽한 식품이다. 또 미네랄과 오메가3와 같은 필수 지방산이 다량 함유되어 노화방지와 면역력 증가에도 탁월해 그 영양 비율이 잘 맞아서 적은 양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뼈에 좋은 철갑상어로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다!
함양철갑상어연구소는 캐비어뿐만 아니라 뼈 전체가 연골로 이루어진 철갑상어와 당귀, 감초, 계피, 마늘, 생강, 대추, 쥐눈이콩, 사과 등을 넣어 진액을 만들고 있다. 이렇게 철갑상어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간 진액은 뼈에는 물론, EPA, DHA 등과 같은 오메가3와 지방산함량이 많아 혈중콜레스테롤 함량을 개선시켜 각종 심혈관계 질환의 예방 및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고 있으며 철갑상어의 표피 점액질은 인체 내의 혈액을 활성화시키고 체액을 생성해 혈당감소, 신경내분비조절 및 노인성치매 예방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철갑상어의 내장에는 고도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여 신체에 산소를 공급하고 체내 독소를 제거하며 면역력을 증가시켜 암을 예방하고 항암작용 등에 효능이 있다.

“국내에서 함양이 철갑상어 최대 주산지인 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캐비어와 더불어 몸에 좋은 철갑상어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철갑상어의 보편화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철갑상어와 캐비어를 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라고 전하는 김기련 소장의 바람처럼 몸에 좋은 철갑상어로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할 수 있기를 바라며 그의 행보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