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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의 시선이 쏠리는 ‘투핸즈’ 화방카페”현대인의 문화적 욕구 틈새를 잘 읽어낸 개성있는 작가
홍기인 기자  |  forum10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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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03  09:3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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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양화가 유민석 작가

끊임없이 새로운 장르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작가들이 있기에 우리의 일상은 더욱 풍요로워진다. 서양화가 유민석 작가는 고전적인 회화의 법칙에서 벗어나 애니메이션과의 융합을 기초로 하여 새로운 작품세계를 창조해, 보는 이로 하여금 친숙함을 느낄 수 있는 캐릭터들을 작품 안으로 적극적으로 끌어와 인간의 실존 문제에 관한 철학적 질문을 남기는 작가이기도 하다. 특히 이태원에서 화방형 카페를 운영하며 작가 및 관객들과의 꾸준한 소통으로 예술의 지평을 한 단계 넓힌 행보 역시 주목할 만하다.

‘톰과 제리’ 소재로 인간의 실존을 다룬 작품
...가상과 현실공간의 만남으로 독창성 보여줘

극사실주의를 바탕으로 한 유민석 작가가 독창적인 시도로 현대미술과 고전미술의 간극을 돌파하는 행보로 집중 조명 받고 있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미술이 아닌, 일상 속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소재를 기초로 하여 작품의 형태를 구축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유 작가의 작품은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소재로 한다. 처음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된 것은 그의 어린 딸 때문이었다. 그에 따르면 어느 날 딸에게 꽃을 쥐어주니 딸이 그것을 던져버렸다고 한다. 딸은 스마트 폰, 즉 디지털 안에 있는 꽃이 진짜라며 떼를 쓰는 데, 그로 인해 받은 충격은 말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이처럼 요즘은 각종 디지털기기의 발달로 어릴 때부터 다양한 종류의 매체들을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아이들도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어린 나이부터 태블릿PC 등으로 유튜브 동영상 등을 보며 자란다. 그렇기에 그의 딸이 디지털 세계를 실제 현실보다 더 현실처럼 인식하고 있는 것을 보았을 때 느꼈던 충격을 익히 짐작할 만하다. 점차로 늘어가는 디지털 세계의 움직임이 현실 세계를 침범하고 인간의 삶을 이전과는 전혀 다른 형태로 발전시켜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유 작가의 작품 안에서는 탁자 위에 커피 잔이나 와인 잔 등 사물이 놓여있는 가운데 ‘톰과 제리’ 가 숨바꼭질을 하며 예의 추격전을 지속한다. 이는 1940~60년대 미국에서 방영된 애니메이션 미니시리즈로 고양이와 쥐를 모티브로 해학적인 단상을 보여준 작품이다. 유 작가의 작품 속 도자기와 커피 잔은 실존 매개체이고, ‘톰과 제리’ 는 애니메이션으로 가상 매개체다. 처음 보면 애니메이션의 한 컷을 액자에 담은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 안에서는 정교하게 만들어낸 두 가지 세계의 충돌이 드러난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현실세계를 침범하는 디지털인 가상현실과 이러한 벡터들이 점차 현실세계를 장악하고 결국에는 모든 현실이 부정된 채 가상현실만 존재하게 된다는 주제를 작품에 담고 있다. 극도로 단순화된 디지털 세계의 망령이 현실 안으로의 움직임을 보이고 가상 세계에서 성립 가능한 인간 실존의 문제를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질문을 하고자 한 것이다.

모든 재료가 준비되어 휘둥그레지는 카페형 화방
유 작가는 그동안 다수의 개인전과 부스전, 초대전 등에 참여하며 관객들과 만나기도 했지만, 소통의 공간을 미술관 안에만 한정하지 않는다는 것이 특이하다. 서울에 작업실을 두고 있기도 하지만 그가 또 다른 방식으로 관객들과 만나는 곳은 바로 이태원의 카페다.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지하 1층에 위치한 화방형 카페 ‘투핸즈’ 가 그렇다. 이곳은 그의 오픈 작업실을 겸하며 후배 작가들의 작품 전시도 하며 카페를 방문한 고객들과 직접 만나는 장소이기도 하다. 실내 인테리어는 유 작가와 함께 여러 작가들이 직접 했으며 이곳에는 세계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네덜란드산 물감을 비롯하여 다양한 미술 재료들이 구비되어 있다. 특히 인기 있는 뮤지컬이 펼쳐지는 인터파크 홀 특성상 평일 저녁 시간이나 주말에는 많은 손님들로 북적이는데 이런 가운데서 꾸준히 손님들과 소통하며 작가들의 작품도 알리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유 작가는 홍익대학교 학사와 석사를 졸업하고 캐나다에서 수학하며 첨단 현대미술의 아름다움을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자신의 작품 안에서 이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대학 시절에는 무대 연출과 벽화 작업 등에도 관심을 갖고 자신의 세계를 넓히는데 주력했고, 해외에 유학하며 많은 예술 경력 등을 쌓았다.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의 중심인 이태원에 새로운 장소를 열고 작가들과 기존 활동과는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대중과 만나고자 이런 기획을 하게 된 것이다. 그는 화방에서 후배 작가와 제자들을 대상으로 작품 재료에 대한 강의를 열기도 한다. 무엇보다 작품 재료의 올바른 쓰임과 좋은 재료를 작가들에게 아낌없이 알려주기 위해서다.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작가가 좋은 재료를 써야 하는 것은 당연하며 자연히 높은 가격대가 형성될 수밖에 없는데, 일반인의 이해가 부족한 탓에 미술시장이 발전하기 어렵다는 것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 작가는 매주 후배 작가와 제자 등 10여 명과 작품 전시와 재료 정보를 나누고, 작가들도 기꺼이 돌아가며 자신들이 준비한 자료와 영상 등으로 스터디 형식의 강좌도 연다.

11월 개인전도 ‘톰과 제리’ 영상화된 작품 이어가

유 작가는 그동안 우리나라 뿐 아니라 캐나다, 일본, 인도, 중국, 미국, 홍콩 등 세계 각지에서 열린 전시회에 참여하며 자신의 작품을 널리 알려 왔다. 가장 최근에는 9월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 ‘2018 대한민국 미술축전 KAFA 국제아트페어’에 참여하여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았다. 현재 유 작가는 인근의 한남동 ‘필갤러리’에서 후배 김민지 작가의 개인전을 돌보며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김민지 작가는 주로 포드나 포르쉐 등의 클래식 자동차를 소재로 하여 꿈을 향해 달리는 현대 젊은이들의 모습을 다룬 그림으로 독창적인 세계를 구축한 작가다. 김 작가 역시 ‘서울아트쇼’ 를 비롯하여 인도, 싱가포르 등에서 열린 전시회에 참여하며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일궈온 작가이다. 유 작가는 이런 김 작가에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의 노력으로 작품 활동을 지원하며 돕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또한 유 작가에게 있어 ‘톰과 제리’ 는 단순한 애니메이션 주인공이 아니라 사회를 비추는 ‘창(窓)’ 이다. 이는 현실 풍자와 함께 인간의 새로운 희망을 표현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는 현재 ‘톰과 제리’ 작품을 더욱 발전시켜 이를 영상화한 작품도 제작 중에 있다. 11월 전주에서 개최되는 개인전에 소개될 이 작품은 회화적 이미지에서 나아가 아날로그와 디지털,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무는 또 다른 독창적 시도로 대중들에게 다가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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