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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본연의 생명력 담은 힘 있는 터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우필(遇必) 노재영 작가2017년 대한민국 전통명장으로 선정돼
안정희 기자  |  honesty58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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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14  10:4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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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필(遇必) 노재영 작가

오랜 세월을 견디며 자라난 아름드리나무는 자신의 생명력을 다양한 부문에서 활용할 수 있게 한다. 전통한옥을 비롯하여 목조주택의 재료가 되는가 하면 나무를 소재로 하여 만든 조각 작품의 일부분이 되기도 한다. 나무를 재료로 하여 만들어낸 조각인 목조각은 예로부터 우리의 일상 속에 꾸준히 존재해왔던 소중한 문화유산 중 하나다. 실제로 마을 어귀마다 있는 장승 역시 목조각의 일종이니 그 역사적 유산의 깊이를 알 만 하다. 양평과 횡성에서 목조각으로 문화의 아름다움을 전파하고 있는 우필(遇必) 노재영 작가는 자신만의 길을 꿋꿋이 걸어가며 힘 있는 작품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작가다. 특히 그간의 작품을 보면 현대와 전통을 아우르며 현실을 직시한 통찰력과 상상력으로 그녀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직장생활을 거쳐 전업작가의 길에 들어서다
독창적인 목조각 세계를 구축해오고 있는 노재영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무언가 만드는 것을 굉장히 좋아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를 생업으로 하지는 않았고 직장을 다니면서는 미술에 대한 것을 잊고 지내기도 했다. 하지만 미술을 워낙 좋아했던 기억이 남아있었기 때문인지 그녀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만들기 숙제가 있으면 옆에서 같이 하고 그리기 숙제가 있으면 옆에서 같이 그림도 그렸다. 그리고 짧은 직장생활을 마무리할 때쯤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자 하는 꿈을 꾸게 되었다.
그녀가 조각에 대한 꿈을 항상 잊고 있던 것은 아니었다. 어느 날 민속박물관에서 수렵도를 보고 감동을 받았던 작가는 그 그림을 머릿속에 외우고 말을 타고 활을 쏘는 우리 조상들의 모습을 나무로 깎아 붙이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10년이 채 안되었지만 수렵도를 나름대로 재해석한 작품을 만들었던 것은 20년도 더 된 일이라고 하니 나중일지언정 본격적으로 결심을 하고 작가의 길에 접어들게 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였을지 모른다. 노 작가는 “그 때부터 조각칼을 사다가 이것저것 만들기 시작했다. 병도 만들고 화분도 만들고 사람 모형도 만들고 하다 보니 집에 찾아오시는 분들이 주변 분들에게 선물을 하겠다고 가져가시면서 저의 실력에 대한 자신이 붙었다. 그 때 본격적으로 작품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시작한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언니와 남편의 도움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노 작가는 처음 목조각을 시작하면서 학원에 등록하여 기초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칼 잡는 법부터 좋은 나무를 고르는 법까지 작품을 하는 데 있어서 중요시되는 여러 가지 부분을 서서히 익혀갔지만 학원에서 가르치는 것은 어느 정도 정형화된 작법들이 대부분이어서 그녀에게는 나름 아쉬움이 남았다. 작가는 “학원이라는 공간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공간이기 때문에 완성되는 작품들을 골라보면 티 없이 아름다운 것들이 눈에 띄었다. 그러한 작품들의 장점을 가리려는 것은 아니지만 저는 나무를 깎을 때 나무 본연의 생명력을 중시하고 조금 거친 느낌이 들더라도 자체의 힘이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에 더욱 다방면으로 노력해야만 했다. 결국 홀로서기를 시작하고 서서히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시작한 것이 지금에 왔다”라고 언급했다.
처음 작품 활동을 시작했던 당시 그녀에게 가장 큰 도움을 준 것은 바로 교수였던 언니와 평생의 반려자인 남편이었다. 작가의 언니는 세계 어디든 특이한 조각이 있다고 하는 곳이면 어디든 노 작가를 데리고 다니며 견문을 넓혀주었고, 남편 역시 뒤늦게 찾은 아내의 꿈을 응원하기 위해 안팎으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들의 노력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노 작가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에 노 작가는 가족이라는 인연으로 얽힌 이들에게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면서 그녀는 많은 벗들을 만나게 되었고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그들의 도움을 받아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논어 학이편에서 전해오는 말처럼 ‘벗이 멀리서 찾아오면 즐겁지 아니한가’라는 것이 노 작가의 지금을 지탱해온 중요한 원동력 중 하나다. 한국유미술협회 유택근 대표님과 한국전통문화미술협회 박상근 이사장님, 마샘 이재필 대표님 등 우리의 문화 예술계를 이끌어가는 여러 인물들을 비롯하여 지금껏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며 이야기를 들어왔던 작가에게 있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이라는 것은 그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행복감을 전해주는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작품 안에서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삶의 에너지를 전파하고자 하는 행보의 시작점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고유의 생명력과 입체감 담은 작품으로 널리 인정받아
노재영 작가의 작품은 말 그대로 다양한 형식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저마다의 특징에 맞춰 크고 작은 것을 모두 달리 만들고, 대부분이 입체감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작품들이기 때문에 그녀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나무에서 뻗어 나오는 생명력들로 인하여 아찔한 마음이 들기까지 한다. 작가는 “저의 작품은 생명력을 가장 소중히 하고 있다. 호랑이를 새기든 새를 새기든 실제로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싶으며,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를 가장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게 되는 것 같다. 나무는 각자가 고유의 결이 있기 때문에 그 결을 거슬러서는 안 되고 나무 본연의 느낌을 가져갈 수 있게 하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삼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인 ‘승천’은 푸르고 붉은 색의 용 두 마리가 서로 부딪히는 모습을 담아내고 있는데 상상 속의 동물인 용을 소재로 하였음에도 이들이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는 듯한 넘치는 생명력과 그 안에서 느껴지는 기백이 보는 이를 단번에 사로잡는다. 우리 전통의 아름다움을 후세에까지 전하고 싶다는 작가의 작품 안에는 삶의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덕분에 작품을 만들 때에도 자료를 찾는 데에만 한 달 이상이 걸리는 작품이 부지기수이며, 한참 나무를 새겨나가다가도 아니다 싶은 느낌이 들 때면 이를 멈추고 다른 작품에 들어가기도 한다. 어떤 작품의 경우는 빠르게 완성되고 어떤 작품은 오래 걸리는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그 안에 모두가 사랑할 수 있는 매력이 엿보인다는 점이 그녀가 지금까지 강조해온 작품세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2017년 대한민국 전통명장으로 선정돼
지역 작가들과 함께하는 전시 기획하고 있어

노재영 작가는 이밖에도 다양한 곳에서 전시와 사회 활동에 직접 참여하여 예술인들의 활동을 앞장서서 지원하고 있기도 하다. 그녀는 ‘예술이 생활이고 생활이 곧 예술이다’라는 모토 아래, 전시장이라는 공간 안에만 머무르며 생명을 얻지 못하는 작품보다 생활 속에서 함께 살아 숨 쉴 수 있는 예술작품을 만들고자 많은 동료 예술가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
그녀는 이밖에도 수많은 전시회에 참여하였을 뿐 아니라 작년에는 대한민국 전통명장 전통목조각환부조명장으로 선정되어 미술을 위해 노력해온 그간의 세월을 널리 인정받기도 했다. 이에 따라 현재 그녀는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에서 전통미술‧공예분과위원회 서각분과 이사로 활동하며 예술인들의 어려운 처지를 보듬고 더욱 활발한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단초를 닦고 있다. 노 작가는 “공예인들과 작가들의 현실은 상당히 어렵다. 마켓에 참여하게 되면서 대중들과 함께 호흡하고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에 기쁜 마음이 들었다”라며 지역 작가들이 함께 힘을 합쳐 더욱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기 바란다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새로운 예술세계를 구축하며 대중과 소통하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해온 그녀의 미래는 더없이 밝아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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