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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라만상 진리와 인간고뇌 담은 ‘고살풀이 춤’한국고살풀이보존회 설립, 춤의 신념과 사상 전해가
홍기인 기자  |  forum10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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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14  10:5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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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살풀이 춤 이희숙 장인

‘고살풀이 춤’ 이란 죽은 사람의 원한을 푼다는 의미, 또는 인간의 12진살을 푼다는 의미의 고풀이 춤을 신명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고(매듭)를 묶은 천을 춤을 통해 풀어내며 인생사의 ‘생로병사(生老病死), 희로애락(喜怒哀樂’ 에 얽히고설킨 액운(厄運)을 다스리는 창작무이다. 여기서 12고는 1년이 12달로 이루어진 자연의 이치와 12지신의 신명적 해석, 그리고 인생사에 일어날 수 있는 12살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장소와 용도(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다른 춤사위로 변주되는 것이 특징이다. 천을 의미에 맞는 형태(나비, 사슬 등)로 12고를 묶어 굿거리장단의 리듬 속에서 행해지며 즉흥무용, 창작무용, 또는 하나의 행위예술이라 볼 수 있다.

인간의 고뇌와 번뇌의 삶을 전하는 ‘고살풀이 춤’ 창작
고살풀이 춤은 내면의 절제된 표현을 함축하고 있는 춤으로써, 인생의 삼라만상을 담은 긴 천을 통해 인간의 고뇌와 번뇌를 특색 있게 표현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정해진 음악 없이 즉흥무로 행사 용도에 따라 시시각각 변형을 주며 풀이 문화의 전통성을 잘 드러내 준다. 이 춤은 무용가인 대한민국장인 이희숙 선생이 창작한 것으로 우리 민족의 역사와 정서를 이해하고 해석해 첫 선을 보인이래 수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려오는 대표 작품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기존에 우리나라에서는 씻김굿의 일종으로서 ‘고풀이’ 라는 의식이 전해져 내려왔다. 매듭을 기둥에 묶어놓았다가 하나씩 풀어가며 영혼을 달래주는 의식으로서 여무는 천 끝을 쥐어 높이 들어 올렸다가 내려 당기는 동작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매듭지어진 고를 풀기 위해 한 팔이나 양팔로 천을 쳐서 올리거나 힘 있게 휘돌려 고를 풀리게 한다. 이희숙 장인이 만들어낸 고살풀이 춤은 단순히 살풀이류의 문화제와 달리 창작무로서 고유의 예술성을 가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해낸 결과물이다. 경남 밀양을 기반으로 활동을 시작해 위령제와 천도제 등에 주로 참여하며 고살풀이 춤을 소개하기 시작한 이 장인은 9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전국 각지의 천도제에서 활약하면서 명성을 떨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국가 기념일과 추모제 및 보훈행사를 통해 활동하면서 고살풀이 춤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위령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활동 범위를 넓혀가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다양한 공연에서 춤 선보이며 끊임없이 연구하는 삶.
이 장인이 고살풀이 춤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실로 우연에 가까운 것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건강이 좋지 않았고 서른이 넘어가면서부터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을 얻어 전국 각지의 이름난 의료기관은 전부 찾아 다녀봤지만, 어느 곳에서도 그 통증을 속 시원히 해결해주지 못하는 것뿐만 아니라 병명이 무엇인지를 말해주지도 못하는 어려움 속에 고난의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그렇게 몇 년의 세월을 보내면서 점차 깨닫게 된 것은 이 고통의 원인이 바로 무병(신내림)이라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물론 이를 완강히 거부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더욱 큰 고통과 번뇌뿐이었다. 이에 대한 고민을 풀고자 하는 마음으로 표충사의 큰스님을 뵙고 나왔을 때 우연히 표충사의 큰 마당에서 천도제가 진행되는 것을 보게 되었다. 가만히 그것을 지켜보고 있자니 마음속에서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근처 화장실에 있던 두루마리 휴지를 뽑아들고 나와 무의식 상태에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이 장인은 “춤이라고는 일평생 배워본 적이 없었고 무슨 춤인지도 모른 채 무의식 상태에서 춤을 췄다. 그 순간 몸에서 고통이 사라지고 나비가 된 것처럼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 날 이후 무병이 낫게 되었고 그 때부터 저의 길은 춤이라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걸어왔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후 그녀는 지역에서 천도제가 있을 때마다 찾아다니며 춤을 추게 되었고, 그 뛰어난 예술성과 독창성에 대한 소문이 점차 퍼지게 된 후 밀양국악협회와 밀양아랑제 등 관련단체에서 공연을 요청하는 경우가 점차 늘어갔다. 매 공연에 최선을 다하며 고살풀이 춤의 진가를 전하기 위해 노력해온 결과 그녀는 점차 큰 무대로 자신의 활동 범위를 넓혀갔으며 공연을 거듭할수록 춤의 완성도도 높아졌다. 그녀는 “고를 묶어 춤을 추게 된 계기는 천안의 유관순 만세운동 병영행사에 참석했을 때였다. 만세를 부르는 군중들을 보며 저는 군중 속에서 고를 풀고 있는 느낌을 받게 되었고, 그 때부터 개인보다는 위령제 행사들을 위주로 고살풀이를 전하며 마음에 보람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전수자 양성과 더불어 우리 춤 해외에 널리 알릴 터
이 장인이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은 고살풀이 춤의 형태뿐 아니라 신념과 사상을 후손들에게 전하고 대한민국 대표 위령무로 전해져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에 장인은 한국고살풀이보존회를 설립하여 이끌어가는 한편, 현재 터전으로 삼고 있는 울주군에서 ‘가지산 쌀 바위 이야기’를 통해 지역의 문화유산을 발전 및 보존하기 위해 봉사에도 앞장서고 있으며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지역 문화마당인 ‘와카노 놀이마당’을 기획하고 있기도 하다. 그녀는 “한국무용가 공옥진 여사는 ‘병신춤’이라는 창작무용으로 그 사상과 특유의 운치를 널리 전파해왔다. 그러나 전통무용이 아니어서 처음에는 무형문화재로 지정받지 못했고 뒤늦게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로 지정되기는 했지만 전수자가 없어 제대로 보전되지 못했다. 이러한 사례는 충분히 되풀이될 수 있다고 보기에 ‘한국고살풀이춤보존회’를 통해 아름다운 문화유산의 아쉬움을 풀 수 있는 단체를 만들었으면 한다”며 포부를 밝혔다. 이 장인은 특히 최근까지 ‘대한민국장인발굴본부장’으로 훌륭한 예술가임에도 무대에 설 기회를 잡지 못하고 생계유지의 어려움 때문에 인생의 진로를 틀어버리는 예술가들이 많은 우리 현실에 대한 타개책을 마련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녀는 “대한민국장인예술협회는 훌륭한 예술가들의 자질과 환경을 조사하고 면담하여 대한민국 예술가들의 설자리를 마련해주는 단체로 꾸준한 국내외 행사 등을 기획하고 있다” 면서 고살풀이 춤의 체계적인 전승과 보존을 위해 개인 공간을 마련하여 춤 맛을 아는 예술인들에게 이를 전파해 가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외에도 장인은 이를 알리기 위해 세 편의 수필을 써내 한국신춘문예 등단 수필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고살풀이 춤이 우리나라 대표 위령무란 것을 세계에 알리는 게 목표인 이 장인은 “훗날 해외에서도 그 나라의 민속음악에 고살풀이 춤을 담아 추어보고 싶다. 그럼으로써 우리 문화예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독창적인 무용을 창시하고 후세까지 전하기 위해 연구와 노력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굳건한 우리 창작예술의 가능성을 다시 엿볼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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