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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옹기판 기법 활용한 도자기 쌀독 만들며 전통의 의미 되새겨공방 ‘서후’에서 다양한 도자기 체험 프로그램 운영해
안정희 기자  |  honesty58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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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16  09: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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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후(暑候) 김선희 도예가

도예는 일반적으로 점토를 활용해 손으로 빚고 높은 열을 가해 구워져 나온 도자기를 칭한다. 우리나라 도자기는 대다수의 나라들과 다른 특색을 보이며 신석기시대 이후 토기, 옹기, 청자, 백자 등의 생활 도자기 위주로 발전해 왔다. 긴 세월동안 우리 민족의 생활 속에 도자기가 정착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정서와 우리 민족 세시풍속 신앙이 깊숙이 스며들어왔다. 이것이 우리의 전통이며 지키고 전승되어져야 할 부분이며, 이와 같이 도예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오늘날, 도자기의 재현 전승은 많으나 전통의 맥을 이어 발전시키는 도예인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한국인으로서 도예인들이 나아갈 방향은 과거의 재현품 제작에만 치우치기보다 전통성을 살리면서 더 발전된 한국적인 도자기 작품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내심 말해본다. 김선희 도예가는 “전라도 남쪽 지방에서만 행해지는 판장질 타렴으로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우리 민족의 고유한 옹기 제작기법”을 습득하였으며, 사람들의 염원을 기원하는 상징적인 문양에 그 해 기운을 넣어 해가 갈수록 완성도를 높인 쌀독을 만들고 있다.

우연히 만난 도예의 길
김선희 도예가가 도자기를 시작하게 된 것은 대학교를 다닐 때 서양화 전공자이면서 우연히 도자기 문양 알바를 하러 가게 되면서이다. 일산(一山) 김규현 도자기 선생님의 권유로 입문하였으며 대학원에서 ‘조선후기 청화백자 문양의 상징성에 관한 연구’라는 주제로 2000년 논문 발표를 하였고, 2001년 이후 전라도식 옹기판(판장질 타렴) 기법을 김규현 선생님으로부터 사사받았다. 김 도예가는 독립 후 우리의 세시풍속과 역사를 공부하면서 옛 도공들이 지켜온 장인정신과 도공으로서 지켜야 할 예법을 습득해왔다. 이처럼 전통 도예에 대한 열정을 다시 한 번 불러일으키고 있기에 그녀가 선택한 작법의 의미는 매우 깊은 것이다.

전라도식 전통 옹기판(판장질 타렴) 기법을 사사받은 김선희 도예가
우리나라 옹기 제작기법인 타렴은 지역에 따라 세 가지 방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로 경기도, 충청도, 강원도의 중부지방에서 주로 사용되는 환단식(環段式) 타렴 기법으로 질재기를 이용하여 한 단씩 한 단씩 기벽을 쌓아올린 뒤 도개와 수레로 두드리며 기벽의 흙을 끌어올리거나 펴서 형태를 만들어가는 방법이고, 두 번째 방법은 경상도 지방에서 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중부지방의 환단식 타렴법과 비슷하나 보다 가늘고 길다란 질재기를 가지고 나선형으로 한꺼번에 기벽을 쌓아올린 후 도개와 수레를 사용하여 형태를 만든다. 세 번째 방법은 전라도의 남쪽 지방에서만 행해지는 쳇바퀴타렴(판장질타렴)으로 질재기 대신 넓고 얇고 긴 판장질을 가지고 기벽을 쌓아 올라가는 방법이다.
“‘쳇바퀴’란 말은 밑바닥 위에 판장질을 윤곽대로 세워놓으며 마치 체 몸을 올려놓은 듯한 인상에서 유래됐다”
김 도예가는 판장질 타렴 기법을 일산 김규현 선생님에게 사사받아 쌀독을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쌀독을 만들 때 흙의 특성상 두드리면 처지고 또한 독의 무게가 있어 노동력이 많이 필요하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극히 드문 이러한 작법으로 김선희 도예가는 전통의 미학을 꾸준히 되살려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가는 작가로서 손에 꼽을만하다.

옛 쌀독을 발전시켜 인정받아
쌀독은 신석기시대 이후 쌀을 주식으로 하면서 독의 중요성을 깨달아 우리 선조들은 생활의 필수 용기로 사용해왔다. 그 흔적으로는 경주 박물관 별관에 가면 신석기시대의 큰 독을 발굴하여 잘 보존하고 있다. 두들겨서 만들어 도구의 빗살무늬가 있는 독은 곡물 저장독으로 추정되는 흔적이 남아있다.
김 도예가가 가장 집중하고 꾸준히 만들어내고 있는 도자기는 ‘쌀독’이다. 김 도예가는 신석기시대 빗살무늬토기에 어원을 두고 판장질 타렴으로 우리 조상 대대로 생활 속에서 사용한 쌀독을 만들며 쌀독의 두께가 쌀 저장에 좋게 너무 둔탁하지 않도록 작업하며 두들겨서 자연스럽게 표면에 빗살무늬 흔적이 남아 질박함의 풍미를 자아낸다.
현업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대체로 세월이 지나면서 힘든 작업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고집스럽게 판잘질 타렴으로 빗살무늬가 배어있는 쌀독을 제작하는 작가로서 그 이름을 알려가고 있다는 점은 이 길을 가기 위해 걸어야 했던 의지를 익히 드러내는 것이라 할 만하다.
최근 냉장기술의 발달로 이전에 비해 쌀독을 집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이 줄어들고 있지만 그럼에도 김 도예가는 우리 전통 미학의 우수한 기술적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쌀독 보급에 노력하고 있다. 이에 직접 두드려 빚어내는 명품 쌀독의 도예가인 그녀에게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손으로 직접 세심하게 그려내는 상징적 문양의 가치
김 도예가는 어려서부터 그림에 재능을 보여 초등학교 졸업할 때 선생님이 미술 분야로 가기를 권유하였기에 그림을 놓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미술대학(서양화 전공)에서 알바로 도자기 청화백자 문양을 그리게 되었고, 대학원에서 전통문양을 공부하였다고 한다.
도자기 문양은 회화보다 작업 과정에서 완성도가 약하다는 단점을 알고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습득해왔으며 문양에 깊은 문화적 소양을 갖고 있는 그녀는 대다수 도예가들이 그리기 어려운 물방울 문양과 상서로운 기운의 문양 등을 다양한 작법으로 두루 섭렵하여 그 해의 기운에 맞는 문양을 그려낼 수가 있었다고 한다. 쌀독에 상징적인 문양을 그리는 것은 장식의 목적도 있지만 문양이 주는 기운은 매우 중요하며 특히 그 집안에 어떤 좋은 기운이 들어가느냐에 비중을 많이 두고 그린다고 한다.

‘서후’ 도자기 체험 프로그램 운영해
김 도예가는 도자기 만들기 체험을 운영하여 연령별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하므로 호응이 높다. 각자의 연령대에 따라 직접 할 수 있는 부분을 달리하여 세심하게 만들어낸 프로그램은 평소 생활 속에서 접하기 힘든 도예라는 예술 장르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불러일으키는 좋은 기폭제가 된다. 도자기 체험을 하면 순간 집중력과 힘의 조절, 흙의 촉감을 경험할 수 있고 전통성과 창의성을 기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25년 동안 작업을 해온 그녀는 지금의 작법을 완성하고, 작품을 세상에 내놓은 지가 불과 5~6년이라고 한다. 도예를 한다는 것은 도자기를 빚어낸 후 초벌하고 문양을 그리고 재벌하여 하나의 완성된 작품으로 빚어내는 순간까지 모두가 조심스럽고 소중하다. 어느 것이 가장 소중하다고 이야기하기 어려울 정도로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매순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슬럼프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옆에서 계속 힘을 주고 꾸준히 정진할 것을 요청하는 분들이 있었기에 자신만의 작법을 충실히 발전시켜 세계를 향해 정진하는 대표적 도예가로 거듭날 수 있었다.
끝이 없는 도예가의 장인정신의 발로를 통해 작품 활동에 매진한 김 도예가는 김미효 갤러리에 초대받아 서울, 부산, 인천, 중국, 두바이 등 전국, 세계에서 이어지는 전시페어전에 참여하여 작품에 대한 독창성을 인정받았다. 2019년에는 홍콩, 두바이, 중국 광저우 페어전에 초대받았으며 칠레 한국작가 초대전에도 여러 작가들과 참여 전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앞으로 또한 제자 양성에도 힘쓸 것이며, 더 나아가 우리의 민족성과 전통성을 지켜서 한국 쌀독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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