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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름과 당당함을 펼쳐라…개성 있는 나만의 곰솔이 탄생하다곰솔을 그리는 화가 박향수 작가, 연필 세밀화의 결정판이자 상상속의 영원함을 나타내
이지현 기자  |  jinayi1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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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16  10: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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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솔은 바닷가에서 자라므로 해송이라고도 불리고, 줄기와 가지가 검정색이어서 흑송, 검솔이라고도 부른다. 소나무과의 사계절 푸른 나무다. 안산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박향수 작가는 한결같이 곰솔만을 그린다. 안산의 한 빵집에서 백운수 사진작가의 소개로 박 작가를 만났다. 두 분은 절친으로 5월7~12일에 안산단원미술관에서 3인3색전을 기획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가죽 잠바에 독특한 바지를 입은 박향수 작가를 만나 그의 작품 활동과 계획을 들었다. 늘 외로이 곰솔을 짝사랑하던 그가 벅찬 사랑을 세상에 알리기 시작했다.

연습과 노력의 시간을 지나…나만의 곰솔(해송)이 태어나다
박향수 작가는 “취미로 그려온 곰솔을 이렇게 알리게 될 줄은 몰랐다”며 “똑같이 그리기는 실패했으나, 나만의 소나무를 그리기로 작정하고, 창작 작품으로 곰솔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담담히 말했다.
박 작가는 그림을 그릴지도 몰랐고, 누구한테 배워본 적이 없다. 그림의 ‘그’자도 모른 그였다. 어렸을 때 그는 평범한 시골 소년이었다. 소나무를 너무 좋아하고 좋아해서 몽당연필로 농가달력 뒷면에 그리는 연습을 반복했다.
박향수 작가의 어릴 적 꿈은 화가였다. 그는 동네의 곰솔(해송)을 사랑했고, 그것을 그림으로 승화시켰다. 전라도 정읍에서 넉넉지 않은 가정환경으로 바쁘게 살았다. 직장을 다니면서 그림을 그린다는 건 쉬운 과정이 아니었다. 이사할 때마다 작품이 없어지기도 하고, 이렇게까지 작품 활동을 할지 몰라서 버려진 작품도 적지 않다고 한다.
박 작가는 미술 전공자가 아니다. 소나무를 쳐다보면 눈에 익숙해져 그리는 것도 쉽게 생각했으나, 막상 그리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 시골에 높이 뻗은 미루나무는 비슷하게 그릴 수 있었다. 그는 전시회나 그림을 많이 보고, 소나무도 많이 보고 그리면서 실력을 쌓고 스스로 터득했다.
그렇게 그리기 시작한 소나무는 그만의 곰솔 시리즈로 이어졌다. 곰솔을 그리면서 화가의 꿈을 키워왔다. 곰솔은 그의 작품세계의 스승이기도 하다.
그는 작품을 그릴 때 연필로 밑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특히 전지에 붓과 물감이 아닌 연필로 세밀화로 주로 곰솔을 표현하고, 때때로 페인트 마커나 볼펜으로 그리기도 한다. 그만의 창작기법으로 그리다 보니 지금의 작품이 나오게 됐다고 한다.

곰솔을 사랑하다 연필세밀화로 그리다
박 작가는 한 폭의 그림 같은 아름다운 고향의 곰솔을 그리워한다. 그가 곰솔을 그림으로 남기는 것은 고향에 대한 보은의 마음이다. 그의 그림은 보는 이로 하여금 옛 고향을 그리워하게 만든다.
국내에는 소위 소나무 작가들이 여럿 있다. 박향수 작가도 그 부류에 속하지만, 그들과의 차이점은 세상 어디에나 존재하는 소나무가 아닌 그의 상상속의 해송을 묘사한다는 것이다. 크고 작은 붓의 터치들을 주로 활용하는 다른 작가들과는 달리 박향수 작가는 연필 세밀화에만 매달리는 작가다.
전북 무안 망운면 곰솔은 300년 된 것으로 추정한다. 이 곰솔은 신령스런 나무로 여겨 우리 조상들의 관심과 보살핌 가운데 마을의 평화와 풍년을 기원하는 제를 올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겨울에도 한결같이 푸르름을 간직한 곰솔은 짧고 굵으며 바늘과 같이 딱딱하고 강인함을 가지고 있다. 껍질은 여성적인 홍송에 비해 곰솔은 남성적인 든든함을 주는 힘이 있는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소나무로 그룹을 이루어 산다. 곰솔은 바다에서 비바람이 불어와도 온몸으로 맞이하는 모습에 굳은 의지가 느껴진다.
그는 “곰솔이 흐트러짐이 없다. 내게 더욱 와 닿는 이유는 산의 소나무는 좀 약한 편이고, 태풍, 비바람에 쓰러지고 죽기도 하지만, 해송은 그렇지 않아 빠져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 거친 바람을 이기며 살아가면서도 당당함과 우뚝 선 항상 푸르름을 유지하는 모습을 좋아하게 돼 작품 소재로 삼았다. 그의 작품엔 싱그러운 기운이 넘실거리는 건 몇 백 년을 이어온 곰솔의 모양대로 표현하기 때문이리라. 거친 바닷바람에도 꿋꿋한 곰솔은 그의 작품 속에서 영원을 갈구한다.
박향수 작가는 “곰솔은 남성적인 든든함, 강인한 생명력, 사계절 내내 푸르름을 유지하는 흐트러짐 없는 그 모습에 반했다”며 말했다.  4계절 내내 꿋꿋하게 생명력 부모님처럼 든든함 이 느껴지고, 껍질이 매력적이다. 그림이 작가이자, 생명이다.
박 작가는 직장을 다니면서 그림을 그리고, 사진작가 활동도 하고 있다. 그가 그린 그림에 조류나 달을 작품에 합성시키는 작업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곰솔 모습을 달빛에 투영된 모습을 표현하고, 달빛에 나는 새와 달은 품은 곰솔을 접목시켜 새로운 작품을 탄생시킨다.

보이는 대로가 아닌 ‘마음의 눈’으로…틀을 깨고 새로운 세상을 꿈꾸다
똑같이 그릴 필요는 없어 틀을 깨고 그만의 기법으로 그린다. 곰솔을 보통 수묵화로 표현하는 작가들은 많지만, 연필세밀화로 그리는 것은 드물기 때문이다.
소나무 잎들은 원경, 중경, 근경이 어우러져 있으나, 그의 작품은 잎이 가지를 가리는 모습은 잘 보이지 않는다.
박 작가는 “곰솔을 보이는 대로가 아닌 마음의 눈으로 보고, 틀을 깨고자 했다”고 말했다. 누구의 지시나 모양새가 아닌 자신의 독창적 묘사와 표현을 갈구하는 그의 창작력, 특히 소나무 가지를 빌어 우리의 모습을 드러내고 알리고자 하는 삶의 모습을 비유하기도 한다. 곰솔을 빌어 세상의 온갖 풍파를 겪어온 불굴의 인간을 비유하기도 한다. 수관의 모양이 배 상자의 배를 싸는 흰 스티로폼이라고 하니 고정적 사고를 벗어나 날개를 단 상상은 끊임없는 세계를 향한 갈망이기도 하다.
각 지역마다 독특한 향취를 지닌 곰솔의 이미지를 가져다가 장기간의 제작과정을 통해 새로운 곰솔을 탄생시킨다.

곰솔이 지금의 나를 지탱해…작품 활동은 안식이자, 참선의 길
박향수 작가는 큰 화폭에 곰솔을 그리는데, 그 행위는 창작과정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인생의 참선에 가깝다. 그는 주로 머메이드 전지 가로110cm, 세로80cm 이상의 화폭에 가는 연필로 수개월 그린다. 그의 말을 들으면서 ‘그가 지금 시대를 사는 작가인가’하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해송의 세밀한 묘사에 세필의 숫자 또한 예상외로 여럿 쓰게 됨을 예상할 수 있다. 오로지 세필로써 장시간에 걸쳐 그려내는 그의 소나무들은 작가의 세계가 자연스럽게 배어 나온다.
작가의 그림은 조선 명종 때 격암 남사고가 남긴 격암유록을 연상케 한다. 격암은 어릴 때 책을 짊어지고 울진 불영사를 찾아가다가 한 도승을 만나 비술과 진결을 전해 받고 도를 통했다. 그는 주역을 깊이 연구해 천문, 지리, 관상에 능했다고 한다. 당대 최고의 풍수예언가로 명망이 높았고, 기묘하게 예언을 적중시켰다고 한다. 
격암이 직접 쓴 격암유록 원본이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고, 필사본만 발견돼 1977년이 되어서야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됐다. 일부 내용에 왜곡, 변형, 첨삭된 흔적이 있지만, 그 속에는 분명히 인류의 미래상과 구원의 길을 후손에게 알져 주는 선인들의 예지가 살아 숨 쉬고 있다. 옥석을 구분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은 귀한 옥과 쓸모없는 돌이 섞여 있을 때 두 가지를 모두 버린다. 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예리한 시각으로 돌무더기 속에서도 빛을 발하는 옥을 가려내는 법이다. 종교적 측면에서 그 경전의 권위를 인정하는 근본 이유는 그 경전의 말씀들이 진리를 깨우칠 수 있는 길을 제시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박 작가는 곰솔을 통해 희망과 사랑을 찾았다. 곰솔의 인내함과 꿋꿋함이 지금까지 지탱하게 한 원동력이자, 길을 제시한 옥과 같은 존재가 됐다. 그는 “청년들도 꿈과 희망을 잃은 상황에서 인내하고 끝까지 버티고 이겨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러 전시 통해 곰솔을 알리고자…단체전 16회 참가
박향수 작가는 주로 단체전에 참가했다.
박 작가는 김경준, 백운수 사진작가와 5월7~12일에 안산단원미술관에서 3인3색전에서 개인전을 연다. 꾸준히 단체전 참가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 추후 개인전을 계획하고 있다. 환경사진협회는 안산 미술관에서 꾸준히 이런 전시회를 열고 있다.
그의 화폭에는 어느 지역의 곰솔이 아닌 상상속의 곰솔을 선보인다. 단지 그림을 그리기에만 전념해왔던 그가 작품세계를 말로, 글로 설명하기는 이제 걸음마 단계이다. 하지만 밑그림 없이 표현한 당찬 곰솔을 떠올리며 그 사랑을 온 마음과 정성 다해 나타내고자 한다. 박향수 작가는 작년 ‘포토 아루누보전’에서 친구들과 제종길 전 안산시장과도 기념사진도 찍었다.
세계에서 이런 그림을 그리는 이는 한 명도 없다. 앞으로 꾸준히 개인전과 세계에 한국 해송의 아름다움을 알리고자 한다. 박향수 작가는 곰솔을 더욱 다양한 기법으로 새로운 작품 활동을 계획한다. 지금은 전지로 하지만 앞으로는 목판에 시도해 볼 생각이다. 다른 소재로도 그의 창작으로 독창적인 곰솔을 그려 우리나라를 해외로 널리 알리고 싶은 그의 바람이다. 박향수 작가는 한국사진작가협회 정회원이고, 한국환경연합회와 한국환경사진협회에서 활동한다.
박 작가는 “독창적인 곰솔을 내 생애 다할 때까지 그릴 것이다. 요즘 지구 온난화로 모든 생태계가 변화하고 있어 소나무도 솔잎이 예전같이 푸르지 않고, 색이 이상해지고 병들어가고 있어 안타깝다”며 “푸르르고, 당당한 곰솔의 기백을 세계적으로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환경의 오염으로 고향이 변해가고, 도심 속의 탁한 공기에서 벗어나고자 꿈꾸는 미지의 세계 말이다. 모든 이들이 근원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염원을 담은 인류의 바람이다.
그의 곰솔 시리즈는 그래서 바닷가에 어쩔 수 없이 버티는 곰솔이 아닌 세계를 돌아가며 한국의 곰솔의 자태를 전하는 전령사로서 그 기백이 옛 장군의 기백 못지않다. 박 작가는 그만의 아름다운 자태로 변모시키고, 의미를 부여한 나만의 소나무인 것이다.
박향수 작가의 그림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 더 많은 이들의 인기를 얻게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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