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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겹도록 아름다움 담아낸 '연꽂' 그림”연(蓮)으로 순수한 작품세계 펼치는 황연숙 화가
홍기인 기자  |  forum10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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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17  13:4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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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蓮)은 사람들의 생활과 정신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는 식물이다. 연꽃은 순수한 몸과 마음을 상징한다. 왜냐하면 연꽃은 진흙탕물이 가득한 연못에서 피어나지만 전혀 얼룩지지 않으며 정결하기 때문이다. 불교에 의하면, 불자가 세속에 처해 있어도 세상의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오직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아름다운 선행의 꽃을 피우는 것과 같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절에서 기원을 할 때는 항상 합장으로 연꽃을 들고 순수함을 표현하며 대신하곤 한다.


오로지 연(蓮)을 사랑하는 ‘연 그리는 화가’
중국에서는 연꽃을 진흙 속에서 깨끗한 꽃이 달리는 모습을 속세에 물들지 않는 군자의 꽃으로 표현하였다. 물속에서 가련한 꽃을 피우는 수련과 연꽃의 고고한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많은 사람들은 '물의 요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혼탁한 환경에서 자라면서도 청결하고 고귀한 식물로, 여러 나라 사람들에게 친근감을 준다. 잎은 연잎차 외에 여러 가지 식용으로 쓰이며 뿌리의 연근 역시 영양가 높은 식품으로 이용될 만큼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는 식물이다. 경기도 용인에 거주하는 황연숙 화가는 의류 샵을 운영하며 샵 안쪽에는 아담한 작업실을 두고 있다. 황 작가는 이곳에서 손님을 맞으며 자신의 그림 작업을 해간다. 그녀는 자연의 보배인 연(蓮)을 오래도록 그려가는 작가다. 오로지 연 그림만 하기에 ‘연 그리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남편이 직접 지어준 호(號)인 ‘청초(靑草)’ 가 참 마음에 든다고 한다. 대표 작품은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날’ 과 ‘청초’ 를 꼽으며 ‘연못이야기’, ‘고고한 자태’ 등이 있다. 캔버스에 화사하게 피어난 연꽃과 청초한 이파리가 되살아난 작품들은 여름날 자연의 향취를 북돋아 준다. 청초(靑草)는 이런 연꽃과 연잎 그림 외에도 작품의 연장선으로 시골 정서가 듬뿍 담긴 호박 작품도 비중 있게 완성해 놓았다. 그녀는 시골 태생은 아니지만 유년 시절에 대한 동경과 미련이 아름다운 기억으로 가슴에 자리 매김하여 한 번도 체험하지 못한 옛 것의 기억도 내 것인 양 삶의 풍요로움과 그리움으로 남아 있는 듯하다. 청초(靑草)는 “식성으로는 싫어 하지만 정감으로 호박을 떠 올리면 산정의 고운 빛이 가슴에 묻어나면서 어느덧 어린 시절 파마 머리한 어머니 손을 잡고 시골 길을 걸어가는 것을 떠올리게 된다.” 면서 “지나간 것이 그리움으로 남을 때 옛 것들은 더욱 정감과 소중함을 안겨 준다” 고 작가노트에 피력하고 있다.

“반병의 물이 쏟아졌지만, 그래도 반병은 남아있다.”
대구에서 6남매 중 셋째로 태어난 청초(靑草)는 유복하게 자랐다. 대학에선 가정학을 전공했고, 그 시절 패션 감각이 뛰어난 옷 잘 입는 여대생으로 뭇 시선을 받기도 했었다. 하지만 당시 정부 고위직에 있었던 부친은 엄하게 자식을 가르치며 검소함이 몸에 배도록 교육 시켰다. 그림은 결혼 이후부터 틈틈이 습작을 하며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비전공자이지만 인사동 유명 화백들로부터 사사 받으며 꾸준한 노력으로 역량을 키워 나갔다. 경력으로 치면 30년이 넘는다. 본격적인 작품 활동은 22년째에 이른다. 그런 청초(靑草)에게는 힘든 시절이 있었다. 연 그림을 시작하던 때는 대기업 간부로 명예퇴직 한 남편의 사업 실패로 경제적, 정신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을 무렵이었다. 청초(靑草)는 이런 속사정을 어디에 하소연하거나 마음 의지할 곳이 없었다. 그럼에도 인내하며 ‘병 속의 물을 반병은 쏟았어도 아직 반병이 남아 있지 않느냐’ 며 남편을 향해 마음을 추스르게 하며 다독였다. 위기의 순간들 마다 지혜를 발휘했던 것이다. 이런 와중에 청초(靑草)의 눈에 띈 것이 연(蓮)이었다. 힘든 상황에서 누구에게도 의지 못하던 그녀에게 연(蓮)은 정신을 받쳐줄 더 없는 힘이 되었다. 연의 매력은 그녀의 정신력에 한없는 힘이 되었고, 그림을 생각하는 순간은 마음이 안정되고, 현실을 받아들이며 그렇게 평온 할 수가 없었다. 연(蓮)은 그녀의 삶과도 많이 닮아 있었다. 흙탕물 속에서 자란 줄기는 끈질긴 생명력을 비쳤고 밝은 연꽃을 피워내는 광경은 희망을 불어 넣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강인하면서 꿋꿋이 버텨가는, 그렇다고 화려하지 않은 연(蓮)을 볼 때마다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게 했다. 청초(靑草)는 이런 연잎과 꽃이 좋아 화폭에 하나하나 옮겨 갔다.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능 주변 연못을 돌며 사진을 수십 여장을 찍어 작품으로 옮기는 열정을 쏟았다. 이런 행동은 우울했던 마음을 스스로 치유하는 힘이 되었고, 가족을 지키고 이겨내는 삶을 안겨 주었다. 이 무렵 작은 의류 샵도 열어 가계에 보탬도 하면서 그 공간에 작업실을 마련해 그림에 의존해 갔다. “그림을 그리지 않았더라면 그때의 순간들을 도저히 견뎌내질 못했을 거예요”

의지와 열정으로 시작해 작가 반열에 올라.
청초(靑草)가 지금의 작업실이 아닌 예전 작업실을 운영하고 있을 때 이야기다. 그때는 작업실이 건물의 3층에 있었다. 어느 날 그림에 한창 몰두하고 있을 때였다. 어떤 이가 올라와 그녀의 모습을 한참 보다가 다가서서 “연 작품을 보니 너무나 눈물겹도록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며 “작품에 묻어나는 순수함과 맑음을 지닌 작가로 남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돌아갔다고 한다. 알고 보니 그는 모 미술전시의 유명한 심사위원이었다. 이렇듯 청초(靑草)에게 그림은 누군가가 문득 찾아와 용기를 주고 희망을 불어 넣었으며 어느덧 소중한 자산이 되었다. 주택이나 상가가 비교적 한적한 지역으로 이사 다녀도 그림은 변함없었고, 남편도 적극적으로 응원해주며 아이들 역시 곧게 성장해 몫을 더 하기에 더없이 감사하고 바랄 것이 없다고 한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진 않아도 마음만은 부자고 행복하다는 그녀다. 작품도 흔한 소재 같지만 화면으로 끌어당기는 보이지 않은 힘이 있는 듯하다. 땅에서 솟는 식물의 여러 잎사귀를 배경으로 산딸기와 소소한 낙엽 등을 채운 초창기 작품도 첫 눈에도 범상치가 않아 보인다. 자연의 대지에 힘찬 생명력을 품은 푸른 이파리가 도드라져 정감을 갖기에 충분하다. 이는 1998년 한국신미술대전에서 입선으로 수상한 것이다. 이렇듯 쉽게 지나치는 것을 청초(靑草)는 놓치지 않고 소중한 소재로 삼곤 한다. 사실 그녀는 연 시리즈 외에도 한국화, 정물화, 추상화 등 다양하게 붓을 댄다. 이런 경험의 화풍으로 국내외 60여 차례 전시에 출품 했다. 해외 초대전이 많은 편으로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중국, 말레이시아, 우즈베키스탄 등에 자주 작품을 선보였다. 국내는 삼성전자 초대전에서 주목 받았고, 이 외에도 예술의 전당(한가람 미술관)전시 등에 작품을 내 걸었다. 올해는 4월, 7월, 9월 전시 계획이 잡혀 출품할 작품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청초(靑草)는 “시골 촌부가 그렸어도 서정을 느끼게 되면 명작이 된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거짓이 아닌 진실함을 담아 그리고자 하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순수한 감정을 작품으로 모아 여러 사람과 소통해 가고 싶다” 며 마음을 드러냈다. 고난의 행군 속에 되찾은 귀중한 가족의 행복과 더불어 그녀의 열정적인 작품 활동에 많은 응원을 보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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