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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와 전통 도자의 만남, 대중에게 신선한 매력 선보여6월 수원문화재단갤러리에서 개인전 개최
안정희 기자  |  honesty58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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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15  15: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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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청자와 조선백자와 같은 우리의 전통 도자기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예술 장르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그러나 도자기의 매력은 전통을 충실히 이어가는 것에만 있지 않다. 전통도자기는 엄격한 형식미로 인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상상을 담아내는 것과는 동떨어져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더 자유로운 방식의 도자 창작을 추구하며 젊은 관객들에게도 신선한 매력으로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꾸준히 탐구해온 애토 이미향 작가가 있다. 자신만의 작법을 꾸준히 발전시켜 어느 곳에서도 한눈에 이 작가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는 것이 그녀의 탁월한 장점이라면, 전통 도자기의 맥을 이으면서 동시에 세대의 경계를 벗어나 소통 가능한 예술로의 문화변용 전달자가 되는 것이 그녀의 꿈이다. 지금도 다양한 자리에서 작품 활동과 강의 활동을 하며 그녀가 바라는 도예계의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 그 꿈을 풀어가고 있다.

스스로 유약 개발하며 자신만의 작품 만들어가
대구 출신의 도예 작가 애토 이미향 작가는 서양화 전공과 도자기 부전공을 바탕으로 미술학원을 운영하며 자신의 경력을 시작했다. 입시미술을 위주로 대구 지역의 학생들을 가르치는 지도자의 길을 걸으면서도 마음 한편에는 늘 떨쳐버리기 힘든 도자기에 대한 미련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학원 한편에 작업장을 만들어놓고 도자기를 만들기도 했다. 그러던 중 남편을 따라 서울로 이사를 하게 되었고 그런 변화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도자의 길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이 작가는 “서서히 도자기 작업을 시작해 30대 후반부터 여러 공모전에 작품을 내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다소 늦은 나이에 시작했던 도자기의 길이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큰 열정을 갖고 작품 활동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가며 그녀가 가장 중시했던 부분은 바로 ‘유약’을 개발하고 연구하는 일이었다. 도자기를 만드는 데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가열하는 데 사용되는 가마만 하더라도 장작을 사용하는 전통 방식의 가마에서부터 가스 가마, 전기 가마 등 다양하다. 그러한 가운데 도자기의 독특한 문양과 색감을 탄생시키는 유약을 연구 실험하여 나만의 유약을 찾겠다는 도전은 일면 무모해 보였지만 결과적으로 탁월한 답안이 되어 주었다.
이 작가는 “낙엽이나 벼 재, 포도나무 재를 수급하여 오랜 기간 숙성시키고, 또 장석이나 규석 등을 적절한 비율로 섞어 저만의 유약을 만들어냈다. 미리 주인 분과 이야기해서 논바닥에 있는 것을 전부 가져와도 재는 한 포대도 채 나오지 않고, 그 귀중한 원료를 가지고 유약을 만들어도 직접 가마에 넣어 구워보기 전까지는 제대로 완성됐는지를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작업에 더욱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그 노력 끝에 나온 아름다운 빛깔에 매료되어 지금까지 멈출 수 없는 걸음을 내딛어온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서양화의 느낌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도자기
우리나라에서 도자기의 역사는 의외로 길지 않다.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고려청자나 조선백자의 전통을 이어오는 도예가들은 꾸준히 있어 왔지만 30년이 넘는 일제의 통치 기간 동안 많은 도공들이 일본으로 건너갔고, 뒤이어 터진 전쟁으로 많은 가마가 파괴되어 제대로 된 작업은 어려웠다. 60년대부터 서서히 본연의 자리를 되찾게 된 도자기들은 산업화와 현대화에 발맞춰 생활도자, 또는 현대적인 분위기를 접목한 새로운 방식으로 그 위치를 서서히 넓혀갔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향 작가는 유약의 개발이라는 독창적인 방법을 통해 자신만의 출구를 만들어낸 것이다. 도자기는 어떤 가마를 사용하느냐, 얼마만큼의 온도에서 몇 시간, 몇 날을 구워내느냐에 따라 문양과 색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유약의 혼합 농도에 따라서도 전혀 다른 작품이 나온다. 그 뿐만이 아니다. 이 작가의 도자기들은 무겁게 느껴지는 전통 도자기 특유의 느낌과는 사뭇 다르다. 작가는 꽃 등의 조형물을 가마에 얹어 내거나 서양화 방식의 문양을 그리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도자기에 현대적인 감각을 투영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것은 무엇일까라는 의문에서 시작되어 일반 대중과, 또 세계의 미술 애호가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온 그녀만의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몸통과 뚜껑, 손잡이의 형태에 이르는 모든 부분에 도자기 만들기의 정수가 들어있는 다기(茶器)를 만드는 것 또한 그녀가 집중하고 있는 작업 중 하나다. 이 작가는 “다도(茶道)는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그리 큰 호응을 받지 못했던 분야 중 하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여유를 찾기 위해 다시 다도의 길을 가고 있다. 다기를 만드는 데에도 옛날처럼 분청이나 청자로 단순하게 완성시키는 것이 아니라 작은 변형들을 시도해 새로운 다기, 요즘 시대의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다기를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전통다기에 색을 입히고 그림을 그려 넣고 고운 색상의 유약을 뿌려서, 마치 다기와 회화가 접목된 것 같은 아름다운 다기를 만들면 현대인들의 마음을 매료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수원 시내 고등학교 등 다양한 곳에서 도자기 강의 진행해
6월 수원문화재단갤러리에서 개인전 개최

이미향 작가는 현재 도자기에 관한 강의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도자기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저변을 더욱 넓혀 후학 양성에도 이바지하고자 하는 마음에서다. 성인반과 학생반을 모두 진행하고 있으며 수원 시내의 고등학교 등 다양한 곳에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녀는 “보통 한 반을 23명 정도 신청 받아 수업을 듣게 하는데 공부만으로 지치는 학교생활에 좋은 활력소가 되는 것 같다. 그 중 일부는 도예의 매력을 느껴 진로를 정한 경우도 있어 매우 뿌듯하다. 학원에서 입시미술을 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인지, 꼭 도예과를 가서가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이 생겼다는 것이 긍정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했다.
이 작가는 오는 6월 1일부터 9일 수원문화재단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전까지 주로 도자기를 이용한 작품 활동에 집중해온 그녀지만 이번 전시회를 통해서는 생활도자기 작품을 선보이고자 한다. 그래서 전시의 테마 역시 ‘테이블 전’이다. 각각의 개인전마다 특정한 콘셉트를 바탕으로 작품을 만들어왔던 그녀가 이번에 주목한 것은 바로 한식기, 양식기 등의 테이블웨어다. 반상 차림에 쓰는 격식화된 식기인 ‘반상기’를 테마로 한 5첩 반상기, 7첩 반상기 등의 작품과 함께 반상의 정식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을 덧붙인다. 또한 흙 소재에 대한 깊은 소개를 바탕으로 세미백토, 기본백토 등 도자 제작에 사용되는 백토들의 색이 어떻게 다른지, 또 어떤 방식으로 주로 사용되는지 등을 설명하고 이를 통해 더욱 친숙하게 대중과 만날 예정이다. 특히 우리 민족 고유의 색감인 오방색을 변형하여 주황색, 하늘색 등 파스텔 톤으로 우리의 음양오행을 재해석한 작품 역시 함께 선보일 예정이어서 그녀의 작품 세계가 주목을 이끌어낼 예정이다.
또 현재 이 작가는 한국관광기념품으로 활용될 핸드페인팅 도자기의 도안을 연구 및 작업 중이다. 유일한 가치를 지닌 작품으로서만이 아니라, 더욱 실용적인 방향으로 우리나라의 매력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서다. 그녀는 “작품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능한 한 각 학교나 단체에서 도자기 강의를 꾸준히 이어가고 싶다. 도자체험도 즐겁지만, 무엇보다 강의를 통해 도자에 얽힌 여러 이야기들을 나누고 싶다. 그분들의 마음에도 도자 세계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심겨지기 바라서이다. 그래서 되돌아가 각자의 일상에 머물 때에도 자연스레 도자기에 대한 화제로 대화의 물꼬를 트고, 익숙하게 도자기를 손에 쥐어 눈길을 담을 수 있는, 삶에 쉼표를 선물하며 친숙하게 스미는 도자의 세계로 초대하기 위함이다. 그런 날을 위해서 유약 만드는 법이나 기물에 꽃이나 손잡이 등을 붙이는 방법 등을 더욱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와 함께 우리나라 도자예술의 저변 확대를 위해 젊은이들이 좋아할 수 있는 퓨전도자기 연구 개발에 힘쓰고자 한다. 도자기가 더 이상 생경한 관조적 대상이 아니라 우리 삶 속에서 함께 살아 숨 쉬는 친근한 도구가 되는, 그렇게 현대 도자기의 맥을 이어가는 데 남은 열정을 쓰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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