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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째 분청사기 만들며 전통의 맥을 이어가대규모 도자기 체험학습장으로 전통문화 널리 알릴 것
신태섭 기자  |  tss7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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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24  08:4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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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담 한기옥 도예가

도예는 일종의 수양(修養)이다.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흙에서 탄생하는 아름다운 예술작품인 도자기는 초벌과 재벌을 거치며 더욱 단단해지고 결국에는 그 안에 품고 있던 작은 가능성을 더욱 큰 결실로 만들어내는 과정을 거친다. 한기옥 도예가는 지금까지 5대 째 선조들의 뜻을 이어 도자기를 만들어가는 도인(陶人)이자, 도자기로 자신의 깨달음을 전하는 도인(道人)이기도 하다. 그에게 있어 자신의 작업은 곧 타인과의 소통이며 더욱 높은 곳을 향하고자 하는 마음의 발로이기도 한 것이다.

5대 째 분청사기의 전통을 지켜오는 한기옥 도예가
한기옥 도예가는 조선조 후기 분청사기를 만드는 도공이었던 한영석 옹으로부터 한치수, 한상준, 그의 아버지이신 한창문 옹을 거쳐 분청사기의 가업을 잇고 있는 인물이다. 그의 고조부이신 한영석 옹은 왕실 도자기 제작소의 일원으로 조선 말기 도예가들이 뿔뿔이 흩어질 때 광주에 자리를 잡았다. 이후 도자기를 빚기에 알맞은 흙이 많고 남한강을 끼고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서 일상에 필요한 도자기들을 빚기 시작한 것이 대를 이어 지금까지 내려온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늘 부친의 작업장에서 흙을 접했던 그는, 농부의 아들이 농사를 자연스럽게 접하듯 도예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다. 부모님과 함께 흙을 채취하러 산에 따라가거나 흙을 고르는 방법을 익히면서 그는 자연스레 선조의 뜻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분청사기는 우리의 전통 도자기로 대표적인 고려청자나 조선백자 등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미감을 추구한다. 투박하면서도 은은한 멋을 가진 분청사기는 사대부들이 주로 즐겼던 백자나 청자의 고아하며 또한 매끄러운 매력과는 다른 친근함이 강점이다. 한 도예가는 분청사기라는 것이 곧 우리 민중들의 삶을 대변하는 것이라 보았으며, 이로 인해 지금과 같은 작품들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한 도예가는 “분청은 거친 것과 부드러운 것을 모두 품어내고 있으며, 어떻게 보면 백자와 비슷하고 또 어떻게 보면 청자와도 비슷하다. 그렇기에 분청은 하나의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항상 크고 작은 변화를 겪으며 사람들과 호흡해왔던 것이다. 그래서 저 역시 작품을 만들면서 계속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고자 했고, 지금과 같은 작품들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될 수 있었다”라고 이야기했다.

5대를 내려오는 가운데서도 그만의 독창적인 작품들 선보여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고,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데에서 희망을 얻어

한 도예가는 500년 분청사기 기법을 그대로 살려가며 빠르게 변해가는 21세기에 걸맞은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이루고자 노력해 왔다. 도예가로서는 처음으로 여러 한국화가들과 함께 전국을 다니며 산수 스케치를 했고, 스케치한 실경산수를 도자기로 어떻게 표현할까를 고민하던 끝에 박지기법을 응용한 한국 최초의 박지문 실경산수 도자기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러한 시도들로 인해 더욱 굳건하게 만들어진 그의 작품은 일면 거칠어 보이면서도 특유의 소박미를 한껏 뽐내는 독특한 기운을 품고 있다. 더욱이 화조자기 또한 옛날 도완식의 틀을 벗어나 한국 화조화의 부드러움을 각으로 선묘하고 채색하는 새로운 느낌의 분청사기를 만드는 데 혼신을 다했고, 그렇기 때문에 5대를 내려오는 가운데서도 그만의 독창적인 작품들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 고 김대중 대통령이 교황청을 국빈 방문했을 때, 한기옥 작가의 작품에 본인의 휘호를 넣어 교황 바오로 2세에게 선물한 일화는 도예가 사이에서는 모르는 이가 없다. 미국 방문 시에는 클린턴 전 대통령과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 콜린 파월 전 국무 장관에게도 한기옥 도예가의 작품을 선물한 바 있다.
그는 5대 째 도자기를 만들고 있지만 지금도 첫눈에 보기에는 허름해 보이는, 간판도 없는 폐공장 같은 공방에서 도자기들을 만들고 있다. 누가 자신을 알아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데에서 희망을 얻기 때문이다. 올해 5월경 열린 전시회 역시 6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대중들 앞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하니 작품 활동 전반에서 느껴지는 그의 신중함과 도자기에 대해 지닌 애정의 무게가 더욱 크게 다가온다. 한 도예가는 “저로서는 오랜만에 관객들을 만난 것이었는데 평가도 좋았고 오신 분들 역시 좋은 반응을 보여주셔서 기쁜 마음이다. 한국화, 음각, 양각 등 다양한 것들을 접목해보았는데 그동안 만든 것 중 가장 만족스러운 작품들이 아니었나 한다. 다만 여러 가지 시도들을 하다 보니 제 작품은 가격대가 높은 편이라 많은 분들이 접근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고, 조금 다른 방식의 창작 역시 염두에 두고 있다. 아름다움을 감상하기 위한 관상용도 중요하지만 사용자가 실생활에 사용하며 체온이 닿을 수 있는 실용적인 작품을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라고 언급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창작과 예술을 위해 열정을 쏟아내는 예술가들
특별한 인연, 한기옥 작가를 도와주는 고마운 이들

예술을 한다는 것은 힘든 길을 걷는다는 말이기도 하다. ‘예술가’라 하면 상업적 성공을 이룬 사람들보다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창작과 예술을 위해 열정을 쏟아내고 있는 사람들이 떠오른다. 하지만 예술에 있어서도 경제적인 요소는 필요하다. 어려움 속에서 명작이 탄생한다는 말도 있지만 어느 정도의 안정적인 기반은 있어야 예술인들의 창의력이 더욱 꽃을 피울 수 있다. 예술을 꿈꾸는 이들을 위해서도 예술 활동을 함에 있어 어느 정도의 경제적 소득이 있어야 함은 당연하다.
한기옥 작가에게는 특별한 인연들이 있다. 5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한기옥 작가를 위해 도움을 주고 있는 이들이 있다. 한 작가는 용인로뎀파크 김운배 대표의 의뢰로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가는 분들의 마지막 유분을 담는 친환경 수목장용 황토함을 개발 제작하고 있다. 용인 로뎀파크에 정기적으로 공급함으로서 도예 가업의 계승발전을 위해 몰두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모두 용인 로뎀파크 김운배 대표의 의지였다. 동갑내기 친구인 한기옥 도예가가 5대 째 가업을 이으며, 전통문화를 알리고자 하는 깊은 뜻을 알고, 이를 돕기 위해서다. 용인로뎀파크는 얼마 전 지병으로 숨진 가수 김건모 씨의 부친 김대성 씨를 모신 곳으로도 유명하다.
한기옥 도예가를 도와주는 이는 또 있다. 주식회사 코피스에서 운영하는 용인가족 수목장에서도 한기옥 작가를 후원하고 있다. 한 도예가는 “정말 고마운 사람이다. 이 자리를 빌어서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한다”라고 언급했다.

지역의 도예 발전 위해 전통가마 혼불지피기 행사 진행
전통문화를 알리고, 일반인과 아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대규모 도자기 체험학습장 세울 것

한 도예가는 유서 깊은 도자기의 고장인 광주에 애정을 갖고 지역의 도예 발전을 위해 많은 기여를 하고 있기도 하다. 2001년부터 진행해온 전통가마 혼불지피기 행사는 작품을 빚어 영혼을 담고 도자기를 좋아하는 일반인들이 함께 어울려 장작가마에서 함께 불을 지피는 행사다. 지금은 다소 흘러간 옛날의 문화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지금까지 진행해온 전통가마 혼불지피기 행사를 통해 그는 오히려 도예라는 문화가 후대에까지 전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보았다. 그는 “아이들도 굉장히 진지하게 불을 지핀다. 그것을 보면 흐뭇하다. 도예의 장인들은 자신만의 비법을 감추고 주변과 벽을 쌓는 경우가 많은데, 저 자신만큼은 그런 것에서 멀어져 모든 것을 일반인들과 함께하는 예술가이고 싶다. 그것이 스스로를 발전시키는 길이라 생각하고 더욱 정진하려 한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그는 앞으로 광주에 대규모 도자기 체험학습장을 세우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가 작품을 통해 일상생활 속에서 쓸 수 있는 도자기, 보는 이 또는 사용자의 체온이 닿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것처럼 그에게 있어 도자기란 돈벌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반인이나 어린아이들까지도 함께 할 수 있는 미래를 위한 것이다.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는 한 도예가는 앞으로 6대를 이어갈 공방의 꿈을 꾸고 있다. 아이들 모두 손재주가 좋아 막내인 딸은 의상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다고 한다. 도자기를 통해 자신의 과거와 미래를 만나게 한 그의 작업들을 앞으로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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