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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길 40년 혼(魂),‘호방하게 탁 트인 화풍의 예술가’”철학과 감성을 부여한 소통의 ‘리빙아트’ 개척, “세계에서 주목”
홍기인 기자  |  forum10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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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23  09:2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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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리(竹里) 이정옥 작가

지난 8월 13일부터 9월 30일까지 포항 포스코갤러리에서 '행복바람, 민화풍(風)'-이정옥(李貞玉) 부채전‘ 이 열리고 있다. 1층은 ‘신명나다’ 주제로 새로운 시도와 실험적인 선면화로 흥겨운 멋과 기운을 불러일으키는 작품 170점, 2층은 ‘신바람나다’ 주제로 전통 동양화부터 현대 민화 풍 230점 등 400점이 망라되었다. 이는 다양한 부채에 산수화, 어락도, 화훼도, 초충도, 풍속화, 기록화 등이 들어간 공예와 설치 작품들이다. 전통 부채부터 새로운 형식으로 재해석한 부채까지 한국 선조들의 지혜와 품격을 계승 및 발전하고 있는 선면도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겨 보자는 의도로 특별히 기획된 것이다.

선조의 풍류와 낭만 그득한 ‘행복바람, 민화풍(風)부채놀이’ 展
...자유로운 사고로 과거와 현재 넘나들며 독창과 창의력 발휘

옛부터 인간은 계절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여러 도구를 사용하였다. 그 가운데 무더위를 식히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바람을 이용하였다. 손바닥이나 종이 등을 가지고 바람을 일으키면 시원함을 느끼게 되는데 이러한 간단한 원리를 이용한 도구가 ‘부채’ 였다. 이는 순수한 우리말로 손으로 부쳐서 바람을 일으킨다는 뜻의 '부' 자와 가는 대나무 또는 도구라는 뜻인 '채' 자가 어우러진 것이다. 한자로는 '선(扇)'이라 한다. 죽리(竹里) 이정옥(李貞玉) 작가는 전통과 현대를 막론하고 선면(扇面)에 그쳤던 부채 그림을 손잡이 까지 옮겨 민화(民畵) 예술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을 받는다. 그의 민화는 회화적 요소도 있지만 공예와 조형적인 면이 한데 어우러진다. 전통과의 소통으로 오늘의 시대정신을 일깨우는 자유로운 사고의 전환으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독창적 창의력을 발휘하고 있다. 부채의 총제적인 매체에 우아함, 소박함, 솔직함, 자유로움, 해학과 위트로 담아내고 여기에 일반적인 생각을 뛰어 넘었다는 점이다. 이정옥(李貞玉) 작가의 민화 부채 작품들은 우리 민화 고유의 색채와 화법으로 친근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그만이 창작한 조형적인 입체감과 재미까지 더해 관람자의 눈길을 더욱 끌게 만든다. 부채에 담긴 ‘선면화(扇面畵)’ 는 고답적인 풍류와 낭만이 흐르고, 익살맞고 장난기 어린 입체 그림은 감수성이 빛나면서 동시에 맑은 기운과 서정을 불러일으킨다. 탁 트여 시원하게 확대된 화면은 명랑한 흥취를 주기에도 충분하다. 또한 부드러움과 굳센 고격(高格)의 상징성을 보여주는 그림과 공예 작품들은 감상하는 이들에게 좋은 기운의 에너지를 강렬하게 전해 준다. 행복감이 그득 넘치는 작품들인 셈이다. 이에 대해 이정옥(李貞玉) 작가는 “민화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삶의 다양한 상징성을 담고 있습니다. 나무와 꽃과 동물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세계는 감동을 뛰어넘어 우리의 마음을 열게 해줍니다.” 면서 “민화 작업은 사랑, 희망, 행복 나눔의 아름다운 염원과 시대를 뛰어넘는 놀라운 상상력의 힘이 함께 합니다. 창작이 행복을 만드는 의식의 과정이라고 하는 이유도 사람의 따뜻한 마음과 개성이 잘 드러나고 그 기운이 감상자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지요”라고 덧붙여 말했다.

민화와 부채로 사랑받는 예술 개척, 국내외 조명되며 화제.
한국의 전통 부채는 많은 종류가 있다. 깃털로 만든 ‘우선(羽扇)’, 자루가 달린 둥근 부채인 단선(團扇),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접선(摺扇)’, 모양이나 용도가 다른 ‘별선(別扇)’ 등 크게 네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우선(羽扇)’은 모든 새의 깃털로 만들 수 있으나 몸집이 큰 새의 깃털이 주로 쓰인다. ‘단선(團扇)’은 원선(圓扇)이라고도 하며 방구 부채라고 한다. 둥글다는 뜻으로 특히 부챗살에 깁(紗)이나 비단 또는 종이를 붙여 만든 둥근 모양을 일컫는다. ‘단선(團扇)’ 에서 대원선(大圓扇)은 크고 둥근 부채를 말하며, 태극선(太極扇)은 부채에 태극 모양을 오려 붙이거나 그림으로 장식한 부채를 말한다. 또한 ‘접선(摺扇)’도 종류가 많은데 먼저 홍선(紅扇)은 선면을 붉은 색으로 만든 부채. 화선(畵扇)은 선면에 그림을 그려 넣은 부채다. 산수를 그려 넣은 것은 산수화선, 매화나 새를 그려 넣은 것은 매조화선 등으로 부른다. 선면화로 대나무, 난, 신선, 화조, 풍속, 실경산수, 나비와 꽃, 연꽃, 모란, 기러기, 초충, 민화, 용, 호랑이 등 회화의 모든 소재가 그대로 표현된다. 그리고 ‘별선(別扇)’은 더위를 식히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 이외의 특별한 용도로 모양이나 재료를 다르게 하여 만든 부채다. 예를 들면 혼선(婚扇)으로 혼례식에서 신부가 초례청에 나올 때 얼굴을 가리는 도구로 쓰던 것이 그것이다. 이외에 진주선(眞珠扇)은 혼선의 일종이지만 주로 조선시대 궁중에서 공주가 혼례 할 때 얼굴 가리개로 사용했다. 이러한 한국의 전통 부채와 더불어 민족 정서가 짙게 배어있는 민화는 사랑, 희망, 행복 등 다양한 상징성을 담고 있어 사람들을 자유로운 상상의 세계로 이끈다. 여기엔 아름답게 살고자 하는 염원이 녹아있고 시대를 뛰어넘는 놀라운 상상력이 담겨있다. 우리가 전통(民畵)에 대해 모르고 매력을 느끼고 친숙해진 것은 많은 의미의 내용을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소재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거나 알고 있는 것들이라는 점과 사랑하는 할머니나 어머니들의 정성이 깃든 간절한 기원이라는 행위가 비춰져 있고 인간 본능의 애정과 사랑의 엄숙함까지 실감하게 된다. 민화(民畵)는 더러는 해학적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선대들의 시대상은 물론, 민족의 미의식과 정감이 표현되어 많은 이들을 감동케 한다. 민화(民畵)에는 무병장수(無病長壽), 부귀공명(富貴功名), 다산(多産), 벽사구복(辟邪求福) 등 인간으로서의 소박한 바람이 표현되어 서민들의 삶에 대한 강한 애착과 동경이 깃들어 있음을 알게 해준다. 서민들 사이에서 자생적으로 발생한 민화(民畵)는 풍속을 주로 그렸지만 장소와 용도에 따라 그림의 주제도 달라졌고 어디에 쓰이던 한국인의 생활 속 각종 상징이 강렬한 색채와 화법으로 표현된 것은 동일하다. 또한 민간신앙과 결합해 부적의 역할도 한다. 대문에 붙여 집의 안녕을 기원한 ‘작호도’가 대표적이다. 민족 종교였던 연꽃이 담긴 ‘연화도’, 사랑방의 문방사우가 있는 ‘책가도’, 물속의 생물(잉어, 메기 등)을 그린 ‘어해도’, 각종 꽃을 담은 ‘화조도’ 등 민화(民畵)는 전통 회화를 모방해 쉽고 재밌게 표현했는데 널리 전파되어 생활공간을 장식하는 데 쓰였다. 왕실까지 전파되어 궁궐 곳곳에서 벽화 장식품으로 만날 수 있는 민화는 민중의 문화를 넘어 지배층까지 매료 시켰다.

전통과 소통으로 시대정신 일깨운 종합예술로 세계에 알려
포항 출신인 이정옥 작가는 오랜 기간 ‘선면화(扇面畵)’로 방대한 작업을 해왔다. 그가 민화(民畵)에 빠져든 된 동기는 이렇다.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하며 어떤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되어야 하는 가를 혼자 고민했었다. 구상을 공부하지만 자신의 본질은 ‘한국인’ 임을 깨달을 것이다. 그리고 신바람이 있는 것을 파악해 그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했고, 이는 무속적인 ‘샤머니즘’ 에 있음을 발견했다. 이런 마음은 대학 졸업 후 이화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으로 진학하며 ‘한국 무신도의 도상학적 의미에 관한 고찰’ 논문으로 이어졌다. 그리하여 ‘민화가 어떻게 자리 잡을 것인가’ 연구하면서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한다. “무신도에 관한 연구를 하던 1970년대 당시 무모하다고 말리던 길을 헤쳐 온 것은 민화(民畵)에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았고 부드러우면서도 굳센 고격(高格)의 한국적 상징성에 매료되었기 때문이었어요” 이정옥 작가는 “당시에 소수의 화가들만이 민화 작업하는 것을 보고 맥(脈)을 이어야겠다는 결심으로 지난 40여년 간 민화에 매달려 왔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에서 무속 그림을 이해 못한 이들은 ‘또라이’ 라고 했고, 오래도록 연락이 안 닿은 지인들은 심지어 “죽었다”고 까지 했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자신의 창작세계에 몰두했다. 오늘날 정통 민화는 현대적으로 재해석되어 우아하고 화려하며 실용성을 중시한 예술로 리빙아트(Living Art)로 발전했다. 여기엔 민화 본래의 제자리를 찾아가는 심오한 의미도 담겨있다. 우리 혈맥에 도도히 흐르는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삶, 얼, 멋이라는 한 민족의 혼(魂)이 스며있기 때문이다. 호방한 성격의 이정옥 작가는 누구에게나 친근감하고, 우아하고 화려하면서 실용성이 겸비된 작품으로 승화시켜가는 게 특징이다. 그는 족자, 소반, 병풍, 장롱 등 우리 어머니들의 은근한 정서를 녹여내어 민화 본연의 멋을 그대로 살려낸 모던한 민화의 탄생을 일궜다. 그는 “민화에는 소통을 통한 시대정신을 일깨우는 지혜가 스며있다” 며 “어떤 민화에나 진부한 사고를 넘은 새로운 착상이 가득하다”고 말했다. 현재 세계 민화 전시장에서는 한국 민화를 평하며 놀라는 외국인들이 많다. 어느 나라 민화보다 그 경지나 양식의 전개가 우수해 근래에 와서 여러 시각에서 재평가되고 있다. ‘외국에서 민화를 배우고 싶다면 직접 찾아오라’ 고 말할 정도로 이정옥 작가는 이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크다. 작가로서 결코 쉽지만은 않았던 세월. 이정옥 작가는 대한민국 대표 종합 민화 예술가로 자리매김하기에 이른 것이다. 세계에 민화를 널리 알리며 작품에 몰두하는 그는 “저는 민화(民畵)만이 가능한 착상은 과연 무엇일까를 늘 고민합니다. 이를 통해 소통과 혼(魂)의 시대정신을 일깨우고, 또한 세계인과 같이 공감하길 바랍니다. 위대한 예술 정신의 확장을 위해 더욱 강건한 창작 자세로 계속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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