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업회사법인 ㈜한국커피트리 오흥석 박사

지난 10년 동안 한국의 커피시장은 눈부신 성장을 이루어냈다. 이제는 한국인에게 ‘커피’라는 것은 없어선 안 될 존재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의 커피전문점 매출은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커졌고, 한국의 원두 소비량은 약 15만t으로 세계 6위 규모에 해당된다. 또한 작년 12월 기준으로 커피 수입액은 15조에 달한다. 커피는 이제 기호식품을 넘어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고, 그 외에 부산물로 비누, 건강음료, 사료 등을 개발하는 등 제2의 원유라 할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이다. 그러나 커피는 브라질,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등이 원산지인 아열대 작물이기 때문에 수입 의존도가 높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커피를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커피나무를 40년 동안 연구하면서 국산화에 완전 성공한 ㈜한국커피트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최근 증평군 새마을지도자 농민후계자들에게 사과, 배를 대신해 농가 소득원으로 커피나무를 알리고 있는 ㈜한국커피트리 오흥석 박사를 만나 우리나라 커피시장의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향후 개선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수명 100년의 커피나무, 한국 농가의 희망으로 떠오르다
한국산 커피를 대중화시키기 위해 정부의 정책자금 지원이 절실해
인터뷰 시작과 함께 오 박사는 “이제 커피나무의 국내 재배에 성공해서 커피 국산화를 이루었다. 하지만 갈 길은 지금부터다. 많은 농가에서 재배하여 커피 국산화를 더욱 활성화시켜야 한다. 이는 농가의 새로운 고부가가치 수입원으로서뿐만 아니라 15조원이나 되는 커피 수입금액의 외화 절약과도 직결된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질 좋은 커피를 많은 커피 국내 애호가들이 먹는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다”고 설명했다.
지금의 오 박사는 오랜 세월에 걸쳐 커피를 연구하는 동안 미친 사람, 또라이, 사기꾼이라고 손가락질당하는 등 다른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지켜봐야만 했으며, 수많은 실패를 통해 얻은 스트레스로 대장암에 걸리는 등 힘든 나날을 지속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포기하지 않고 커피나무를 꾸준하게 연구하며 지금의 ㈜한국커피트리를 만들어냈다. 커피나무는 수명이 100년이기 때문에 3대가 먹고 살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농가들에게 고부가가치 수입원이라는 희망으로 떠오른 작물이다. 국내 커피는 수입산 커피에 비해 비싼 가격이지만 과육이나 커피 잎으로 제품을 만들어 상품화하기 때문에 오히려 경쟁력이 있다. 그러나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작물이기 때문에 수확 작물을 통해 수익을 내야 하는 농가로서는 부담스러운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해 오 박사는 “커피는 다른 작물과 다르게 싹을 틔워 수확까지의 기간(3년)이 오래 걸리고, 인건비, 난방비 등 절대적인 운영비가 들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자금 지원이 절실하다”며 “한국산 커피를 대중화시키기 위해서는 각 농촌마다 재배농가가 많아야 하고,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보조해 줘야 한다”고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커피 박사 오흥석 박사! 현대판 문익점인가?’
평범한 체육교사에서 40년 커피 전문가로 거듭나다
한국의 기후에 맞게 커피나무를 품종 개량시켜 재배하다
㈜한국커피트리 오흥석 박사는 40년 동안 커피 연구에 매진한 커피 전문가다. 하지만 그는 처음부터 커피를 연구한 것은 아니었다. 오 박사는 경희대 체대를 졸업하고, 체육교사, 체육학 박사를 취득한 체육인이었다.
그런 그가 커피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김영삼 대통령 재임 시절 초대받은 조찬 식사 자리를 통해서였다. 조찬 식사 자리에서 참여자들과 대통령이 국산 차보다 커피에 관심을 갖는 것을 보고 이러한 커피를 국내에서 재배하고자 하는 꿈을 품었다.
이후 오 박사는 정부 지원을 통해 스코틀랜드에서 이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커피에 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커피 연구를 위해 아프리카, 남미 등 세계 90여 개국을 돌아다니면서 국내 재배 환경에 맞는 커피나무를 찾기 시작했고, 결국 네팔의 ‘만델링’ 종을 발견하기에 이르렀다. 만델링은 영하 4도 가량의 추운 날씨에도 견딜 수 있는 강한 생명력을 지닌 커피나무 품종이다. 만델링 종을 선택한 오 박사는 국내로 가져올 방법을 모색했다.
열매를 잔뜩 먹어 국내에 입국한 오 박사는 설사제를 먹으면서 몸속에 씨앗을 다 받아냈다. 이렇게 힘들게 가져온 만델링 종을 품종 개량해(6~8m까지 자라는 나무를 최대 2m까지만 자라게 만들었다) 충북 월악산 자락 고지대에서 비닐하우스 재배에 성공시켰다. ㈜한국커피트리의 커피나무는 하우스에서 4~5도로 유지해서 키우고 있다. 커피는 열대 지방에서 4개월이면 수확이 가능하지만 국내에서는 7~8개월 정도 걸리고 있다.

버릴 게 하나도 없는 작물 ‘커피’
㈜한국커피나무, 전국 시·군 지자체의 농업기술센터와 함께 커피나무 연구
커피는 버릴 게 하나도 없는 작물이다. 항암효과가 있으며 연육 작용, 탈취 작용에 좋다. 국산 커피의 경우는 로스팅을 하는 과정에서 생두를 서서히 볶는다. 그래서 보통의 로스팅 과정과는 다르게 발암물질이 발생하지 않는다.
커피 생산은 선진국보다 후진국에서 이루어진다. 하지만 ㈜한국커피트리는 우리나라에서 자생하지 못하는 커피나무를 다년간 연구하여 파종 육묘 재배 수확까지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월악산, 전북 전주와 장수, 경기 평택과 화성, 충남 천안과 논산 등에서 커피나무가 재배되고 있다. 국내 커피나무 열매는 2월부터 10월까지 수확되고 있다.
여기에 ㈜한국커피트리는 커피 생잎을 갈아서 비누, 음료, 샴푸 등을 만드는 특허를 받았고, 현재 전국 시·군 지자체의 농업기술센터와 함께 한국 토양에 맞는 커피나무 개발, 최적의 발아 조건, 생두의 향미와 품질 증진, 수확량 증대, 노지 재배 방법 등을 연구하는 중이다. 연구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향후 3년 이내에 일반 가정에서도 관상용으로 커피나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며 수입 의존도가 높은 커피를 국내에서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되어 경제적인 효과도 창출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금융기관의 나무묘목 판매 오해 해소로 ‘커피 국산화’에 큰 걸림돌 제거해야
㈜한국커피트리는 작년 약 100억 원의 매출에서 올해는 200억 원의 매출을 목표로 잡았다. 하지만 최근 금융기관의 무지와 오해에서 급제동이 걸렸다.
오흥석 박사는 “나무묘목을 판매하는데 카드를 사용 못하고 있다. 카드사는 매출을 보고 오해를 한다. 나무하나가 100만원, 200만원 거래되는데 이것을 카드깡 또는 유사수신행위라고 의심하고 거래를 못하게 해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회사에 직접 와서 확인하는 카드사도 있는데.. 다른 카드사에서 인정을 하지 않으니 전부 인정을 안 해 준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금융감독원에 질의도 하고 답변도 받았는데..”하면서 더욱 아쉬워했다.
사실 모든 상거래가 카드로 거래되면 매출이 투명해져서 세금의 탈루가 나타나지 않는다. 이점에서 정부나 세무당국도 카드 사용을 권장한다. 하지만 나무묘목 거래에 대한 카드담당자의 이해부족 또는 오해가 한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거나, 우리나라 커피산업의 국산화에 큰 저해요인이 된다면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금융기관 모두가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아니 고민을 넘어 바람직한 방향으로 조속히 개선되어야만 커피 국산화를 통해 농가소득 증대와 외화 절약으로 이어지는 길임을 깊이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