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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속에서, 또 다른 삶을 사는 「작가 김복수」화선지와 서각 앞에서 또 다른 세상을 마주하다
신태섭 기자  |  tss7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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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2.26  09:4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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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내적 열망으로부터 시작한 쉼 없는 작은 노력이 창조한 아름다운 결과물, 이것이 예술작품의 탄생 과정이다. 그 중에서도 우리의 전통 예술인 서예와 서각은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작업 과정이 필요하다. ‘한 획 한 획’ 예스러운 혼을 담은 서예, 자연의 섭리를 담고 있는 나무의 결을 한 치 거스름 없이 칼로 표현해내는 서각을 이른바 ‘서도(書道)’라 칭한다. 몸과 마음을 정갈히 하고 수행하듯 선 하나, 칼의 상흔 하나씩 채워나간다. 동양의 대표적인 예술인 서예와 서각은 매우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본지에서는 역사와 문화의 전통을 지키고, 서예와 문인화 그리고 서각의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전통예술을 계승하고 더욱 발전시켜나가는 평촌[平村] 김복수 작가를 만나보았다.

‘빗자루 대신 붓을 잡은 작가’, 예술적인 열정과 재능 앞에 그에 대한 편견 사라지다
예술계와 언론에서는 김복수 작가를 ‘빗자루 대신 붓을 잡은 작가’라고들 말한다. 강원도 동해시 시청 소속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김 작가는 퇴근하면 빗자루 대신 붓이나 칼을 잡는다. 그를 처음 만나기전 본지 기자의 머릿속에는 예술을 하는 환경미화원이라는 생각이 어떤 선입견처럼 깊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를 만나러 가는 길 환경미화원과 예술인간의 어떤 연결 고리를 찾으려 하고 있었다. 환경미화원과 예술인, 과연 어떤 사람일까? 가득한 호기심을 안고 그와 그의 작품을 처음 본 순간, 나의 머릿속에는 ‘환경미화원 김복수’라는 인물은 모두 사라지고, ‘작가 김복수’라는 사람만이 남았다. 그가 보여준 예술에 대한 엄청난 열정과 뛰어난 작품 앞에서 그의 또 다른 직업에 대한 관심 자체가 사라져 버렸다.

“서예를 시작한지 어언 25년이 흘렀다. 끝이 없는 길을 걸어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모른다. 문인화는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계기가 되고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이미 다른 세상을 살아간다. 좋아서 하는 일에는 아무리 힘들어도 힘든지 모른다. 화선지에서 만나는 또 다른 세상이 있기 때문이다”

-김복수 작가 노트 중에서...

   
▲ 평촌[平村] 김복수 작가

제한된 공간과 시간, 예술에 대한 끝없는 열정과 끊기 앞에서 아무런 장애 되지 않아
그에게 예술은 어떤 거창한 존재가 아니고, 삶 속에 또 다른 삶이다. 화선지와 서각을 앞에 두고 또 다른 세상을 마주하는 것이다.
김 작가는 오랜 시간 생계를 위해 대형트럭 운전부터 각종 제조공장, 선원 등 안 해본 일이 없다. 지금의 환경공무원 직업을 가진지는 15년 되었다. 여러 직장을 거치며 보낸 오랜 세월 속에서도 그가 놓지 않은 것은 바로 예술이었다. 25년 전 가장 힘들던 시절, 그는 처음 서예를 접하면서 그가 가지고 있던 예술에 대한 열망과 재능에 눈을 떴다. 서체를 하나씩 하나씩 연습하고, 문인화를 그렸으며 다시 서각을 위해 칼을 잡았다. 충분하지 않던 주머니 사정과 부족한 시간은 끊기와 열정 앞에서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김 작가는 “붓을 들고 많이 연습하는 것이 좋은 필력을 가지는 핵심이다. 다른 작가들의 작품도 보면서 나에게 필요한 것을 찾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처음에는 종이 한 장의 차이가 시간이 지나 엄청난 차이를 만든다”고 언급했다. 낮에는 거리를 청소 하고, 밤에는 붓을 잡았다. 정신 나간 사람처럼 붓을 잡았다고 한다. “마치 사막을 걸어가는 느낌이었다. 작품을 완성하면 마치 오아시스를 만나는 듯한 기쁨을 얻었다. 오아시스에서 갈증을 해결하고, 다시 새로운 작품을 위해 떠나는 것, 그것이 작품 활동의 묘미다”고 언급했다.

강건하면서 부드러운 필획과 섬세하면서도 서정적으로 표현된 문인화
문인화나 서각 모두 필력과 붓 혹은 칼에 대한 움직임에 대한 이해도가 많이 필요하다. 좋은 서예가가 뛰어난 문인화 작가인 경우가 많은 이유다. 그에게 서각은 붓이 칼로 변했을 뿐이다. “칼이 곧 붓이고, 붓이 곧 칼이다. 칼을 사용해 서체와 필로를 잘 표현하고, 칼의 도흔을 살려야 한다. 마지막에는 작품에 맞는 색깔을 입힌다. 서각에 입히는 색은 우리가 입는 옷과 같다. 겨울과 같은 작품에 여름과 같은 옷을 입힐 수는 없는 것처럼...”
그의 필획을 보면 매우 강건하면서도, 이슬비처럼 부드럽다. 또한 ‘산의 향기’, ‘매화도’ ‘강가에서’와 같은 그의 그림들을 보면 그가 느낀 자연의 아름다움을 우아하면서도 서정적으로 때로는 매우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런 그의 작품을 먼저 본다면 큰 빗자루를 들고, 힘든 하루를 보낸 새벽의 거친 길바닥을 빗질하는 그의 모습은 상상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오랫동안 갈고 닦은 서예실력, 서각을 통해 더욱 빛나다
그의 탄탄한 서예 실력과 문인화를 그리며 익혀온 예술적 표현성은 서각이라는 종합 예술을 통해 더욱 강인하게 표현되고 있다. 이러한 그가 오랫동안 보여준 예술적 열정이 다양한 수상경력으로 이어지며, 지금은 어디를 가든 작가라는 수식어가 당당히 따라다닌다. ‘제 35회 대한민국미술대전 문인화 최우수 상’ ‘2016 대한민국 미술대전 문인화 특선’ ‘대한민국 서예대전 서예 입선’, ‘강원서예문인화대전 전각 특선, 서예 특선’ 등 지난 몇 년 사이 수많은 타이틀을 거머쥐며, 예술인으로서의 명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김복수 작가는 마지막으로 “앞으로는 후진양성에도 노력을 기울이며, 진정한 작가의 길을 걸을 것이다. 진정한 작가란 작품은 시대에 따라 변하지만, 예술적인 마음은 변하지 않는 것이다. 나의 마지막 과제는 지역의 예술인들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개인 미술관을 건립하는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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