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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내면을 드러낼 수 있는 그림이 진정한 그림이다”선묵화(禪墨畵)와 서양화의 융합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는 윤호철 화백을 만나다
안정희 기자  |  honesty58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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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8.24  09:3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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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호철 화백

전 세계적으로 아시아 문화, 동양문화의 열풍이 일어난 지는 오래되었다. 하지만 아시아 국가들의 정치, 사회, 경제적인 도약이 계속되고 서구 유럽 문화가 그 한계를 드러냈다는 석학들의 지적이 이어지면서 동양문화에 대한 세계적 관심은 계속해서 증대되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 상황 속에서 한국적인 깨달음과 사상이 담긴 선묵화와 서양화의 융합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작가가 있다. 바로 사단법인 Asia미술연구회 이사장이자 부산대학교 국제통상법연구소 이사장으로 활동 중인 윤호철 화백이다.
그리고 토목기사와 설계기사 1급 자격증을 취득하고 서울에 소재한 원자력, 화력, 가스 발전소 건설 특수 플랜트 분야의 중소기업인 우림 플랜트(주)의 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선묵화라고 하면 우리에게는 조금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한국화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다.
서구문화권에서 들어온 서양화가 정교한 묘사와 수학적인 구도, 다양한 색상의 사용을 특징으로 삼고 있다면 동양화, 그리고 동양화의 한 갈래인 한국화는 붓과 먹만을 활용하여 대담한 생략과 변형을 통한 심상의 표현, 먹과 여백의 대비를 통한 특유의 미학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이렇게 먹을 사용해서 인간의 깊은 심상의 묘미를 보여주는 한국화는 주로 향유해 온 사람들이 속한 집단에 따라 문인화, 선묵화 등으로 나누어진다. 문인화는 전문적인 화백이 아닌 사람들 중에서도 선비 및 사대부, 왕실의 사람들이 즐겨 그렸던 스타일의 그림이며 선묵화는 불가의 승려들이 즐겨 그렸던 스타일의 그림이다.
문인화와 선묵화 모두 붓과 먹을 주로 활용해 사물의 외면을 표현하기보다는 그림을 그리는 창작자의 내면세계를 과감하게 표현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나 문인화가 선비와 사대부들의 유학적 세계관과 사상을 주로 그려낸다면 선묵화는 불교적인 화두와 깨달음을 소재로 삼아 작품의 깊이를 더하는 그림인 셈이다.

어릴 적부터 두각을 드러낸 예술혼…해외 열광에 깊은 감명 받아
충남 노성에서 태어난 윤호철 화백은 어렸을 때부터 미술에 강한 두각을 드러내며 주변으로부터 그림에 재능이 있다는 평을 받곤 했다. 하지만 예술인이 제 대우를 받지 못하던 시절, 귀한 아들을 ‘환쟁이’로는 절대 만들 수 없다는 집안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경성대학교 무역학과 무역대학원을 졸업 후 정부 별정직 공무원으로 근무 하였다.
윤 화백은 그렇게 그림과 멀어졌던 자신이 다시금 그림에 몸을 담을 수 있게 된 동기를 준 것은 홍익대학교 미술대 학장 이후 석좌교수를 역임한 이두식 박사의 영향이라고 회고한다. 자신의 미술적 재능을 일깨워 주고 미술에 열정을 품을 수 있도록 많은 칭찬과 소통으로 일깨워 준 분이라는 것이다. 이두식 박사와의 만남으로 다시 미술에 꿈을 품게 된 윤 화백은 당대 문인화의 대가였던 중농 화백에게 1년 정도 사사를 받은 후 국전에서 입선 특선으로 등단하여 더더욱 주목받게 된다. 이후 서양화의 대가 이두식 화백, 선묵화의 대가 벽천 선생의 문하를 거치며 그만이 가진 예술적 심성과 신념을 개화시키게 된다.
한국적인 심상을 가득 담은 문인화와 선묵화를 서양화에 적용하여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하는 것이 윤 화백의 작품세계이자 그의 특징이다. 이러한 그의 예술세계는 한국에서보다 오히려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는 그의 해외 전시 기록이 보여준다. 그의 국외 전시 기록은 이태리 밀라노, 터키 이스탄불, 그리스 대통령궁 초대전, 아제르바이잔 바쿠, 하와이 정부 초대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이 있으며 특히 일본과 중국에서 높은 인기를 얻어 전시 때마다 매진기록을 세울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많은 해외 출장 경험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경험이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 윤 화백은 일본 NHK 방송국에서의 초청 정신 경험을 꼽았다. 일본의 국전인 전일본전 첫 출품 때 일본 외무부장관상을 수상한 것을 계기로 하여 일본 NHK 방송국 초청 전시회를 하게 되었는데 첫 전시회이기에 크게 기대하지 않아 소품 30점만을 들고 전시를 시작하였으나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매진기록을 세우게 된 것이다. 이때 NHK측은 궁여지책으로 윤 화백에게 현장에서 그림을 그려 줄 것을 요구했으며 현장에서 그림을 그리고 그것이 팔리는 경험, 자신의 그림이 완판이 되고 당시 돈으로 4천만 원 정도의 돈을 받는 경험은 지금도 잊지 못하는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윤 화백은 회고한다.

가장 인상적인 해외 전시 경험은 일본 이후론 아제르바이젠
그 이후로 윤 화백의 독특한 예술세계는 전 세계 미술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아 일본, 중국, 이탈리아, 터키, 그리스 등 전 세계를 다녔지만 특히 기억에 남는 곳은 그리스 총리의 초대, 터키 대통령의 초대, 아제르바이젠 왕의 초대였다고 윤 화백은 이야기했다.
특히 아제르바이젠 전시회 때 왕비에게 그림을 그려 기증한 것을 계기로 왕궁 초청을 받아 융숭한 대접을 받은 것은 잊기 어려운 경험이었다고 한다. 아제르바이젠 왕가의 입장에서는 당시 한국이라는 나라도, 한국의 미술가도 낯선 존재였겠지만 순수하게 그림에 매료되고, 그림에 담긴 예술세계를 존중해주는 태도에 강한 매력을 느낀 것이다.
이 외에도 윤 화백은 서양 및 일본에서 전시를 하면서 작가에 대한 편견 없이 순수하게 그림만으로 평가받을 때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한국에서는 특히 학력에 따라 사람을 평가하는 풍조가 강하며, 윤 화백같이 이름 있는 대학에서 정규 미술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작가의 경우 순수하게 그림의 예술성만으로 평가받기 어려운 것이 사실인데 해외에서는 그런 편견여린 시선으로 쳐다보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또한 윤 화백은 해외의 경우 정부 관료들 중 예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많으며, 관심만큼이나 예술적인 심미안을 가진 사람들이 돈을 아까워하지 않고 예술에 투자하는 모습 역시 큰 인상을 남겼다고 이야기했다.

미술은 현실 속에 살아 있는 대상을 매개로 자신의 내면을 끌어내는 것
예술을 하는 사람이라면 자신만의 고집과 신념이 있는 법이다. 고집과 신념을 지키는 집요함이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만들어내는 데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윤 화백은 예술가로서 자신의 고집에 대한 질문에 자신은 결코 사진을 보고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사진을 보고 그림을 그리는 것은 단순히 사물의 외형을 따라 묘사하는 것일 뿐, 살아 있는 존재를 그림으로써 자신만의 색으로 자신의 내면세계를 표현하는 데에는 한없이 모자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그의 사상은 그의 예술세계의 기반을 형성하는 선묵화의 기본과도 맥이 닿는다. 불교의 선승들이 자신의 내면적인 깨달음을 외면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그려내는 선묵화는 그 특성상 외면적인 ‘모습’을 흉내 낸다고 해서 따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자신의 머릿속 깨달음, 말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그것을 꺼내어 표현하는 데에 그 의미가 있는 예술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끊임없는 사색과 고민을 잘 보여주는 것이 그의 여러 선묵화에서 드러나는 고스톱 치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선(禪)은 성스럽고 점잖지만 고스톱은 세속적이고 어찌 보면 불경한 이미지이다. 하지만 화백은 고스톱 판 위에는 희로애락이 있으며, 각자의 운명을 걸고 둘러앉은 사람들의 표정 속에 인생이 있다고 말한다. 인생과 선은 마치 표리일체와 같은 존재인 것이다.
또한 선묵화의 과감한 필치와 감각. 서양화의 섬세한 색감과 묘사가 어울린 독특한 감각의 정물화 역시 윤 화백을 대표하는 그림이다. 윤 화백 스스로는 원하는 색감을 내기 위해 색을 배합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이야기하지만, 분명히 서양화적인 문법으로 그려졌음에도 불구하고 동양적인 필치와 여백의 미를 자아내는 그의 그림은 분명 동양과 서양의 융합이며, 세계적인 동양 열풍을 예술계에서 어떻게 주도해 나가야 할지 알려주는 이정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미술계, 재능 있는 인재를 찾아낼 수 있는 심미안 가져야
윤 화백은 관객들을 대할 때는 눈높이 전시를 중요하는 한편 자신의 생각과는 별개로 관객의 생각과 느낌, 감상을 존중한다고 이야기한다. 특히 전시를 할 때는 나를 만나러 온 관객들을 위해 현장에 항상 있는 것이 자신의 신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양적으로는 과거보다 더할 나위 없이 성장했으나 질적으로는 그렇지 못한 한국 미술계를 비판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며 자라나는 인재들을 이끌어가야 할 미술계의 교수 등 지도자들이 진짜 예술적 인재를 찾아낼 수 있는 안목을 더욱 키워야 한다고 촉구하는 한편 앞서가는 세대의 이들이 뒤따라오는 학생들이 걱정 없이 자신의 예술혼을 불사르며 창작할 수 있는 환경을 더 잘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것이 예술계에 원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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