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무형문화재 제3120호 이해복 소목장

인간이 기본으로 갖추는 의식주에서 '주택'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안락하고 건강한 삶을 위해 마련해야 할 필수 항목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동식 주택' 이 혁신적인 주거문화 붐을 일으키며 초미의 관심으로 모아지고 있다. 그중에서 ‘이동식 한옥 주택’은 웬만한 요소가 다 갖춰지고 만족감이 높아서인지 수요자들 주문도 더해가는 추세다. 이에 ‘이동식 한옥 주택’ 의 효용성 등 전반적인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 한옥 전문가인 이해복 선생을 찾아가 만나봤다. 도심을 벗어나 쾌적한 곳에 전원주택을 지어 생활하는 이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요즘은 다용도 ‘이동식 한옥’ 주문이 빈번하면서 활용도가 높아져 가는 추세다. 은퇴자나 지역 농축업자, 귀농인 등 실수요자들이 전문업체에 문의하는 일들이 잦아졌다. 여기엔 의식 수준 향상과 트랜드 요인도 있지만, 무엇보다 효율성과 가성비가 축적된 것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다음은 한옥 전문가 이해복 선생에게 일문일답으로 들어본 ‘이동식 한옥주택’ 내용이다.

Q 먼저, ‘이동식 한옥’이 부쩍 인기를 끄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A 이런 주택이 본격적으로 화두에 오른 건 10년도 채 안됩니다. 사전적으로 보면, 미국에서 발달한 주택으로 부엌이나 화장실 등 생활에 필요한 설비를 갖추고 자동차나 트럭에 연결하여 이동이 가능하도록 만든 주택을 의미합니다. 한 마디로 다용도로 쓸 수 있는 자동차와 같습니다. 용도에 따라 구성을 달리하면 별채로 사용해도 좋고, 휴가철에는 캐러밴처럼 사용하기에 좋습니다. 한국으로 치면 예전에 농가에서 쓰던 소형창고인 농막에서 유래하지요. 통상 이동주택은 농막을 포함한 것을 말하며, 농막에서 가장 고급 모델이 ‘이동식 한옥 주택’ 입니다. 여기서 먼저 알아야 할 점은 이동식 한옥의 경우 6평 이하라면 농막으로, 그 이상이라면 주택으로 신고 또는 허가를 받으면 됩니다. 예전에는 땅을 사서 그 위에 직접 짓는 전원주택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부터는 땅을 매입해 직접 집짓기도 하지만 이동식 주택의 효용성 때문에 이를 세컨드 하우스로 활용하는 사례가 많아졌습니다. 이동식 주택은 소형이라서 복잡한 행정 처리가 없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이동식 황토 주택은 용도를 넓혀 작은 찜질방으로 사용 할 수 있어 연세든 분들에게 인기가 있습니다. 특히, 올해 장마 때 곳곳의 산사태 사례에서 보여지 듯 이를 대비해 미리 안전한 곳으로 옮겨두고 일정 기간 사람이 머무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이동식 주택’에 더 관심이 모아지지 않나 싶습니다.

Q ‘이동식 한옥 ’은 어떤 구조로 이뤄지는지 설명해주세요.
A 한옥을 흔히 중목 구조라고 합니다. 일반 목조주택은 경목구조로 이뤄집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경목은 가벼운 나무며, 중목은 무거운 나무로 만든 것을 말합니다. 한옥은 그만큼 튼튼하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주택으로 이동주택에 적용한 겁니다. 구조는 전통 한옥 방식으로 만들었습니다. 인기 끄는 건 3가지 모델이 있습니다. 3평 찜질방(보일러 전용, 아궁이 겸용), 6평 한옥 (보일러 전용, 아궁이 겸용), 6평 농막용 한옥 주택 (원룸 혹은 투룸 선택) 등이 그렇습니다. 6평 이동식 한옥은 일단 공간이 넓고 생활 편의 시설이 있습니다. 작은 3평형 구조를 택지 지역에 설치할 경우에는, 가설 건축물로 신고하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작은 모델은 찜질방 하나 있는 정도가 됩니다. 이는 보일러만 들어가는 모델과, 아궁이와 보일러 겸용 모델로 나뉩니다. 창 설치는 주문에 따라 원하는 대로 할 수도 있습니다. 외관상 같은 평수라도 다른 느낌의 이동식 한옥 찜질방이 되기도 합니다. 이 외에도 4평형 5평형, 8평형, 16평형 등 다양한 종류로 나뉩니다.​ 아무리 작은 집이라도 골조는 중량 목구조로 만들기 때문에 튼튼하게 만들지요. 벽은 황토로 미장을 하고 내부에 편백을 사용해서 건강을 고려한 구조를 갖춥니다.

Q ‘이동식 한옥’에 쓰이는 자재는 어떤 것인지 알려주세요.
A 우선 이동식 한옥 주택은 싱크대나 화장실이 있어서 일반 농막처럼, 혹은 세컨드 하우스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좋습니다. 아궁이에 장작을 때서 뜨끈하게 땀을 흘리고 샤워도 하는데 이렇게 이동식 한옥은 용도에 따라 주택으로도, 농막으로도 사용이 가능하지요. 화장실은 타일로 마감을 해서 아파트에서 생활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이동식 한옥 주택은 보일러를 사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온수기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방 크기는 4평 정도 되니 웬만한 안방 보다 커 보입니다. 실내는 황토와 편백 나무로 마감을 해서 운치 있고 건강도 고려합니다. 이런 집의 장점은 통기성이 좋다는 것. 나무 재질로 쓰여져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며, 통기성이 우수해 벽 자체가 옹기 항아리처럼 숨을 쉬기에 항상 쾌적함을 유지해 주기 때문이지요. 천연 자재를 사용해 새집증후군과 환경호르몬으로 안전하고 방음효과도 큽니다. 현재 이동식 주택시장은 캐나다 등 북미에서 들여오는 외국산 나무들이 많고 업자들이 많이 다루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는 한국산 소나무 등의 부족으로 자재 확보에 어려움이 많다 보니 쉬운 외국산으로 쏠려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까다로운 수요자는 우리 몸에 맞는 옷을 찾듯이 가급적 건강에 좋고 뒤틀림 없는 고급 국산 나무로 이동식 주택을 지어달라는 주문을 하곤 합니다. 저희는 홍송과 적삼목 등 우수 자재를 쓰는 데 그렇다고 모두 사용하는 건 아닙니다. 문화재가 아닌 이상 이동식 주택에서 한옥 자재만으로 100% 맞추기란 쉽지는 않습니다. 한옥 자재를 전문으로 노하우가 있더라도 상황에 따라 외 자재가 어느 정도 들어가기 마련입니다.

Q 그렇다면 내 외부와 바닥공사, 마감처리 방식은 어떤가요?
A 예를 들어, 이동식 목조주택이라면 경량 목구조에 단열은 글라스울, 외장은 시멘트사이딩, 지붕은 아스팔트슁글, 창호는 제이드 미국식 시스템, 내장은 석고보드 등으로 완성하는 식입니다. 반면에 이동식 한옥 주택은 나무에 황토 등을 섞어 완성합니다. 기초 골조는 한옥 특유의 공법인 전통기법으로 짜 맞춤으로 제작합니다. 짜맞춤 기법은 나무에 홈을 파내어 나무와 나무를 연결하는 것을 말합니다. 못으로 나무를 고정하는 것보다 더욱 튼튼해 지진에도 끄떡이 없지요. 이동식 주택은 작은 평수이긴 하지만 집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하기에 단열 등에도 많은 신경을 씁니다. 한옥 이동주택은 나무 재질도 중요하지만 내 외벽과 바닥 등 마감으로 가치를 좌우하게 됩니다. 미장은 두 차례 걸쳐 진행하는데, 1차 미장은 울퉁불퉁한 벽면을 잘 메워주기 위함이고, 2차 미장은 잘 메워진 벽면을 매끄럽고 예쁘게 하기 위함입니다. 황토가 다 마른 다음에는 내부 벽면에는 수 제작한 천연 한지를 붙여줍니다. 황토 마감으로 끝내면 부스러기가 떨어지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지요. 한지를 벽면에 바르고 마르게 되면 한결 벽이 이뻐집니다. 외부 벽면은 경우에 따라 압축 볏집 보드를 놓고 얇은 졸 대를 일정 간격으로 놓아 잘 고정시킨 다음 그 위에 황토로 미장을 해주기도 합니다. 바닥공사도 세심하게 합니다, 초배지 작업도 빠질 수 없지요. 초배지 작업을 하는 이유는 장판을 바로 바닥에 붙일 수 없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초배지 작업 후 위에 장판을 붙여서 마무리해줍니다. 내부 천장은 한지 등을 달아 황토방의 매력을 더해 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모든 작업이 끝난 후 전통 한옥 팔각 문을 달고 창 쪽에 세살문을 달면 이동식 황토구들방이 완성됩니다.

Q ‘이동식 한옥 ’을 지을 때 고려할 사항은 무엇인가요?
A 사실 외국산으로 주택을 짓거나 국산 자재로 짓거나 차이는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수요자가 마지막으로 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업체 선정입니다. 수요자가 볼 때 그 업체가 얼마나 믿음 가는가에 따라 최종적으로 판가름 납니다. 이동식 주택은 특성상 가성비가 절대적입니다. 업체가 약속한 시일을 제대로 지키는지, 평당 들어가는 가격은 적정한지, 집을 짓고 나서 A/S를 제대로 해주는지 등을 잘 따져봐야 합니다. 이 외에도 설치장소, 전기가 들어가는 것. 주택의 크기가 넘어갈 경우 허가나 신고 등은 어떻게 하며, 장거리 이동시 적재 기준, 완성했을 때 포함되는 운송비 등 사전에 세밀하게 알아두는 게 좋습니다. 만약 이런 정보가 부족하다면 노하우가 있는 전문가에게 상담해 알아보고 짓는다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문의가 오면 고객의 입장을 충분하게 반영해 최선을 다해 가고 있습니다.

이해복 선생은 나무와 함께 45년의 길을 걸어온 장인으로 <한국무형문화재 3120호>로 지정된 인물이다. 요즘 그에게는 ‘이동식 한옥 주택’을 지어달라는 주문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그럴 때마다 이해복 선생은 “의뢰자들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완성된 주택에 큰 만족과 감사를 표하는 이들이 많다. 혼신을 다해 작품 제작하듯 멋들어지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그는 대전에서 <예창전통공예>를 운영하며, 개인 작업실은 충북 옥천에 있다. 오랜 기간 전통 한옥부터 사찰, 의암 송시열 사당, 육영수 여사 생가복원 등을 맡아 셀 수 없이 많은 작업을 했다. 현재는 '러브하우스' 상호로 경험 풍부한 직원들과 함께 꼼꼼하면서 세밀한 ‘이동식 한옥 주택’도 짓고 있다. 어떤 면에서, 이런 방식의 ‘주택’은 고정 주택을 보완도 하지만 장점이 상당히 많다. 연세든 분들이라면 코로나에 자칫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대중 찜질방을 대체해 안전한 개인 찜질방 겸 주택으로 활용하기에 그만이다. 도시에서 주말에 인구를 분산시켜 머무르게 하는 소형별장 기능도 한다. 앞으로는 수요자들을 위해 관할 기관도 행정 처리에 있어, 보다 유연성을 가지고 배려가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 또한 국민의 건강도 지키고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길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