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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화(押花)는 자연의 미에 인간의 노력을 담는 일… 많은 이들이 매력 알아줬으면”
안정희 기자  |  honesty58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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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1.24  09: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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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압화작가

꽃은 자연의 아름다움이 살아있는 존재다. 각양각색으로 피어 있는 꽃을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찾기 어렵다. 압화란 이렇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꽃을 평면화시킨 후 원하는 주제를 표현하는 미술 장르의 일종이다. 흔히 들판이나 산에서 발견되는 야생화와 주변의 꽃과 잎, 줄기 등을 채집하여 물리적 방법으로 전처리 과정을 거치는 기술로 누르고 건조시킨 후 회화적인 느낌을 강조하여 구성한 것을 보통 압화라고 칭한다. 꽃을 말려서 조형에 활용하는 기술은 드라이플라워 등의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압화는 꽃을 평면으로 말리서 활용하는 것이 특징으로 드라이플라워 등의 기법과 차이를 보인다. 압화는 자연풍경, 회화, 인물의 표현 등을 표현하는 데 아주 뛰어난 가능성을 제시하는 기법인 셈이다.
이렇게 많은 활용 가능성을 가진 압화지만 국내에서의 인지도는 높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미술과 공예의 장점을 모두 가진 압화의 매력을 이해하고 좀 더 많은 이들에게 전파하기 위해 힘쓰는 작가가 있다. 바로 대한민국 전통 압화 명장으로 활동 중이며 개인전 13회, 단체전 및 초대전 160회에 달하는 꾸준한 활동을 해 오고 있는 김현정 압화작가다.

압화를 시작한 지 20년째… 파고들수록 예술성 느끼게 돼
부산 기장에서 태어난 김현정 작가가 압화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 것엔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특히 꽃을 사랑하고 미술에 관심이 많았던 어머니의 모습은 김현정 작가의 관심이 꽃의 아름다움에 미치는 데에 큰 영향을 끼쳤다.
김현정 작가가 본격적으로 압화에 입문하게 된 것은 어머니의 권유였다. 김 작가는 압화의 미래성을 알아본 어머니의 권유로 본격적으로 압화에 입문하게 되었으며, 한국보다 먼저 압화를 발전시킨 일본 쪽의 자료를 찾아보며 기존에 피상적으로 상상했던 것보다 다양하고 아름다운 압화의 세계에 놀라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압화 작가가 되기 위해 나선 것은, 그때 받은 놀라움과 감동이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김 작가는 처음에는 실용성과 예술성을 모두 갖춘 압화의 세계가 상업적으로 좋은 아이템이라고 생각하여 시작하게 되었으나 압화를 알면 알아갈수록 그 특유의 예술성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을 이었다.
김현정 작가는 압화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대해 ‘四季’라는 말로 표현을 대신했다. 자연이 봄여름가을겨울, ‘四季’로 상징되는 원리를 따라 운행하는 것처럼 인생 역시 변화하는 변화의 아름다움을 평면에 담을 수 있는 게 압화라는 장르의 매력이라는 것이다.
“자연의 운행을 상징하는 四季, 그리고 그 안에서 찾는 인생의 다섯 번째 계절, 그것이 바로 제가 생각하는 압화입니다.”

압화의 근본은 꽃의 예술… 인내력 필요하지만 더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었으면
김현정 작가는 압화 작품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꽃을 선정하고, 채취하고, 그 꽃을 말리는 일’이라고 이야기한다.
압화에는 다양한 종류의 꽃들이 사용된다. 일반적인 회화에서 다양한 색의 물감이 하는 일을 압화에서는 꽃이 가진 자연스러운 색상들이 대신한다. 게다가 물감을 섞어 얻을 수 있는 색상들도 압화에서는 원하는 색을 가진 꽃을 일일이 수급하여 사용해야 하는 만큼, 꽃을 선정하고 수급하는 일은 압화에서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일인 셈이다.
김 작가는 압화에 사용되는 꽃의 수급처가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대해 초기에는 산과 들을 직접 다니면서 원하는 느낌과 색을 가진 꽃을 채취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자연 보호 문제가 불거지면서 질적으로 믿을 수 있는 화훼단지와 MOU를 체결하여 꽃을 공급받거나 직접 꽃들을 재배하여 채취해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 되었다고 이야기했다. 대량으로 수입되는 질 낮은 꽃을 이용할 수도 있으나 작품성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금기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꽃을 선정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꽃을 말리는 일이예요. 압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꽃을 말리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꽃을 말리는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그러한 꽃으로 만들어지는 작품의 완성도 전체가 기대할 수 없는 수준이 되어 버린다. 그렇기에 꽃을 말리는 것이야말로 압화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김 작가는 압화가 예술로서 가치를 갖기 위해서는 반드시 올바른 방법으로 꽃을 말려서 높은 품질을 가진 재료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한편 김현정 작가는 압화라는 미술 장르가 아직까지 대중들에게 굉장히 낯선 장르라는 점을 아쉬워했다. 압화라는 장르의 특성상 미술과 공예를 모두 포괄하는 융합적 지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압화의 공예성에 치중하여 예술적인 아름다움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가장 큰 아쉬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김 작가는 콘셉트에 맞는 색상과 느낌을 가진 꽃을 찾아내고 채취하는 것, 오랜 시간 동안 노력을 들여 꽃을 말림으로써 색과 모양 면에서 훌륭한 퀄리티를 가진 압화 재료로 탄생시키는 것, 오랜 시간이 걸려 만들어진 압화 재료를 평면 위에 새롭게 구성하여 하나의 예술로 탄생시키는 것 등의 작업이 모두 압화의 예술성에 강렬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대량생산되는 비슷한 장식물들과 비교당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가장 안타깝다고 이야기했다.
이러한 아쉬움이 김 작가가 압화의 예술을 대중적으로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려고 하는 이유일 것이다. 특히 김 작가는 원래 압화 작품을 액자 위주로 제작해 왔으나 테이블 장식 등 다양한 부분에 접목하여 그 매력을 대중에게도 전파하려고 힘쓰고 있다.

압화작가의 길은 쉽지 않지만 자부심 갖는 길… 끊임없는 아이디어 창출이 중요
“물론 압화는 경제적으로도 뛰어난 가능성이 있지만 압화에 관심을 가진 분들이 돈을 떠나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 끌리는 일에 도전해 보았으면 좋겠어요.”
김현정 작가는 압화에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와 같은 말을 남기며 무엇보다 끊임없는 공부와 연구로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여기에 더해 자신의 활동에 자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점도 잊지 않았다. 압화작가가 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자신의 활동에 대해 굳게 가져 온 자부심이야말로 압화 분야에 있어서 당시 최고상인 국무총리상 등을 포함하여 80여 개의 상을 수상할 정도로 멈추지 않고 활동할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 되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또한 그는 이러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압화의 매력을 전달하고 자신들이 가진 재능을 나누기 위해 뜻을 같이하는 압화작가들과 함께 봉사단체 ‘꽃향기를 머금은 미소’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봉사단체 ‘꽃향기를 머금은 미소’는 12년여간 지역 축제, 노인 복지관, 장애인 학교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재능봉사를 통해 어려운 이웃들의 마음에 따뜻한 햇살이 되어 주었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압화대전에서 수상한 상금을 쌀로 기부하는 등 물심양면 가리지 않는 선한 영향력을 이어나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김현정 작가는 일본 등 압화가 먼저 발달한 국가들 외의 다른 국가에서도 전시회를 진행하여 압화의 매력을 전달하고 싶다고 밝혔다. 압화의 근간을 이루는 꽃과 자연, 그리고 인간의 매력은 언어와 문화, 민족을 초월하여 모든 이들의 가슴에 직접 와닿을 수 있는 감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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