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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예술의 본분”
안정희 기자  |  honesty58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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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2.23  08:5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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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수 조소작가

조소는 3차원의 공간을 활용하여 입체적인 형상을 만들어내는 예술 장르다. 단단한 재료를 밖에서부터 깎아서 형상을 표현하는 조각과 무른 재료를 안에서부터 붙여가며 형상을 표현하는 소조로 나뉜다. 조소는 평면에 형상을 표현하는 회화와는 다르게 공간감와 입체감, 역동감을 살릴 수 있다는 것도 큰 특징이다. 인간 문명의 발달과 함께 소조 작품은 만들어져 왔기에 그 기법과 재료 역시 엄청나게 다양하다.
하지만 소조 작품을 음악이라는 완전히 다른 장르와 결합함으로써 새로운 현대적 감각으로 관객들과 소통하는 작가가 있다. 바로 한국조각가협회, 전주조각회, 현 C&I 디자인 대표로 활동 중이며 , 제19회 중앙미술대전 우수상. 제8회 미술세계대상전 특선 등을 수상하고 개인전 7회, 다양한 초대 및 단체전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박상수 조소작가다.

미술이 하고 싶어 부모님을 설득…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전라도 전주에서 태어난 박상수 작가는 삼남 일녀 중의 막내로서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냈다고 회고했다. 그는 어려서부터 미술활동을 좋아했고, 고등학교 때까지 미술부 활동을 했으나 미대를 가서 미술을 전공한다거나, 전업 미술가가 된다거나 하는 생각을 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대학 입시가 다가오면서 미술에 대한 애정에 이끌려 부모님을 설득하여 대학교에서 조소를 전공하게 되었다.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조소가 다른 어떤 미술 장르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과 함께 당시 건축 관련법이 개정되었던 것 역시 조소를 전공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그는 이야기했다. 미술계 진흥을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 입구에 조소 작품을 세우는 것이 의무화되면서 조소 작품의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 그 이유였다.
그렇게 조소를 전공하여 학창시절을 지내고 대학원 때 첫 개인전을 경험했다. 하지만 대학원을 졸업할 때쯤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바로 대한민국을 충격의 도가니에 빠트린 IMF 사태가 터진 것이다. 도저히 학업을 계속하거나 전업작가로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었기에 눈물을 머금고 미술가의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인테리어 업이나 건축 관련 직업을 가지기도 하는 등 박 작가는 대학원 졸업 후 장장 18여 년간 조소에서 손을 떼어야만 했다고 밝혔다.

미술은 관객에게 쉽게 다가가 감동을 줄 수 있어야… 음악 역시 그 일환
그렇게 오랫동안 미술과 동떨어진 생활을 했던 박상수 작가는 친구와 아내의 도움으로 인사동 아트센터 1층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면서 본격적으로 다시 미술의 세계에 들어서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 2001년 열린 박 작가의 18년 만의 개인전에는 과거에 없는 요소가 추가되어 있는 것이다. <The memories of music> 2001년 인사동 아트센터 1층에서 열린 개인전 제목처럼 박 작가의 조소에는 ‘음악’이라는 새로운 요소가 추가되었다.

“처음부터 음악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아내의 도움이 컸습니다.”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 아내의 도움으로 알게 된 음악의 세계는 박 작가의 작품세계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음악과 조소를 접목하여 일광된 주제 아래에 녹여낸 새로운 그의 전시는 스스로도 예상하지 못했을 정도로 좋은 호응을 불러일으키면서 이후 5회의 추가 개인전으로 연결되는 한편, 싱가포르 아트하우스에 초대를 받는 등 해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게 해 준 계기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조소와 음악을 융합한 것은 박 작가의 작품세계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박 작가는 현대 미술이 기본적으로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음악과 조소의 접목이 공감각적이고 전방위적인 힘으로 사람의 감정을 건드리고, 관객에게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돕는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인사동 아트센터 개인전을 진행할 때 음악과 조소 작품의 융합을 통해 처음으로 조소 작품에 마음으로 울리는 감동을 느꼈다고 극찬을 해 주셨던 관객분에게서 많은 것을 느꼈다는 것이 박 작가의 회고다.

“미술 작품이 제목과 작품의 내용을 통해 작가의 의도를 드러내는 데 의의가 있다면, 누구든 작품의 제목과 내용 속에서 그 의도에 공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작가의 본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상수 작가는 자신이 작품의 제목을 통해 드러내는 작품의 주제와 자신의 의도를 감상자들도 공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어렵고 난해한 작품이 현대미술의 본질이라고 여겨지는 이 시대에 다소 반항적인 신념일지도 모르는 박 작가의 생각이 눈에 들어온다. 또한 이러한 차원에서 박 작가는 개인의 정치적 신념 등 강한 색깔을 작품에 넣고 싶진 않으며 많은 이들에게 공감할 수 있는 순수한 아름다움을 지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간감과 역동성, 모던한 아름다움이 내 지향점”
박상수 작가의 작품 특징은 독특한 주제를 잡아 음악과 연관시키고, 나무, 유리, 크리스탈 레진, 금속, 대리석 등 다양한 소재를 사용, 서로 다른 소재와 물성이 화합하는 느낌을 살려낸다는 점이다. 특히 박 작가는 과거 인테리어 관련 직업을 가졌던 경험을 살려 조소에 건축적 기법을 접목함으로써 공간감, 역동성을 극대화시키고 심플하면서도 모던한 감각을 통해 보편성 높은 아름다움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인공적으로 색조를 더하기보다는, 다양한 재료가 본래 가지고 있는 색상을 드러내며 시각적 하모니를 자아낼 수 있도록 조율하는 것 역시 박 작가의 작품이 가진 특징이다.
박 작가는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전을 묻는 질문에 싱가포르 아트하우스 초대전을 꼽았다.
싱가포르는 동아시아에서도 예술을 애호하는 분위기가 크게 형성되어 있는 국가로 알려져 있다. 싱가포르에는 크고 작은 다양한 미술 전시관이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의 공간이 되고 있으며 개인의 부나 명성과는 무관하게 예술을 사랑하고 예술에 투자하는 데에 거리낌 없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이기도 하다.
이러한 싱가포르의 미술 애호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것이 싱가포르 아트하우스다. 싱가포르 아트하우스는 옛 국회의사당을 개조하여 전시관화한 것으로 박상수 작가의 당시 초대전은 싱가포르 총리도 방문하여 관심을 보이는 등 성황리에 치러졌다.
한국에서는 체험하기 힘든 큰 규모의 전시 후 스탠딩 파티도 놀라웠고 세계 각국에서 온 미술 애호가들이 자신의 작품에 큰 관심을 갖는 모습도 놀라웠지만 가장 놀라웠던 경험은 싱가포르에서 자신의 작품을 구매한 클라이언트의 집에 초대받아 갔을 때의 경험이었다고 박 작가는 회고했다. 큰 집에서 부유하고 화려하게 사는 사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집 곳곳에서 일상적으로 미술을 사랑하고 자연스럽게 마음에 드는 미술 작품을 구매하며 그러한 사실에 큰 자부심을 가지는 모습이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모습이었던 것이다. 동아시아에서 미술 애호 문화가 가장 발달한 국가 중 하나인 싱가포르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경제선진국이 된 한국, 미술도 조금 더 일상화된 국가가 되었으면…”
박상수 작가는 현재의 예술계에 바라는 점에 대해서 조금 더 많은 이들이 일상적으로 미술을 사랑하고, 즐길 수 있는 전방위적인 제반 문화와 지원이 형성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특히 해외의 경우 대중적인 미디어 매체들이 미술계 소식을 자주 다루고, 미술에 특별히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미술계 뉴스를 접할 기회가 많으면서 미술 애호가가 될 기회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그에 비해 대한민국의 경우 세계적인 작가들의 전시가 열려도 미디어가 이를 다루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 10위 내외의 경제 대국인 동시에 K-POP, 한국 영화 등으로 대표되는 타 문화 분야에서는 세계를 선도하는 위치에 있는 만큼 미술 분야 역시 좀 더 대중화되어 많은 관객들과 일상적으로 교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박 작가의 바람이다.
마지막으로 박상수 작가는 올해 12월에 미국 마이애미 행을 준비하고 있으며, 세계 4대 아트페어라고도 불리는 마이애미의 아트 바젤에 참여할 생각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또한 5월에는 새로운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는 등 작품 활동 그 자체를 즐기면서도 동시에 항상 발전에 목말라하는 열정과 포부를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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