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안군어린이집연합회 배문숙 회장

한 국가의 발전과 미래는 아동의 성장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출산도 중요하지만 영유아와 아동이 보다 건강하고 적절한 보호와 교육을 받아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영·유아 보육정책은 점진적으로 공공성을 확보해 가고 있으나 아동복지정책 부문은 공공성 및 보편성의 확보 정도가 보육정책과 비교하여 더욱 취약하다. 이에 함안군 어린이들의 영·유아 보육정책과 더불어 권익증진을 위해 남다른 노력을 하고 있는 함안군어린이집연합회의 배문숙 회장(꿈동산 어린이집 원장)을 만나보았다.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저출산 문제, 교사들의 처우 개선이 유일한 해답
“인간의 생애주기 중 두뇌발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영ㆍ유아기 시기는 어떤 환경에서 교육을 받느냐에 따라 인성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한 시기입니다. 아이들이 행복하고 안정적인 영ㆍ유아기를 통해 건강한 성인으로 자라도록 하는 것이 보육인들의 사명이자 의무입니다.”
2017년 함안군민간어린이집연합회 회장으로 취임해 2021년 함안군어린이집연합(4대분과)회 회장으로 어린이들과 보육인의 권익증진에 앞장서고 있는 배문숙 회장. 그는 “무상보육으로 부모의 보육료는 부담은 줄었지만 현재 표준보육단가는 물가 상승부분에만 반영되었을 뿐 인건비 상승률에는 반영하지 않았고 규모별 고정운영비 또한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산정입니다”며 “학부모의 경제적 고통을 초래하고 어린이집의 편법운영을 강요하는 이름뿐인 무상보육정책의 근본문제는 표준보육원가에 크게 미달하는 저가보육료에서 비롯되고 있습니다”고 지적했다. 특히 영ㆍ유아반만을 운영하고 있는 소규모 어린이집의 경우 운영비의 75% 이상이 인건비로 지출되고 있기에 운영난은 매우 심각할 뿐만 아니라 ‘저출산 및 코로나19로 인해 그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고 호소했다.
“저출산 문제는 결국 인구 정책인데 다른 나라들의 경우에는 외부인들을 포용함으로써 해결한 곳이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주민 정책은 어렵다고 봅니다. 서양은 다른 나라를 정복하고 그 노예들을 자국민으로 만들었던 역사들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제일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이 단일민족이라는 것입니다. 그 의식이 매우 강해서 타 민족을 배척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우리와 다른 이민족들에 대한 연대와 환대의 인식이 먼저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차별과 혐오의 시선을 넘어 연대와 환대로 그들을 대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는 이주 노동자들도 우리나라를 선택하지 않을 것입니다.”

어린이집의 희생만을 요구하지 말고 최소한의 적정 보육원가 보장이 필요
함안군 칠원읍에서 20여 년을 넘게 운영하고 있는 배 회장의 어린이집 실정도 다르지가 않다. 한때는 아이들이 89명까지 있었지만 지금은 절반도 안 된다고 한다. 어린이집에 대한 정부시책이 까다로워지고 보육통합시스템이 생기면서 회계 등 모든 부분에서 투명해졌다. 아이들은 줄었지만 인건비는 갈수록 인상되다 보니 매달 급여를 줄 때는 마이너스가 되면서도 인건비를 지불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에서 시행하는 무상보육이 관건이 아니라 실질적인 정부지원이 필요합니다. 언론보도를 보면 정부가 어린이집에 많이 지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보육료는 어린이집이 아니라 부모들에게 지원되고 있습니다. 어린이집은 그 보육료를 카드 결제를 통해 받아서 운영되게 됩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보육료 수입의 70% 정도가 인건비로 지급됩니다. 나머지 30%를 가지고 운영을 하지만 차량운행, 급간식비, 어린이집 운영 등 경비를 제하고 나면 원장인 제 월급도 못 가지고 갈 때가 부지기수입니다. 뿐만 아니라 정부에서 민간자본에 투자를 시켰으면서도 적정투자 보수는 고사하고 적정 원가도 인정해주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양질의 교육을 주장하면서 가격은 원가 이하로 통제해놓고 있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함안군만 하더라도 불과 1년 사이에 5~6군데가 넘게 폐업신고를 하기에 이르렀다.
일반적으로 어린이집은 정부가 지원하는 국‧공립 법인 어린이집과 민간‧가정 어린이집으로 분류된다. 국‧공립 법인은 보육교사의 급료가 정부에서 지급되고 매년 호봉이 적립되면서 직업이 안정화되고 있는 반면, 민간‧가정 어린이집들은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특히 민간‧가정 어린이집은 보육료 인상을 마음대로 못하고 표준보육료를 받도록 동결돼 있기 때문에 교사들의 처우가 매우 열악하다. 이에 보건복지부의 표준보육료를 현실화해 보육교직원 고용불안 해소 및 고용안정보육료를 현실화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이와 더불어 정부의 지원이 현실화돼 보육현장이 안정화되어 어린이들에게 안정적인 보육이 가능하도록 해야 할 때이다.
오랜 세월동안 영·유아 교육을 위해 노력해온 그는 “모든 교육 과정 중 유아기 때의 교육이 가장 중요합니다. 성인이 된 후에도 영ㆍ유아기 때 교육받은 습관과 사고관이 확장되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며 유아기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부모교육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한 전문가로 영유아와 아동의 바른 교육을 위해서는 부모교육이 반드시 우선되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아이들에게 보다 좋은 환경과 교육과정의 질을 높이는 데 끊임없이 연구하고 참된 보육 기본을 바로 세우고 원칙에 충실하여 보육현장을 화합으로 만들어 나갈 때 아이들이 가장 행복해질 수 있다고 전하는 함안군어린이집연합회의 배문숙 회장. 아이의 작은 행동과 변화에도 주의 깊게 관심을 가지고 세심한 부분까지 가정에 잘 전달하는 것도 상당히 중요한 역할이라고 전하는 그를 통해 함안군 보육시설의 질적 향상과 더불어 교사들의 처우개선을 통해 많은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