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개똥 정의" 이야기

소방관으로 재직하고 있는 박제현 소방관이 신간 에세이를 출간해 화제다. 그의 에세이 “나의 ‘개똥 정의’ 이야기”는 정의와 상생, 그리고 행복의 메시지가 담긴 책이다. 사실 우리가 생각하고 추구하는 정의는 정말 의롭고 올바른 행동이나 행위를 떠올리지만 실상 그렇지 않을 때가 많다. 그는 “힘의 원리에 의해 정의가 불의가 되기도 하고, 불의가 곧 정의가 되기도 하는 것이 인생이다”라며 “정의와 불공정 그 자체는 하나의 움직이는 생물이라고 생각한다. 절대적인 정의 또한 없고, 절대적인 공정도 없다”라고 말한다. 월간 파워코리아는 박제현 소방관을 만나 소방관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의 인생에 대해 들어보았다.

독자들에게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다가가고자 해
책 판매 수익금 90% 이상, 방송대 스터디 발전기금으로 사용할 것
현직 소방관으로 활약하고 있는 박제현 소방관은 지난 7월 19일 “나의 ‘개똥 정의’ 이야기”라는 에세이를 출간했다.
“나의 ‘개똥 정의’ 이야기”는 박제현 소방관의 초작이지만 글을 쓰면서 억지로 감동을 주려 하지 않았다. 또한 그는 본인의 치부를 드러내지 않고는 진실되고 진솔한 얘기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해 정말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가고 싶어 책을 출간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려고 하지 않고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고 한다. 이런 경우 불가피하게 자기 치부가 드러나면 움츠러들고, 뒤로 물러나 진정성이 없어보이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박제현 소방관은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서는 자기 치부까지 드러내야지만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다고 말을 했다.
그가 책을 쓰게 된 동기는 현재 회장을 하고 있는 방송통신대학교(서울지역 대학) 법학과 스터디의 상가 임대료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다.
박제현 소방관은 “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 5개 중 1개 스터디의 회장을 맡고 있다. 유튜브를 통해 회원 모집을 하려고도 했지만 스터디 공간이 지하에 있다보니 코로나19라는 악재로 회원 유치가 잘되지 않는다”라며 푸념을 했다. 또한 “발전기금 명목으로 회원들에게 한 달에 2,000~3,000원씩 걷어 나중에 1,000만원이 되었을 때 스터디 공간을 지상으로 올리는 걸 제시하기도 했지만 무산되었다. 그러던 중 스터디 회장으로서 할 수 있는 게 뭔가를 생각했고 고심 끝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책을 쓰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책 판매로 발생하는 수익금의 90% 이상을 자신이 소속된 방송통신대학교 스터디를 위한 발전기금으로 기부해 사용할 계획이다.

MZ세대에게 자존감 높여주는 따뜻한 마음 심어주고 싶어
어린 시절의 시련과 아픔을 딛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살아온 박제현 소방관은 경찰 시험에 6번 떨어지고 7번째에 소방관이 되었다.
자신의 경험을 빗대어 책을 통해 “힘듦과 역경, 고난을 이겨내고 헤쳐나가면서 좌절하지 말고 끝까지 버티다 보면 언젠가 좋은 날이 있을 것이다”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남기고자 했다. 이처럼 박제현 소방관은 모든 사람이 다같이 웃을 수 있는 사회, 모두가 서로 걱정해주고 보듬어주면서 힘들 때 같이 아픔을 나눌 수 있는 따뜻한 사회를 원하고 있다.
최근 젊은 세대(MZ세대)들은 주택 문제, 젠더 갈등, 부의 불평등 등 다양한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그는 MZ세대들에게 자존감을 높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박제현 소방관은 “한참 꿈을 키워가고 있는 세대들에게 ‘너 혼자 홀로서지 못하면, 너는 죽어’라는 식의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이로 인해 그들은 어쩔 수 없이 홀로서기를 할 수밖에 없다”라며 “결국 이것이 사회를 극단적 이기주의 현상으로 만들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MZ세대들에게 얘기해주고 싶은 것은 버겁고 힘이 들더라도 버티고 인내해라! 그리고 서로 보듬어주고, 각자의 꿈을 향해서 열심히 노력하자는 메시지와 ‘너는 혼자가 아니야. 우리 모두 다같이 열심히 살다보면 좋은 세상이 열릴 거야. 그런 게 참 인생이 아닌가!’라는 따뜻한 메시지를 심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스스로 소방관이라는 직업에 대해 자부심을 느껴야
소방관은 통찰력과 판단력이 있어야 하고, 건물의 대형화와 다양화, 복잡화로 인해서 그만큼 화재를 진압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인명피해는 연기로 인해 사상자가 발생하는 것이다. 상황 판단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생명 하나를 더 살릴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나의 ‘개똥 정의’ 이야기”에서 “소방관은 늘 ‘First In, Last Out(제일 먼저 들어가 맨 나중에 나온다)’을 가슴에 새기고 살아간다”라는 문구가 소개된다.
박제현 소방관은 “막상 소방관이 되서 활동을 해보니 지하 현장에 들어갔을 때 공포와 두려움을 느끼며 뜨거운 연기만이 감도는 상황에서, 주저 없이 상황 판단을 잘해야지만 한 명의 생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추리와 감각을 통해 더듬어 들어간 후 한 발짝 한 발짝 내딛으면서 앞으로 전진하다 화염을 발견했을 시 거기에 방수를 하고 화재진압을 했을 때 시민들의 박수갈채에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이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따라오지만, 책임감 때문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국민들에게는 영웅으로 기억되는 소방관이지만 그들에게도 말 못할 고충이 있다. 이에 박제현 소방관은 소방관 시스템에서 시급히 개선되어야 하는 점 두 가지를 지적했다. 첫 번째는 119 안전센터 인력 확충이 가장 시급한 문제이고, 두 번째는 소방관이 자부심과 긍지감을 느낄 수 있게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제현 소방관은 “개인적으로는 우리 소방대원들이 국민들께 희생과 봉사하는 이미지로 보여지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내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진급을 위한 서로 간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으로 동료애나 직업애가 좀 떨어진다”며 “이런 분위기가 너무 안타깝다”고 강조한다. 또한 우리 소방관들에게 소방관으로서의 자존감과 자부심을 높여주고 뜨거운 가슴으로 저마다 책임 있게 역량을 발휘해 줄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진정한 행복은 자신의 마음속에 있어
박제현 소방관은 에세이를 통해 행복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그는 “행복은 자존감이 있어야 행복지수가 올라가는 것이다. 행복은 내 안에 있는 것인데, 사람들은 그것을 모르고 사는 것 같다. 행복은 주변에서 나를 만들어 주는 게 아니라, 이미 행복은 내 마음속에 있는 것이다. 진정한 행복을 모르는 것뿐이다”라고 행복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책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무게감에 대해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방법을 제시하며, ‘그런 버거운 무게감에 주저앉지 말고, 당당하게 버티고 인내하다 보면 그 짐마저도 떨쳐버릴 수 있을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주고자 한다.
박제현 소방관은 “독자들이 책을 읽었을 때 소방관이라는 직업에 대해 지루할 수 있겠지만 이를 자신의 직업에 접목시켜 생각하면서 읽어봤으면 좋겠다. 이번 에세이에 담긴 인생을 통해 사회를 지적하고, 이 시대의 기울어진 모습에 대해 꼬집어보는 데 이에 대해 단 한 사람이라도 공감을 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라며 “각 개인이 존중받을 권리가 있으니, 당당하게 살아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시기에도 모두가 힘내라고 말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많은 사람들이 가식적인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 ‘나조차도 그런 것에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독자들에게 진정성 있게 얘기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사람들에게 ‘이 사람은 정말 조금이나마 진실성 있게 다가오고 있구나’라고 기억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소방관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긍정의 메시지를 전하는 박제현 소방관이 그려나갈 밝은 미래를 응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