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김형동 교수]

 옛 사람들의 장부와 색깔에 대한 이론들을 살펴보면 대단히 흥미롭다. 오행은 각각 고유의 색깔이 있고 각 오행에 해당하는 장부는 이른바 음과 양으로 나뉘어져있다. 이를테면 ‘목(木)’의 기(氣)에 속하는 것은 간이고 간의 짝은 담낭으로 푸른빛과 관계가 있다. 많이 놀라게 되면 간장에 이상이 생겨 얼굴이 파랗게 질리는 이치다. ‘화’의 기에 속하는 것은 심장과 소장으로 붉은색과 관계가 있어, 흥분하거나 화를 내면 심장이 열을 받아 얼굴이 점차 붉어지게 된다. ‘토’의 기에 속하는 것은 비와 위장으로 비나 위가 상하면 얼굴이 누렇게 된다. ‘금’의 기에 속하는 것은 폐와 대장으로 흰색과 관련이 있어 폐병 환자는 창백한 얼굴을 하게 된다. ‘수’의 기에 속하는 것은 신장과 방광으로, 검은 색과 관계가 있어 신장에 이상이 오면 얼굴빛이 검어진다. 본래 얼굴이 검은 것은 별 문제가 없지만 부자연스럽게 얼굴이 검게 변하면 신장이 매우 나빠졌기 때문이다. 이렇듯 얼굴에 나타난 색으로 병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람의 질병에 따라 해당 장부에 속하는 색의 음식으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이론으로 정의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간에는 푸른색 야채가 좋고, 심장에는 붉은 색의 음식이 좋다는 것이다. 서양 사람들도 붉은 색 포도주가 심장에 좋다고 하는데 이는 동양의학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일반인들은 다섯 가지 색깔의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이 기가 조화를 이룰 수 있어 건강에 특히 좋다. 특별히 곡식 중에 몸에 유익한 것이 콩이라고 하는데, 콩의 생김새는 신장과 가장 비슷하기 때문에 신장에 유익한 기를 준다. 또한 콩은 파란 콩, 빨간 콩, 노란콩, 흰 콩, 검은 콩 등 다섯가지 색의 콩이 모두 존재하기에 자신의 병이나 체질에 맞게 선택하여 먹으면 건강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참고로 한약의 약성은형, 성, 기와 색과 맛에 의해 결정된다고 한다) 필자는 어린 시절부터 생활 주변에서 많이 보아온 빨간 색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가졌었다. 구약성경(출애굽기 12장)에 나와 있는 죽음의 천사를 피하기 위해 양의 피를 문설주에 바른 것을 비롯해 한국에서 제사 때는 수수떡을 차려놓거나 동짓날에는 빨간 색의 팥죽을 쑤어먹으며 액을 쫓는 풍습, 귀신을 쫓는다는 빨간 색 글씨로 쓴 부적, 노인들에게 빨간색 속옷을 입혀드리면 저승길이 밝아진다는 속설 등에 호기심을 가졌었고 위와 같은 케이스들에서 비록 재료는 서로 다르나 모두 다 빨간색을 이용하여 나쁜 기를 물리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기 측정기나 오링 테스트로 실험을 해보면 다른 색은 힘의 강약이 변화가 많은데 빨간색은 기의 변화가 가장 적게 나타난다. 따라서 기 측정이나 오링 테스트를 할 때는 다른 색의 영향을 적게 받도록 빨간 방석이나 천 위에서 하는 것이 비교적 정확한 측정을 할 수 있는 묘안이다. 가운도 다른 색 가운보다는 빨간색 가운을 입고 테스트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가끔 ‘결혼을 한 후에 몸이 아주 약해졌다’, ‘결혼을 잘못해서 병이 들었다’라는 등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만약 수맥이 흐르는 장소에서 살게 되거나, 몸에 맞지 않는 방향으로 머리를 향하고 잠을 자게 되면 환경에서 오는 영향으로 기가 약해져 병이 생길 수도 있고, 신혼 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몸이 약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또 다른 이유는 결혼반지나 목걸이, 시계, 귀걸이 같은 결혼예물의 색깔 때문일 수도 있다. 반지나 다른 예물의 색깔이 몸의 기와 맞지 않으면 몸의 면역력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속은 재질에서 나오는 기보다는 색상에서 나오는 기가 인체에 더욱 많은 영향을 준다. 옥과 같이 기가 많이 나오는 보석들도 누구에게나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옥은 차가운 성질의 기를 가진 보석이므로 몸이 냉한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다. 옥이 체질에 맞는 사람도 색깔에 따라 백옥이 좋은 사람이 있고, 비취옥이 좋은 사람이 있다. 색에 따라 기의 작용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색을 골라야 한다. 사람에 따라서는 흰색이 맞는 사람이 있고 노란색이 맞는 사람이 있다.(색깔은 사상 체질과는 관계가 없고 사람에 따라 다르다.) 색깔의 영향을 많이 주는 것은 모자, 안경, 이(치아보철), 귀걸이, 목걸이, 반지 등이고 의복의 색은 금속보다는 기의 영향을 적게 주기에 특별하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반지나 귀걸이 시계 등을 함께 사용하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맞는 색을 정확히 알고 착용 방법에 따라 사용하면 건강에 더욱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