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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 뉴시스] |
[서울=파워코리아데일리] 백종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사실상 중단됐던 청와대 특별감찰관을 부활시키려는 배경에는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에 쏠린 수사 기능을 축소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공수처와 특별감찰관은 기능이 다르다는 이유로 공수처 존립에 무게를 두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동안 공수처가 보인 행보와 차기 정권의 기조를 감안하면 향후 조직의 입지 축소는 불가피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8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논의 과정을 통해 특별감찰관 제도가 재가동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날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에서는 특별감찰관 제도를 포함한 법무부 현안에 대한 보고가 이뤄졌다.
보고는 각 현안에 대한 법무부 입장을 확인한 수준으로 전해졌지만, 인수위 측이 특별감찰관 제도 등을 포함한 쟁점에 대해 논의를 지속하겠다고 밝혀 추후 구체적인 방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별감찰관 제도는 대통령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수석비서관급 이상의 청와대 공무원을 감찰하는 독립기구다.
국회 추천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별감찰관은 2014년 박근혜 정부 때 첫 시행됐으나, 문재인 정부 이후로는 공수처와 직무가 겹친다는 이유로 사실상 사(死)문화됐다. 2016년 9월 특별감찰관 사직 이후 현재까지 공석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특별감찰반도 운영지원팀 3명만 근무하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수준이다.
이 같은 제도 부활론에는 새정부의 '공수처 폐지'에 대한 의지가 반영돼 있다는 게 정치권과 법조계 모두의 분석이다.
윤 당선인은 사법공약을 발표하며 공수처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줄곧 피력해왔다. 그는 공수처의 우월적 지위를 규정한 조항을 없애고, 나아가 폐지론까지 시사한 바 있다.
특히 윤 당선인은 구체적으로 공수처법 24조를 "독소조항"으로 지목하고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현행 공수처법 24조에 따르면 공수처는 공수처 수사와 중복되는 다른 수사기관이 수사 중인 사건을 가져올 수 있고, 타 기관이 고위공직자범죄 등을 인지한 경우 공수처에 통보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타 기관으로부터 통보받은 범죄 사실에 대해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있고 반대로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 관련 사건을 임의로 검찰이나 경찰에 이첩할 수 있다. 공수처는 이 조항을 조직의 존립 근거로 삼고 있다.
공수처에 수사 우선권을 부여한 것은 검·경의 수사 폐해를 해소하고 수사 성역을 없애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실제로는 공수처가 검찰과 경찰의 내사·수사·첩보를 이관받아 수사를 미루면서 권력 비리를 방관했다는 게 윤 당선인의 시각이다.
법조계에서는 특별감찰관 부활 시 공수처와 업무 중복 지적에 관해서는 각각 '수사'와 '감찰'에 기능을 두고 있는 만큼, 두 조직의 운영을 별개로 보고 있다. 특별감찰관이 도입되더라도 당장에 공수처를 폐지할 명분은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아울러 공수처 폐지를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하고, 지금의 여소야대 국면을 감안했을 때 순조로운 협조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실제 폐지 가능성은 희박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공수처가 보여준 그동안의 역량을 감안하면 기능이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출범 직후 정치적 중립 훼손 등으로 불거진 논란까지 더하면 차기 정권에서 입지 약화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김현 전 대한변호사협회장은 "특별감찰관이 수사 기소는 못하는 만큼 업무상 중복 문제는 크게 없어 보인다"면서도 "다만 제도 부활 시 공수처가 더 이상 제대로 된 수사를 할 수 있는지는 지켜봐야 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그는 "고위공직자 비리를 제대로 수사하지 못하며 국민에게 신뢰를 잃은 것이 사실인데, 정부가 바뀌고 수사를 다시 한다해도 누가 신뢰를 하겠나"라며 "지금의 인원이나 역량 측면에서 비리를 제대로 수사할 것 같지도 않아 의미가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장영수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두 개 조직의 기능이 중복될 수 있지만 현 정부에서 특별감찰관이 없어 청와대 내부 비리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러나 공수처는 인력·조직 면에서 한계가 있어 관할 사건도 수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특별감찰관이 부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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