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가보정]

한국인은 오래전부터 소갈비를 좋아했다. 소고기 가격은 예나 지금이나 비싸서 소갈비 대신 돼지 갈비를 대안으로 먹기도 했다. 소갈비를 사용한 다양한 요리 중에서도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최고의 음식은 소갈비구이다. 갈비구이는 1920년대 중반쯤 대중식당을 통해 상업화 되었다. 특히 옛날 큰 우시장을 끼고 있었던 경기도 수원시는 우리나라 갈비요리의 성지라고 불리는 곳이다. 수원시의 갈비구이는 그 맛과 고유성을 인정받아 1985년 수원시 고유 향토음식으로 지정되었다.

이처럼 우리나라 갈비요리의 중심지인 수원에는 현재도 수많은 갈비 맛집이 위치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으뜸인 곳을 꼽자면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 위치한 ‘가보정(대표 명인 김외순)’을 꼽을 수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가보정을 찾아 취재를 진행하였다.

전국 갈비 식도락들의 성지로 자리매김한 ‘가보정’

가보정을 설립한 김외순 대표는 우리나라 최초로 ‘가리구이(갈비구이)’ 명인으로 선정된 인물로 30년째 가보정을 운영하며, 가보정을 국내 최고의 갈비전문점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가리’는 갈비의 옛말로 가리구이는 1800년대 말엽에 지어진 ‘시의전서’ 및 여러 고문헌을 통해 우리나라의 전통음식으로 기록이 되어있으며, 요즘에 부르는 갈비구이와 쇠고기갈비를 의미한다. 김외순 명인은 어릴적 어머니께서 전수해주신 전통 갈비의 제조법 그대로 오랫동안 가보정을 운영하며 작년 제 89호 명인(가리구이)으로 선정이 되었다.

최근 수많은 외식 부분 프랜차이즈 전문점이 난립하는 상황에서도 가보정은 오로지 직영점만으로 운영하며 최고의 요리와 서비스로 서울·경기권은 물론 전국에 있는 식도락들에게 한번쯤 꼭 찾아봐야하는 최고의 맛집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 [사진 = 가보정]

현재 평일 약 3,000명, 주말 5000명의 고객이 찾는 가보정, 초창기에는 운영난에 허덕여

공격적인 사업운영과 직원을 위한 복지정책으로 국내 최고의 갈비명가로 자리매김해

가보정의 시작은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의 위치에서 50평의 매장을 임대하여 사업을 시작했으며, 초창기에는 직원들의 월급을 주기 위해 사채를 빌려야 할 정도로 운영난에 시달렸다. 그러던 중 1997년 IMF 외환위기가 발생하여 전 국민이 혼란에 휩싸였을 때 가보정은 국내 최초로 갈비구이 런치메뉴를 론칭하며, 손님을 끌어 모으기 시작했다. 맛있는 갈비를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주변 직장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나 전국적인 맛집으로 유명세를 얻게 된다. 금융위기로 다들 사업을 축소하고 있던 때 김외순 명인은 오히려 공격적인 역발상 투자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든 것이다.

이후 가보정은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건물을 통으로 임대하여 사용하다가 해당 건물을 매입하여 전 층을 매장으로 사용하기에 이르렀으며, 찾아오는 이들이 늘어 주차공간이 부족해지자 본관에서 길 건너 위치한 지금의 2관 건물을 매입하여 주차장으로 사용했고, 그것도 모자라서 역시 길 건너에 위치한 현재 3관을 추가로 매입하여 주차공관 및 매장으로 운영 중이다. 또한 멀리서 찾아오는 고객들의 불편함을 덜고자 경기도 수지에 있는 4관까지 사업장을 확장시켰다. 현재 가보정은 평일 약 3,000명, 주말 5000명의 손님이 방문하고 있으며, 250여 명의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 1관부터 3관까지 총 1400개의 좌석과 230석 규모의 대연회석, 그리고 2관 및 3관 주자창 및 500평 규모의 노상주차장을 완비하고 있다.

현재 전국 최대 규모의 갈비전문점으로 자리매김한 가보정이지만 30여년의 시간 동안 수많은 위기와 우여곡절도 있었다. IMF 금융위기와 광우병사태 등 크고 작은 위기 속에서도 공격적인 사업정책과 직원 복지정책으로 위기를 극복했으며, 최고 품질의 재료와 호텔 못지않은 고객서비스로 전국 최고 규모의 갈비전문점으로 자리매김하며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최고급 1++ ‘한우 소갈비’, 갓 짜낸 참기름처럼 고소한 육즙이 일품

뛰어난 감칠맛에 짠맛과 단맛의 조화가 기가 막히게 어우러진 ‘한우 양념갈비’

공격적인 운영방식과 최고의 고객서비스가 있다 하더라도 음식의 맛없이는 절대로 고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 이곳 가보정의 음식에는 많은 특별함이 있다. 전국에서 공수한 최고급 1++ 한우에 김외순 명인이 어렸을 적 어머니로부터 전수받은 특별함을 더했다. 가보정의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국내산 한우 생갈비다.

최고급 한우답게 입에 넣자마자 고기가 사르르 녹음과 동시에 고기에서 배어 나오는 육즙은 갓 짜낸 참기름처럼 고소한 맛이 그야말로 일품이다. 본지 기자가 시식을 해보니 고기를 한 점 입에 넣자마자 자연스레 눈이 감길 정도로 뛰어난 쇠 생고기의 맛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편마늘을 이용해 고기를 숙성하고, 천초(산초, 제피)를 넣은 양념을 사용한 국내산 한우 양념갈비도 인기메뉴다. 이곳 양념갈비에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틀별한 요리방식이 사용된다. 액체로 된 양념에 고기를 재우는 것이 아닌 건양념 분말을 고기에 뿌려서 숙성하는 것이 그 비법이다. 천초에 각종 즙과 참기름 등의 각종 양념을 배합해서 생고기에 뿌려주는데 이는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양념갈비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다. 여기에 모든 작업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질 정도로 모든 정성을 쏟는다. 물론 맛도 매우 뛰어나다 고기의 부드러운 맛이 느껴지면서 씹었을 때 질김이 전혀 없다. 양념의 맛은 강하지 않고 감칠맛이 뛰어나며 짠맛과 단맛의 조화가 기가 막히게 어우러진다. 김외순 명인은 “어머니는 음식을 할 때 천초를 즐겨 사용했다. 갈비 양념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천초는 향이 강하기 때문에 양념으로 사용할 때는 재료의 맛을 해치지 않도록 비율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한데, 이것이 바로 우리의 비법이다. 천초를 갈비에 넣는 것은 가보정이 유일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 [사진 = 가보정]

‘한정식 전문점 저리가라’, 명인이 직접 만드는 정갈하고 맛있는 다양한 밑반찬도 인기비결

갈비와 함께 나오는 정갈한 밑반찬은 ‘한정식 집 저리가라’할 정도로 다양하고 하나하나 맛도 뛰어나다.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인 게장무침, 아삭함과 풍미가 살아있는 늙은호박전, 부드러움에 강력한 양념 맛으로 무장한 가오리찜, 겉바속촉(‘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다’의 준말)의 끝판왕 가지구이 까지.. 메인메뉴와 함께 제공되는 열 개 남짓한 반찬은 이곳이 갈비전문점임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퀄리티가 뛰어나다.

이와 같은 반찬을 개발한 것은 모두 김외선 명인 본인이다. 김 명인은 반찬의 연구뿐만 아니라 30년 전부터 지금까지도 주방의 총괄 책임자를 맡아 하루도 빠짐없이 주방에 머무르고 있다. 이와 같은 최고급 재료와 뛰어난 맛의 음식에 호텔 못지않은 고객서비스에 감동한 손님들이 주말과 평일을 가리지 않고 가보정을 찾고 있다. 단 새롭게 이곳을 찾는 이들이 주의를 할 것이 있다면 점심시간과 저녁시간은 대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점심 저녁시간이면 항상 대기를 해야 하며, 60여개에 이르는 단독룸은 반드시 예약을 하고 가야 한다. 단독룸이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예약인원이 너무 많아 점심시간과 저녁시간에는 1부와 2부로 나눠서 예약을 받고 있을 정도다. 이 단독룸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시절에도 항상 만석으로 가득 찼으며, 더 대단한 것은 당시 김외순 명인이 코로나19로 인해 힘들어 하는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오히려 직원들의 급여를 올려줬다는 사실이다.

맛있는 음식은 기본, 고객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최적의 환경 제공해

음식점은 음식의 맛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편안한 식사를 제공하는지도 매우 중요하다. 특시 비싼 음식을 제공하는 고급음식점의 경우에는 편안함을 제공함에 있어서 절대 소홀이 해서는 안 된다. 김외순 명인은 고객들의 편안한 식사와 쾌적한 매장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능한 많은 종업원을 고용하고 최고 장비와 시설을 도입했다. 대표적인 예로 하향식 로스터를 들 수 있다.

하향식 로스터는 고기를 굽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연기를 상향이 아닌 하양식 배기로 뽑아내어 매장 바닥을 통해 외부로 배출하는 시스템이다. 하향식 로스터는 상향식 방식과 달리 연기나 냄새가 매장에 퍼지지 않고 밖으로 모두 배출되기 때문에 쾌적한 식사 환경을 제공하고, 천장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배출용 덕트 환풍구도 없기 때문에 미관상 훨씬 깔끔하고 깨끗하다. 이와 함께 정기적으로 매장을 리모델링하여 항상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 [사진 = 가보정]

갈비의 맛과 역사적 가치 인정, 농림축산식품부가 선정한 국내 최초 가리구이(갈비) 명인

가보정은 김외순 명인의 변함없는 정성과 노력으로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정재계 유명인사와 운동선수, 유명인들도 많이 찾는 명소로 자리매김했으며, 갈비의 맛과 역사적 가치까지 인정받으며, 2021년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가 선정하는 대한민국 식품명인(가리구이) 제89호로 지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식품명인이란 1994년부터 전통식품의 제조·가공·조리 분야에서 우수한 기능을 보유한 식품명인을 지정해 육성하는 제도이며 시간이 갈수록 심사기준이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다.

현재 식품명인으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30년간 관련 외식업을 직접 운영해야 하며, 교수와 전무가의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정된다. 가리는 갈비의 옛 언어로 현대에는 갈비구이, 쇠고기갈비 등으로 불리며, 김외순 명인는 국내 최초이며 현재까지 유일한 가리구이 명인이다.

명인으로 선정된 김외순 명인은 “30년 이상 외식업 한길을 걸으며 쉼없이 뛰어왔다. 열정과 혼신을 다해 앞만 보고 달려왔고, 직원들과 함께 성장하기 위해 변함없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노력하며 살았다. 식품명인 지정을 통해 그 동안의 노력을 인정받은 느낌이다”고 언급하며, 앞으로도 변함없이 노력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나갈 것을 다짐했다.

▲ [사진 = 가보정]

K-푸드 바람 타고 세계로 뻗어나가는 가보정 꿈 꿔

식품명인으로 지정되면 명인이 만든 제품을 식품명인체험홍보관에 전시·판매할 수 있으며, 전수자 장려금제도, 추석명절 전시박람회 참가, 컨설팅 등 다양한 지원사업 혜택도 받는다. 가보정은 이와 같은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지난달 열린 ‘2022 한가위 명인선물전’에서 방문객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으며, 김외순 대표의 자녀인 이종학 대표가 전수자로 명인의 뒤를 잇고 있다. 이와 함께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명인의 전통 제조비법과 역사를 보전해 후대에 남길 수 있도록 기록영상 및 도서를 제작하는 기록화 사업도 추진하고 있으며, 김외순 명인 또한 가보정과 관련된 기록을 남길 예정이다.

가보정의 현재 매출은 연 400억을 넘을 정도로 크게 성장했지만 김외순 명인은 이에 멈추지 않고 또 다른 계획을 세우고 있다. K-푸드 바람이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는 지금, 진정한 한식의 우수함을 알리고 싶다는 것. 김 명인은 마지막으로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고객에게 최고의 음식와 고객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기회가 닿는다면 미국 시장에 우리의 우수한 갈비요리를 알리고 싶다”고 언급하며 앞으로의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