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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를 이야기하는 참다운 도공!!김봉안 명장과 김혜련 작가, ‘미산요’, 그들이 써내려 가는 도예 이야기
신태섭 기자  |  tss7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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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1.18  13:2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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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미산요]

지난 9월 국내 대표 도자기 행사인 ‘이천도자기 축제’가 3년 만에 열렸다. 경기도 이천은 청동기시대부터 토기제작이 활발하게 이루어진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으며, 삼국시대 후반까지 패권의 각축장이 되면서 토기문화의 흔적들이 혼재되어 나타나고 있다. 이후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이천은 우리나라 도자문화의 중심지로 자리를 잡았다. 1987년부터는 매년 열리는 이천도자기축제와 2010년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지정되면서 이천시는 도예의 국제화와 도자산업 발전, 도자문화의 저변 확대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현재 경기도 이천시 전역에 약 420여 개에 달하는 공방에서 청자를 비롯한 백자, 분청사기, 옹기, 조형 도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제품과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천의 도예 명장들은 새로운 조형과 기법을 탐구하고, 수많은 신진 작가들이 전통계승과 발전을 주도하며 현대적인 공예트렌드에 맞는 새로운 한국 도자의 전통을 창조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 이천시에서 전통의 아름다움에 현대적인 감각을 입힌 명품 청자와 생활자기를 만들고 있는 김봉안 명장과 김혜련 작가가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어 본지에서 취재를 진행하였다.

 

예술은 계속해서 변해야 하고,

전통 예술품과 일상생활의 경계를 허물어야

우리가 역사를 공부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당시의 예술과 문화다. 그리고 그 시대의 생활상과 문화상을 가장 잘 담고 있는 것이 예술작품이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예술가들은 그들이 겪었던 시대의 모습과 문화적 트렌드를 예술로 남겼다. 그렇게 해당 시대의 시대상과 문화가 담긴 예술품들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통 예술품인 도자기는 현재의 시대상과 문화를 잘 담아가고 있을까? 김봉안 명장과 김혜련 작가는 예술은 ‘아쉽게도 그렇지 못하다’고 언급하며, 그렇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변해야 하고 예술품과 일상생활의 경계를 지으면 안 된다고 말한다. 특히 도자기는 역사적으로 우리의 생활 깊은 곳에서 두루 사용되어 왔기에 시대의 예술적인 트렌드와 생활상을 담기 위해 생활과 더욱 밀접한 관계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 [사진 = 미산요]

 

우리의 작업이 명예와 부를 목적으로 하지 않기를 소망한다.

단지, 순수의 목적으로 정열을 쏟아낼 때,

이 시대를 이야기하는 참다운 도공이 되기를 소망한다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표교리, 도심과 다소 거리가 떨어진 한적한 이곳에 김봉안 명장과 김혜련 작가의 터전 ‘미산요’가 자리를 잡고 있다. 도자기 작업실이자 갤러리 ‘미산요’를 운영하는 김봉안 명장과 김혜련 작가는 부부 도예가로 30년이 넘는 오랜 시간 동안 도예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미산요는 국내 최고의 도자기 브랜드로 오랫동안 전국 백화점에서 최고의 생활자기 명품 브랜드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김 명장과 김 작가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더욱 많은 이들에게 우리 전통 자기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생활과 밀접한 생활자기의 보편화를 이루기 위한 도전이다. 첫 번째는 인천과 이천에 있는 미산요 매장과 갤러리다. 백화점이라는 거대 브랜드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미산요가 가진 진정한 전통 예술품의 순서성과 가치, 그리고 아름다움을 더욱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기 위함이다.

 

   
▲ [사진 = 미산요]

  

전통 속에서 민족의 정체성이 만들어지고,

전통을 이어가는 장인의 손끝에서

현대의 美와 시대상을 담은 새로운 생명이 탄생

오랫동안 다져진 전통 속에서 민족의 정체성이 만들어지고, 전통을 이어가는 장인의 손끝에서 현대의 미와 시대상을 담은 새로운 생명이 탄생한다. 흙이라는 무기물을 모아 물레질을 한 후 모양을 빚고, 음·양각을 새겨 넣고, 유약을 칠하고, 가마에 구어서 도자기라는 새로운 생명을 만드는 것, 그 일련의 과정들이 우리나라 전통 도자기의 매력이다. 적어도 10번 이상의 과정을 거친 후 오랜 기다림 속에 비로소 도자기가 탄생하는데, 김 명장은 이 모든 과정을 통해 본인의 상상력을 현실로 만들어내고 흑을 새로운 생명으로 탄생시킨다. 앞서 언급한 모든 과정에서 한 가지만 잘못되어도 김 명인의 상상은 현실이 되지 못한다. 이것이 김봉안 명장과 김혜련 작가가 말하는 도자기의 깊은 매력이다.

김봉안 명장은 2대째 전통 도예가의 길을 걷고 있고, 김혜련 작가는 동양화를 하다가 도예의 매력에 빠져서 도예가의 길로 들어섰다. 김 명장의 아버님이신 고 김영준 명인은 전통가마 분야에서 이천 최고였다. 김 명장은 어려서부터 자연스레 흙과 함께 했고, 젊은 시절 잠깐의 시기를 제외하고 전통 도자기와 평생을 함께했다.

  

   
▲ [사진 = 미산요]

잠시 쉬었다 가는 거죠.

포기는 없습니다.

결국 다시 하게 돼요.

우리나라 전통 도자기의 가장 큰 특징은 따뜻함과 다양성이다. 일반인은 쉽게 구분하기 힘들지만 작가별로 추구하는 작품은 모두 다르다. 김봉안 명장의 작품은 굉장히 맑고 투명하다. 김 명장의 도자기는 마치 안이 들여다보일 정도의 투명함 속에 은은하면서도 맑은 명량함이 묻어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 역시 김 명장이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낸 결과다. 김 명장은 가마 속 불의 색을 보면서 오랫동안 체득한 직감으로 공기를 조절한다. 계속해서 눈으로 확인하며 미세한 조정을 완벽하게 해내야만 원하는 작품이 나온다. 모든 조건과 상황이 완벽했음에도 실패할 때도 많다. 하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그게 도자기의 매력이니깐..

 

‘도자예술은 직선이 없는 길!!

돌아가더라도 중심만 바로 서 있다면

옆으로 가도 되고, 천천히 가도 된다는 것’

김혜련 작가는 대학원을 다니며 김봉안 명장을 처음 만났다. 생활자기를 하는 김혜련 작가와 전통 청자를 하는 김봉안 명장 사이에는 같은 점도 있지만 다른 점도 있었다. 하지만 예술에 대한 갈망과 도자기에 대한 열정은 완벽하게 닮아있었다. 그렇게 인연이 되어 30여년을 함께하며 서로의 예술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성장했고 성장 중이다. 김혜련 작가는 예술작품, 특히 전통예술이 과거에만 머무르고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현재의 시대상과 문화를 담아 현대인이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즐겨야 하며, 현대의 예술과 문화성을 후대에도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김 작가의 예술적 방향은 김봉안 명장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김봉안 명장은 도자기에 대한 깊은 지식과 노하우를 김 작가에게 전했다.

김 작가는 도예를 ‘직선이 없는 길’이라고 말한다. ‘돌아가더라도 중심만 바로 서있다면 옆으로 가도 되고, 천천히 가도 된다는 것’ 다시 말해 목표를 잃지 않았다면, 잠시 주저앉더라도 포기는 아닌 것이다. “인생길도 직선이 없잖아요. 다시 일어서야죠. 선택의 여지가 없잖아요? 밉지만, 때로는 두들겨 패고 싶지만, 그래도 사랑하니까요. 하나님도 우리를 보실 때 그런 심정이지 않으셨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를 최고의 작품으로 만들고 싶으시지만 자꾸 갈라지고 잘못될 때 얼마나 아프실까요. 내가 낳은 자식이니까... 도자기는 저희에게 자식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포기할 수 없는 사랑입니다”

 

   
▲ [사진 = 미산요]

“전통 도자기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전 국민에게 알리겠다는 소망,

그 염원을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어”

김봉안 명장과 김혜련 작가는 전통자기가 가진 우리 민족의 전통성과 아름다움을 더욱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기 위해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새로운 갤러리를 오픈했다. 인천 갤러리를 통해 도자기에 잘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한 발짝 다가섰으며, 현재 운영 중인 이천 ‘미산요’는 도자기 체험장 및 카페 등이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미산요를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힐링의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이들이 꿈꾸는 마지막 목표다. 이와 함께 김 작가는 후배들을 위한 책을 집필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김봉안 명장과 김혜련 작가는 “내가 이루지 못한 꿈, 전통 도자기의 아름다움을 모든 이에게 알리는 꿈, 그 염원을 담은 책을 만들어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다. 꿈은 원대하여도 무죄임을 알기에 공표하고 노력해 나가겠다. 미산요 이곳 이 자리에 둘이 다투며 행복했고, 많은 우여곡절을 치루고 이루어냈다. 미산요의 발자취를 가늠할 수 있는 작업의 변천사를 남길 미산박물관을 만들고 싶다. 우리 미산요를 사랑해 주시는 분들의 추억과 그리움이 되고, 그분들의 삶 한 귀퉁이에 기억이 되고 싶다. 그 준비로 2022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미산요의 소중한 한 점을 선정하여 고마움에 보답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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