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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자 우리아가’ 국가무형문화재 침선장 전승교육사 박영애 개인전
지윤석 기자  |  jsong_ps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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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2.14  15:4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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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이 시작된지도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연초부터 다소 이르게 맞이한 설날과 정월대보름을 차례대로 지내면서 세시풍속 및 전통문화에 대해서도 다양한 생각을 해볼 수 있었던 지난 한 달이기도 했다.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산업사회에서 이른바 IT사회를 지내오면서도 기자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무언가가 분명 존재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연말 취재에 임했던 국가무형문화재 침선장 전승교육사 박영애 선생의 ‘단 한가지 소원 행복하자 우리아가’ 개인전은 시사한 바가 참 많았다.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을 주제로, 갤러리 밀스튜디오의 연말을 장식했던 박영애 선생의 초대전이 대중에게 이야기하고자 하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열달이라는 시간 동안 품으면서, 세상에 나올 아기의 안녕과 평생의 행복을 위해 한땀 한땀 지은 옷은 좋은 것만 입혀주고 먹여주고 보여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입니다. 그렇게 무사히 태어나 준 것이 고마워 입히고 백일동안 잘 웃고 잘 자라는 것이 고마워 입히고 한해동안 방긋방긋 잘 웃으며 자라준 아기에게 입히는 우리 옷을 선보이고 싶었습니다” 요즘 같은 저출산 시대에 어쩌면 참으로 경험하기 힘든 마음일지도 모른다. 지금과 같은 시스템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던 그 먼 과거에서의 탄생과 어찌 비교를 할 수 있을까. 같은 이유로 박영애 침선장이 초대전을 통해 하나하나 선보인 신생아복 및 출산용품, 돌복이 더욱 마음에 와닿았다.


 

※ ‘세상과 처음만나다’ 침선장이 재현하는 신생아복과 출산용품

   
 

* 처네(포대기)
아기를 업을 때 사용하던 것으로 때가 타기 쉬운 부분에 동정을 달아 세탁이 용이하도록 만들었다.

 

   
 

* 턱받이
우유나 침이 아기에게 묻지 않도록 턱 아래 대어주는 것으로 끈이 2개인 턱받이는 목에 둘러주고 끈이 4개인 턱받이는 2개 끈은 목에 두르고, 2개 끈은 아이의 몸을 감싸 등 뒤에서 매어 준다.

 

   
 

* 쇠뿔베게
베개 마구리가 소의 뿔 모양을 한 것으로 아기가 소처럼 튼튼하고 건강하게 자라라는 뜻의 쇠뿔과 도정하지 않은 겉조의 수만큼 장수하라는 어머니의 마음이 담긴 베개로 어릴적 어머니께서 직접 만들어 주셨던 것을 다시 작품화 하였다.(겉조는 씨앗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생명을 상징한다.)

 

   
 

* 쌀포대기
아기의 첫 이불, 솜을 많이 두어 만드는 쌀포대기는 세탁의 용이함을 위해 고운 면직물로 동정을 달아주고 피부가 닿는 속 쌀포대기는 부드러운 촉감을 위하여 명주로 만들지만 목화솜을 넣어 누벼 세탁이 쉽도록 만든다.

 


 

※ ‘단 한가지 소원, 행복하자 우리 아가’ 침선장이 재현하는 돌복

   
 

* 누비저고리 및 풍차바지
백이라는 숫자처럼 장수를 기원하며 정성을 담아 누빈 옷으로, 배밀이 하는 아기가 편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저고리 위에 풍차바지를 입혔다.

 

   
 

* 옥색 저고리와 연보라 풍차바지 남색조끼
저고리 깃에 금박을 찍어 화려하게 장식했다. 아직 아이가 어리기 때문에 활동하기 편하도록 몸을 감싸는 남색 돌띠 고름을 매어주고 볼일을 편하게 볼 수 있는 풍차바지를 입힌다. 옛 선조들은 옥색 저고리에는 연보라 바지를 입혔다. 조끼는 개항 이후 전통 의생활이 변화하면서 입게 된 소매없는 옷으로 고름이 달리지 않고 주머니를 달렸다.

 

   
 

* 오방장두루마기 전복
색동 소매에 자색무가 달린 남아 오방장 두루마기에 화려하게 금박 장식을 했다. 저고리와 마찬가지로 아이가 활동하기 편하도록 남색 돌띠 고름을 매어주고 겉옷인 전복을 덧입혔다. 전복 역시 금박 장식을 하고 술띠를 매어주었다.

 

   
 

* 분홍 저고리와 옥색 풍차바지, 다홍 마고자
저고리깃에 금박을 찍어 화려하게 장식했다. 옛 선조들은 분홍 저고리에는 옥색 바지를 입혔다. 마고자는 1885년 흥선대원군이 청나라에서 돌아왔을 때 알려지게 된 옷이다. 깃은 달리지 않으나 섶은 달려있고 단추로 여민다.

 

   
▲ [사진 = 국가무형문화재 침선장 전승교육사 박영애]

박영애 침선장은 국가무형문화재 침선장 전승교육사로 아명은 소영(昭映)이다. 종가집에서 태어난 그녀는 어릴 적부터 어머니의 바느질을 보며 자랐고, 그녀의 어머니는 야무진 솜씨로 5남매를 키우셨다. 한국무용을 전공한 동생의 옷을 만들어주고자 시작한 한복, 1989년부터 그녀는 정정완 스승님께 바느질을 배웠고, 여전히 구혜자 스승님께 익히고 있다. 현재 한국전통공예건축학교에서 침선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박영애 침선장과의 일문일답을 기록한다.

Q. 이번 개인전은 선생님께 어떠한 의미인가?
박영애 침선장. 곧 새로운 시작입니다. 기자님도 아시다시피 요즘은 저출산 시대이기도 하죠. 요즘 사람들에게 꼭 이 작품을 보고 자녀를 입히라기보단, ‘아! 이런 게 있었구나,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준비했던 이런 모습이 있었구나’라는 것만이라도 알리고 싶었습니다. 우리 부모님들이 이런 정성으로 자식을 키웠고, 후대 역시 자식을 대할 때 그런 애지중지 때론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사랑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습니다. 특히 오랜 코로나19로 많이 지쳐있는 시대에서 휴식의 의미로서 따뜻하고 훈훈한 전시를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Q. 전시를 둘러보니 침선장으로서의 자부심도 듬뿍 느낄 수 있었다.
박영애 침선장.
20대에 침선에 입문하여 정정완 선생님과 구혜자 선생님께 차례로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선생님들께서 어린 저를 참 잘 보듬어주시고 예뻐해주신 덕분에, 더욱 밀접한 공부를 할 수 있었죠. 침선은 바늘과 실로 하는 모든 것을 뜻합니다. 단순히 치마 바지 저고리 뿐만 아니라 예로부터 규방에서 우리 어머님들이 줄곧 해왔던 것들이죠. 어떤 전문가들이 특별히 했던 것만이 아닌, 아이가 태어나기 위해 바느질 솜씨가 좋으면 좋은대로, 안좋으면 안좋은대로 자연스럽게 준비를 했던 것이죠. 그 자연스러움을 지금껏 이어올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Q. 현 시대 교육자로서의 책임감도 클 것 같다.
박영애 침선장.
단순히 우리 문화유산을 후손에게 전승시키는 것에만 집중해선 안된다는 생각을 줄곧 합니다. 옛것은 제대로 알고 보존하되, 요즘 새로운 신 한복이 나오듯 꾸준히 트렌드에 맞게 개발도 하고 창의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승은 대개 힘들고 고루하다고 생각하기 마련이죠. 그보다 점점 알게 될수록 ‘이렇게 깊은 뜻이 있구나,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었구나’와 같이 지금은 알 수 없는 것들을 많이 들려주고 생각하게끔 하려 노력합니다.

Q. 국가무형문화재이자 교육자로서 앞으로의 계획은?
박영애 침선장.
저는 그렇습니다. 방금 교육 이야기를 나눴지만 교육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교육생과 호흡이 참 잘 맞아야 합니다. 그러한 가운데 저는 지속적으로 노력을 하는 것이, 배워서 그저 방치하는 것이 아닌, 배운 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게끔 하는데 보다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이런 버선이나 치마, 저고리를 단순히 배우기만 하고 쌓아둔다면 그야말로 예쁜 짐에 지나지 않을 것 입니다. 직접 만들어 나 자신도 입어보고, 아이들도 입혀보고 해야 더욱 한복, 폭넓게 우리 옛 문화들이 함께 발전될 수 있는 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길목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전시, 교육 등을 앞으로도 열심히 해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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