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연예 > 아트/서적
“담대함을 머금고 아스라한 추억이 돋는 산(山) 작품”기(氣) 모아진 ‘추미실 화가’의 ‘블루 마운틴(Blue mountain)’
홍기인 기자  |  forum1004@naver.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3.03.23  16:49:53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 [사진 = 소정 추미실 화가]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청강가창로 36~24. 이곳은 ㈜에이텍으로 소정(素定) 추미실(68) 화가가 남편과 기업을 경영하며 한 공간을 두고 미술 작업하는 곳이다. 소정(素定) 화가는 ‘산(山)’ 작업을 주로 하며 틈틈이 이곳을 찾는 손님을 맞이한다. 그는 우직한 산을 아스라한 푸른 빛이 일렁이는 나름의 표현방식으로 정겹게 살려내고 있다. 반구상은 언뜻 보면 색의 결이 남성 작품같이 거친 듯하지만, 강렬함으로 되살아나는 기개(氣槪)와 담대함으로 호평 받는다. 이름하여 ‘블루 마운틴’ 시리즈. 우람한 산을 그리는 데 온 힘을 다하는 소정(素定) 화가를 만나서 작품 동향과 그 주변 얘기를 담아 보았다.

 

   
▲ [사진 = 소정 추미실 화가]

강렬함으로 풍기는 담대함, 아스라한 추억 돋는 ‘산(山)’
“산을 그리다 보면 어느 순간 나 자신이 그 우람한 산속에서 추억 이야기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하는 소정(素定) 추미실 화가. 그는 우직하게 산을 많이 그리는 작가다. 자연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탐미하고 이를 자연스럽게 표현해 가고자 함이 그의 마음이다. 소정(素定)은 “산은 그냥 그 자리에 있는 것으로 아름답다” 면서 “이런 산을 그릴 때면 때론 단순해져야 하고, 때론 선을 보태야 할 순간이 있다. 자연 앞에서는 한없이 겸손해진다”고 했다. 대표작은 ‘백두산’ ‘설악산’ ‘지리산’ 등 한국의 명산을 비롯해 ‘산 너머에는’ ‘산속에는 이야기가 있다’ ‘노을진 산’ ‘안개 걷힌 산’ ‘능선에 잠기다’ ‘산아산아’ ‘한국의 산’, ‘제주도 지삿게’, 적규제 앞 구봉산‘ ‘설산’ ‘샹그릴라의 꿈’ 등이 있다. 소재는 한국의 유명 산이든, 주변의 산이든, 외국의 산이든 가리질 않는다. 애초에 구상 등을 해오던 터였지만, 12년여 추상에 가까운 ‘푸른 산(山)’으로 소정(素定) 화가를 나타내는 상징이 되었다. 푸른 빛이 감도는 그의 작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아름다움이 배가 된다. 덧칠한 파란색이 우러나면서 그림이 더 밝아지기 때문이다. 이런 그림은 그에게 인생의 큰 변곡점을 만들었다. 소정(素定)은 10년 전 우연히 여행 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작품 몇 점을 갤러리에 놓고 왔는데 모두 완판되어 화제를 낳았다. 푸른색으로 작업한 ‘산(山)’이 교민들의 향수를 달래며 인기 작품으로 자리매김 한 것이다. 당시 교민들은 “잊혀질 것 같던 우리의 산이 창문을 열면 눈 앞에 펼쳐지듯 추억에 잠기게 만들었다”면서 감격했다. 소정(素定)은 “완판됐다는 소식을 듣고 얼떨떨하면서 가슴에서 뭔가 울리는 느낌을 받았어요. 전에는 사실주의 작품을 주로 그렸거든요.”라며 당시의 상황을 떠올렸다. 이것이 동기가 되어 ‘산(山)’만 그리는 전업 작가의 길을 걸었다. 소정(素定)은 산을 그릴 때면 온몸의 기(氣)를 다 쏟아붓는다고 했다. “선 하나를 그릴 때도 일부러 강하게 그리려고 의식해요. 색칠할 때도 온 힘을 다 쓰지요. 그래야 산의 강렬함이 느껴져요. 산은 규모도 크지만 작업 과정이 쉽지 않아요. 능선을 그리고 그 위에 여러 번 덧칠해야 ‘산(山)’의 기개가 표현되기 때문에 힘이 많이 들죠” 이런 사연도 있다. 몇 년 전 소정(素定)의 개인전에서 작품을 본 지인 작가가 자신도 산을 그려보겠노라 도전했는 데, 산의 능선 표현이 쉽지 않고 힘이 너무 들어 포기했다는 것. 우람한 산을 표현하는 데는 엄청난 에너지가 소요된다. 보기와 달리 이 작업은 쉽지가 않다.

 

   
▲ [사진 = 소정 추미실 화가]

어렷을 때 어머니 동료 교사 지도받으며 ‘재능 꽃피워’
부산에서 태어난 소정(素定) 화가는 5살 때, 사람의 얼굴에 눈썹의 미세한 점까지 표현했을 정도로 남다른 관찰력을 보였다. 교사였던 어머니는 이런 그를 보고 동료 미술 교사에게 데려가 그림을 보여줬고, 그 미술 교사는 첫 번째 스승이 됐다. 학창 시절 내내 미술반에서 활동한 소정(素定)은 부친의 바람대로 여대에 입학해 마찬가지로 미술을 전공했다. 이후 서울대에서 농화학을 전공하고 화학 장교로 근무한 남편과 결혼해 아이를 낳으면서 박봉의 어려운 시절에도 그림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삶의 일부로 채워갔다. 그리고 남편과 용인에서 연구개발 업체를 경영해 갔다. 쉴 새 없는 일과에서 남편은 최고의 동료가 되어 주었다. 여행을 하면 남편은 사진을 찍고 그는 옆에서 스케치를 하곤 했다. 출장을 다녀온 남편은 모아온 자료를 소정(素定)에게 건네 주었고, 그는 이를 토대로 작품을 해갔다. 이런 과정에 남편 지인이 있는 미국 LA에 우연히 들렀다 작품을 놓고 왔는데 현지에서 인기를 얻은 것이다. 에피소드는 또 있다. 소정(素定)은 개인전에 젊은 여인이 매일 혼자 그림을 보고 돌아가 너무 궁금해 “이렇게 제 그림만 보고 가는 이유는 뭔가요?”라며 물었다. 그랬더니, 그 여인은 “집안에 아주 힘든 일이 있는 데 여기 와서 선생님 작품을 보면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아서요”라고 했다고. 이에 소정(素定)은 “작품 살 사람에겐 비싼 값을 당연히 받지만 정말 필요한 분인 듯하니 그냥 가져가시라”면서 아무 댓가 없이 건네줬다. 그 여인은 너무 감사해 어쩔 줄 몰라했던 일화도 있었다. 불교 신자인 소정(素定)의 넉넉한 마음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그는 연륜에 비해 여느 작가와 달리 개인전은 그리 많지 않다. 이유는 오래도록 그림과 살았지만 남편과 기업을 일구며 한 시도 틈 없는 바쁜 세월을 보냈기 때문이었다. 이런 가운데 고 신창호 화백(국전 작가)의 조언과 지도로 틈틈히 완성한 작품을 가지고 지난 2021년 8월, 용인시 케이아트 협동조합 카페에서 첫 개인전 ‘블루 마운틴’을 열었다. 개인전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이와 맞물려 오랜 세월 다져진 작품들이 여러 곳에 공개되어 빛을 더하게 된 것이다.

 

   
▲ [사진 = 소정 추미실 화가]

부부의 한마음과 서원으로 공덕 쌓은 ‘적규제(積跬齊)’
산 넘어 달이 뜨면 호수를 바라보고 한 잔 술에 시(詩) 한 수 읊는 풍류객이 나올 듯한 전통한옥.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이원로 913번 길에 있는 이 한옥은 소정(素定) 화가 부부가 머무는 사택이다. 이름하여 ‘적규제(積跬齊)’. 이는 철학 공부하는 이들 부부의 아들이 지은 것으로, 순자(荀子)의 <권학>에 나오는 ‘반걸음씩 옮겨 마침내 큰 것을 이룬다’는 뜻에서 붙여졌다. ‘적규제(積跬齊)’는 문수산 자락의 커다란 마당을 이고 고초골저수지를 바라보며 서 있다. 문화재 대목장에 의해 건립된 한옥에서 부부가 둥지를 튼 지는 어느덧 10년째. 배산임수(背山臨水)에 좌청룡(左靑龍) 우백호(右白虎), 그야말로 풍수지리상 명당과 다를 바 없다. 편안한 산세로 감싸져 어머니의 따뜻한 품 같은 형국이다. 산 좋고 물 맑은 이곳은 작가 부부의 쉼터로 그만인 듯 느껴진다. 주인의 마음을 꼭 닮은 한옥은 석양빛에 물들어 은은한 멋을 자아낸다. 재밌는 건 소정(素定) 화가 남편이 아들의 권유로 문수산 정기를 받은 맑은 물로 빚은 ‘고초골 청주’를 방문한 손님들에게 귀한 마음으로 내어 준다는 것. 남편 또한 성실함을 무기로 자수성가해 오늘의 부자가 된 인물이다. ‘고초골 청주(18도)’는 혀에 상큼하게 감겨져 맛도 일품이다. ‘적규제(積跬齊)’는 맑은 공기와 더불어 2마리의 삽살개가 뛰놀고, 여름에는 커다란 그늘을 만들어주는 소나무, 낮은 대나무 숲 등이 조성되어 운치를 더한다. 바로 옆 넓직한 공간에서는 부부의 많은 지인들이 찾아 함께 자연을 즐기고 때론 음악회도 갖는다. 내면이 부자임에도 겉으론 무척 소탈한 두 사람. 예술을 이해하고, 마음을 비우며 불자인 부부가 서원하며 쌓은 공덕의 선물이 아닌가 싶다. 소정(素定) 화가는 현재 한옥 자택과 작업실을 오가며 용인미협전, 송연예술전, 겨울 작가전 참여와 더불어 계속해서 ‘푸른 산(Blue mountain)’ 작품에 몰두해 가고 있다.  

홍기인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가장 많이 본 뉴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뉴스앤매거진 파워코리아 대표 백종원  |  서울특별시 광진구 중곡동 162-3번지 2층  |  대표전화 : 02-466-5085  |  팩스 : 02-444-0454
대표메일/제휴광고문의 : bridgekorea@naver.com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백종원(bridgekorea@naver.com)  |  사업자등록번호 : 591-87-01957
청소년보호책임자 : 백종원
월간 파워코리아의 기사는 회사, 기관, 개인 등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 및 인터뷰를 토대로 작성되며,
기사에 소개된 제품이나 서비스 내용을 보증하지는 않습니다.
Copyright © 2023 월간파워코리아.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