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수영 변호사

김씨 등은 A회사에 근무하고서도 1억원의 임금을 받지 못했다. 김씨 등은 A회사를 상대로 밀린 임금과 지연손해금을 달라고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후 A회사는 소송진행 중에 파산선고를 받았다. 문제는 파선선고 전・후에 생긴 지연손해금을 재단채권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파산채권을 볼 것인가였다. 재단채권으로 보면 A회사는 파산선고와 상관없이 임금 및 지연손해금 모두에 대하여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파산채권으로 보게 되면 임금 이외의 지연손해금은 파산절차에 의해서만 받을 수 있으므로 사실상 변제받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지연손해금은 재단채권일까, 파산채권일까.

재단채권은 파산절차에 의하지 않는다. 그리고 파산재단에 속하는 총재산으로부터 파산채권보다 먼저 변제받을 수 있는 우선변제권이 있다.

이 경우 재단채권은 파산관재인으로부터 수시로 변제받을 수 있다. 이에 반하여 파산채권은 파산절차에 따라 파산재단에 속하는 총재산으로부터 다른 채권자들과 평등하게 배당받는다.
이러한 점에서 채권이 재단채권에 속하는지, 파산채권에 속하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임금채권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73조 제10호에 의하여 재단채권에 속한다. 보통 파산선고 전의 원인으로 생긴 재산상의 청구권은 파산채권으로 본다.

임금채권은 예외적으로 파산선고 전의 원인으로 생긴 경우에도 재단채권에 해당한다. 한편 임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이 재단채권에 해당한다는 명문의 규정은 없다. 임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에 대한 견해는 다음과 같이 갈린다.

하나는, 파산선고 전의 지연손해금은 파산선고 전의 원인으로 생긴 재산상의 청구권으로서 임금채권과는 달리, 원칙으로 돌아가 파산채권으로 본다는 입장이다.

파산선고 후의 지연손해금은 파산 전의 지연손해금과는 달리, 재단채권으로 본다. 파산관재인은 직무상 재단채권인 근로자의 임금을 수시로 변제할 의무가 있는데, 파산관재인이 파산선고 후에 위와 같은 의무의 이행을 지체하여 생긴 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채무자회생법 제473조 제4호에서 재단채권으로 정하고 있는 ‘파산재단에 관하여 파산관재인이 한 행위로 인하여 생긴 청구권’에 해당한다는 것을 이유로 든다.

둘은, 파산선고 전・후를 가리지 않고 임금채권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그 성격상 임금채권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으므로 임금채권의 범위에 속하고, 그 결과 재단채권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셋은, 파산선고 후의 지연손해금에 관한 입장에서만 첫째견해와 다르다. 이 견해는 파선선고 후의 지연손해금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46조 제1항 제2호의 ‘파산선고 후의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 및 위약금’에 해당한다고 본다.

이 경우 법은 후순위파산채권으로 규정하고 있다. 파산채권 중 후순위에 해당하므로 변제 받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김씨 등이 받아야 할 임금 1억원에 대하여 파산선고 전에 생긴 지연손해금이 500만원이고, 파산선고 후에 생긴 지연손해금이 700만원이라고 가정해 보자.

첫번째 입장에 의하면, 1억원과 700만원은 재단채권으로 보아 우선변제받을 수 있다.

두 번째 견해에 따르면, 임금과 지연손해금을 합한 금 1억 1,200만원 모두가 재단채권에 해당하여 우선변제 받게 된다.

세 번째 입장에 의하면, 임금채권 1억원에 대하여만 재단채권에 속하여 우선변제 받게 된다.

대법원은 첫 번째 입장을 취하고 있다(대법원 2014. 11. 20. 선고 2013다64908 전원합의체판결). 위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견해이다.

두 번째 견해는 위 전원합의체 판결의 별개의견이고, 세 번째 의견은 반대의견에 속한다.

사안의 경우, 대법원에 따르면 김씨 등은 금 1억원 및 파산선고 후의 지연손해금에 대하여만 재단채권에 속하여 우선변제받을 수 있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