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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자모의 이합집산이 빚어낸 천변만화의 회화적 변주
오상헌 기자  |  osh041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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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3.02  15:4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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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집_금보성

30년 동안 44번의 개인전을 열었던 금보성 작가는 그림은 정신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국내 최초 유일하게 한글을 모티브로 작품 활동한 작가다.

시를 쓰던 그에게 한글은 익숙한 소재였고 21세기‘퓨전주의’와 접목되어 천변만화의 조형적 아름다움을 빚어냈다.

문자언어가 가지는 의미와 상징성에 제약받지 않고 회화적 조형미를 끌어내는 그의 작업은 실로 방대하다. 언뜻 무질서한 듯 하지만 자로 대며 계산한 정교함과 질서가 내재되어 있는 그의 작품은 독창적이고 자극적이다.

30년 전 처음 작품을 하던 당시 아무도 그를 주목하지 않았다. 하지만 2008년에‘올해의 작가’, 2009년에는‘올해의 인물’2010년에는‘올해의 인물’을 수상했다.

해외에서도 인정받아 2011년에는 독일 평론가 금상, 2012년에는 프랑스 작가상 은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다.

금보성 대표, 한국인의 문화 DNA를 깨우다
문자나 기호를 가지고 작품을 하거나 전시를 하는 작가는 많다. 한글을 소재로 작품을 하는 작가 또한 더러 있다.

하지만 금 작가만큼 다양한 작업과 작품을 만든 작가는 없다. 소리글자인 한글은 자음과 모음의 쓰임새가 분명해 달리 쓰거나 잘못 쓰면 금방 알 수 있다.

때문에 이를 재구성한다는 것은 여간 어렵지 않다. 또한, 한글은 태극기와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의 정신을 상징하는 것이기에 아무렇게나 사용해서는 안 되는 금기품목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래서 순수하게 한글로만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작가는 전무하며 한다 해도 일시적인 현상에 머문다.

금 작가는“어느 날 문득 한글이 문자로서 해체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색을 입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화가는 많으나 한글을 테마로 작품을 한 작가는 없었다. 30년 전 한글 회화에 전무하던 시절에 한글만을 고집했던 이유 중의 하나가 우리나라 고유한 그림 즉 동양적이면서 서양적인 재료로 우리나라 정신을 표현할 수 있는 작품이 있었으면 싶은 마음에 한글을 작업하게 되었다.”

이러한 금 작가는 그림공부를 따로 해본 적이 없는 신학을 전공했다. 그림은 배우는 것이 아니라 정신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한글을 통해 한국인의 문화 DNA를 깨우고자 하는 염원이 자리한다. 이에 대해 신항섭 미술평론가는“한글을 기조로 하는 그의 작업은 추상적인 조형언어로서의 특징을 부각시키는 가운데 정체성의 문제를 자연스럽게 해결한다. 고유한 형태를 가진 한글의 변형과 왜곡, 재해석을 통해 문자를 회화적인 이미지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그는 한글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형태에다 보다 자유로운 조형적인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며“수천 점에 달하는 작품을 조망했을 때 그는 회화적인 정체성 즉 개별적인 형식의 가능성을 부단히 탐구한다. 보다 다양한 조형의 변주를 획책함으로써 보다 명료한 형식미의 완성을 기대한다. 문자라는 선입견을 버렸을 때 그의 작업은 시각적으로 충분히 아름답고 매력적이다”고 평가한다.

상생과 변화의 새로운 가치 ‘퓨전주의’
21세기 우리 사회를 대변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퓨전(Fusion)’이다. 문화는 물론 요리, 영화, 패션 등 다양한 장르에서 사용하고 있는 퓨전은‘이질적인 것들의 어울림’으로 대변된다.

어울림이란 단어에서 알 수 있듯 퓨전은 고유의 영역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변화하는 상생을 말하며 또 다른 고유한 것과 만나는 새로운 조화를 의미한다.

따라서 금보성 작가의‘퓨전주의’는 원래의 본질이 변하거나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본질들이 유지되고 상생하면서 문화의 획일성을 격파한다.

신항섭 평론가는“그는 한글이 가지는 고유의 형태적 특징을 개별적인 형식미의 근간으로 삼고 여기에 색채의 조합이나 배열을 통해 다양한 시각적인 이미지를 표현한다. 또한 인물, 도자기, 과일, 풍경 등 실재하는 형태도 도입해 하나의 통일된 이미지로 완성한다. 즉, 전체적인 인상은 인물이나 도자기처럼 구체적인 형태로 나타나지만 그 이미지를 구축하는 기반은 변함없이 한글 이미지다. 실재하는 물상과 문자언어로서의 한글의 조합은 상충할 듯하지만 절묘하게 어우러진다”며“그의 작품‘한글이름’이나‘한글 집 조형’은 이러한 구상과 추상의 조합이자 병립이며 동거라고 할 수 있다. 상반되는 이미지가 만났을 때는 시각적인 긴장감이 고조될 수도 있는데 그의 작품에서는 오히려 절묘한 조화미를 보여준다”고 설명한다.

2009년‘올해의 인물’미술대상 작가로 금보성을 선정한 조순 전 부총리는“퓨전주의 한글회화의 젊은 거장”이라고 그를 칭하며 공공기관이나 거리에서 간혹 한글 작업을 접하게 되면 작가에게 연락을 취해 다른 작업을 보고자 했지만 모두 허사였다.

‘LOVE’로 유명한 클라크 인디애나 같은 작가가 우리나라에도 있어 꾸준히 활동하며 한글을 세계에 알릴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항상 있었다.

안타깝지만 한글을 사용하면서 정부나 공공기관이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한글만을 고집하고 작업하는 작가에게 지원해야 하건만 소홀했다.

그러다 30년이 넘게 한글 작업한 금보성을 만났고, 한글이 회화나 조형적인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알았다고 칭찬했다.

한글은 국내만이 아니라 해외에 있는 교민들에게 인기를 가지고 있으며 한글을 접한 외국인들에게도 새롭고 새로운 장르로 인식시키고 있다 그래서 다양한 방법으로 한글회화를 알리기 위해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재야작가들의 따뜻한 보금자리‘금보성아트센터’
금보성 작가가 주목을 받기까지는 30년이란 세월이 필요했다. 40여회 전시 경험으로 시작한 갤러리 경영은 쉽지 않았다.

국내 30여년 역사를 가진 그로리치 화랑을 인수 후 원로화가 김흥수 화백의 미술관을 인수하여 금보성 아트센터를 개관하였다.

금작가는‘금보성아트센터’는 내게 교실 같은 곳이다. 치열한 작가정신을 지닌 분들의 작품을 보면서 작가정신은 물론 그림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고 덧붙인다.

금보성아트센터는 햇살이 들어오고 바람이 머무는 곳으로 창작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쉼터로 미술인과 컬렉터들 사이에 좋은 공간과 좋은 작품을 전시하는 곳으로 자리매김하였다.

가슴이 시키는 대로 기존의 어떤 것에도 구속받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해가는 금보성 작가.

그리고 갤러리 전시경영은 기존 갤러리와 다른 영역을 확장하고 있기에 미술계의 중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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