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상화전문화가 오동희 작가/오동희초상화갤러리 관장

까루젤 뒤 루브르 아트페어에서 선보인 세계 위인들의 품격 있는 미소
한국을 대표하는 초상화전문 화가이자, 격조와 우아함을 갖춘 신고전주의를 현대에 재현한 사실주의 화풍으로 유명한 오동희 작가가 지난 10월 21일부터 3일간 파리에서 개최된 ‘까루젤 뒤 루브르 살롱 아트페어 아트쇼핑’에 참가했다.

역사의 10년 주기를 넘어 그 시대를 상징하는 인물들로 꼽히는 프란치스코 교황, 마더 테레사, 넬슨 만델라 등 해외 명사에서 한국의 김수환 추기경, 반기문 UN사무총장에 이르기까지 역사에 이름을 남길 인물들의 초상화와, 오 작가의 정교한 표현주의와 감성이 지구촌 현실에 반영된 <아이티의 눈물>등 대표작들을 출품하여, 쟁쟁한 세계 작가들 속에서도 돋보인 일정이었다.

오 작가는 갤러리에서도 초상화에 어울리는 품격을 재현하고자, 지난해와 올 초까지 건물 매입에서 인테리어에까지 예술적 재능을 발휘해 신고전주의의 가치를 담은 공간을 만들어 낸 후 프랑스 아트페어에 참가해 해외 팬들을 만나게 된 것이다.

오 작가는 올해 4월 서초구 반포동에 오동희초상화갤러리를 오픈하며 작가 작업실, 후학들을 위한 강의실에 그동안의 작품을 모은 갤러리를 갖춘 국내 최초의 초상화 전문 갤러리를 표방했다.

한 장의 그림에도 작가의 성취도와 예술가로서의 책임감을 담기까지, 스케치를 취미로 삼던 어린 시절부터 휴일마다 전시회를 다니고 홍대 미술대학원을 졸업하며 철저히 기본기를 다진 삶은 오 작가의 초상화 성향에도 면면이 깃들어 있다.

오 작가는 천주교 어농성지에 전시될 순교자 8인의 초상을 위해, 한 점당 1개월 이상이 소요되기에 1년 이상의 문헌 연구와 복원을 거쳐 속눈썹의 음영과 각도, 이마와 입가의 주름과 안색까지 인물의 삶을 상징하고 반영하도록 표현한다는 철학을 담기도 했다.

초상화라는 자서전을 만들어 후세에 전하는 작가의 책임과 긍지
영혼을 담은 한 장의 자서전, 오 작가의 초상화들은 인물의 구도와 비례를 설정하고, 기본 톤과 컬러를 정한 후 표정과 숨결을 담는 과정을 거친다.

주름은 그 사람의 나이보다는 걸어온 길을, 속눈썹은 외모보다 성품과 인격을 알려주는 식으로, 정해진 규칙 속에서 독창성을 보여주는 오 작가의 작품세계는 흑백 사진으로만 남은 구인사 1대 큰스님의 초상을 재현하며 종교인을 재현한 초상화를 본격적으로 그리게 되면서 더욱 날개를 펴게 됐다.

오 작가는 4년 전 ‘바보의 나눔’ 재단으로부터 공식 협조를 받은 김수환 추기경 초상화를 비롯해,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천태종 구인사 1-3대 큰스님들, 역대 대통령들과 육군 참모총장들을 비롯해 종교인과 정재계의 유명 인사, 위인들을 생생하게 담아 왔다.

오 작가는 초상화에 대해 인물의 사실성, 그리고 인체의 골격과 근육, 피부를 연구한 다음 인물의 삶과 경력을 조사해 그려야 보는 이들을 설득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단지 초상화가 색감을 보이는 대로 담아내기만 한다면 그림보다는 사진에 가까울 것이며, 초상화는 곧 그 인물에 대한 자서전을 완성하는 작업이라고 표현하기에 오 작가는 유명 인물의 초상화를 자주 의뢰받는다. 그렇게 오로지 인물과 초상화만을 그려 왔지만, 인물 전기영화 전문 감독들이 인물의 외관 묘사에 천착하듯 오 작가 역시 각각의 인물마다 다른 삶을 접하기에 매너리즘에 빠진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한다.

오히려 상당한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 일이며 성공할 때의 성취감이 크기에, 붓을 쥔다는 것은 늘 도전의식과 열정을 불러일으킨다고 오 작가는 고백한다.

감성 담는 사실주의 초상화 화가 1인자로 기억되기를 바라
저명인물을 화폭에 담으며 유명해진 오 작가는 자신의 작품세계를 더 많은 사람들이 감상하고 소통하며, 오랜 자료조사와 고증이라는 인고의 시간으로 결실을 맺는 작품관을 전수하고자 작가와 애호가, 후학들이 소통할 수 있는 박물관 형 갤러리를 만든 것이라고 전한다.

아울러 위인, 종교인 같은 공적인 인물 전문 초상화 화가이면서도, 그런 관찰력으로 다진 기본기 덕에 보통 사람들의 소박한 삶과 감정을 담은 초상화에도 일가견이 있다.

이렇게 꾸준한 노력으로 한 우물을 파 온 성과들이 ‘초상화’라는 기록 자료로 남아 자신을 최고로 만들어 준 것이라는 믿음, 그리고 후손들에게 인물화로 역사를 알린다는 사명감에 감화되어 오 작가의 그림감상을 넘어 독자적 화풍 세계를 전수받고자 하는 이들이 많다.

그래서 오 작가는 이들에게 기본기와 극사실적인 정확성을 지키고, 얼굴을 그릴 때 중요한 기본적인 비율과 균형을 강조하고 있다. 초상화란 다른 미술 분야와 달리 오랜 훈련과 난도를 요구한다. 인물화를 위해서는 균형, 골격, 근육의 흐름도에 대한 지식과 이해도가 높아야 한다는 것인데, 그 중 얼굴에 집중하게 만드는 초상화 고유의 힘을 만들기 위해서는 상당한 내공이 필요한 것이다.

오 작가의 강점은 그런 인물의 생동감과 개성을 극대화하면서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이다. 따라서 부족한 자료에도 시대상황을 유추해 유명 인물을 캔버스에 담는 일련의 까다로운 작업에서 연달아 성과를 보여 온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그것이 바로 예술가의 덕목으로 완벽한 기술을 갖춘 후, 감성과 노력으로 고증하고 초상화에 그려진 인물의 삶을 유추할 수 있도록 표현하는 오 작가의 원칙인 셈이다. 기본을 지키는 내공에서 출발해 사실주의 초상화의 대명사가 된 오 화가는 단기간의 명성보다는 위인들의 거룩한 영혼을 재현하는 초상화의 1인자로 역사에 남기를 바란다고 한다.

역사는 사람들이 만들어 가지만 후세에 전하는 역사가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한다. 기록으로도 재현할 수 없는 인간의 족적과 아우라를 그림으로 재구성해 전하는 오 화가의 삶은 예술가로서도, 한 인간의 삶으로도 동세대와 다음 세대 모두에게 많은 귀감이 될 것이다.

월간 파워코리아 12월 지면 인터뷰

더 많은 기사와 영문 일문 중문 기사를 보실분은 아래 링크를 클릭 하세요

www.powerkore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