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불교태고종 전북종무원 종무원장 진 성

고향이란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태어나고 길러준 것은 부모지만 땅과 하늘, 그리고 산과 강, 이 모두가 고향이다. 숨을 쉬고 성장해 가면서 고향은 품이 되고 그 품은 삶의 무게를 견디는 힘이 된다. 여우는 죽음에 임박하면 머리를 자기가 태어난 땅을 향해 둔다고 하는데, 우리 사람은 어떤가...
요즘 연휴만 되면 해외로 향하는 사람들로 인천공항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하지만 정작 우리 삶을 지탱해 준 고향같은 우리나라 구석구석도 제대로 모르는 이들이 많다. 적어도 한국 사람이라면 한 번쯤 가봐야 할 장소 중 대표적인 곳 전설과 역사가 숨 쉬는 마이산으로 떠나보자.

한 가지 소원은 이뤄준다는 마이산탑사의 신비

첫 번째 마이산을 찾았을 때의 느낌, 두 번째 올랐을 때의 마음, 그리고 어떤 이끌림으로 다시 한 번 마이산을 오를 때의 편안함…찾을 때마다 다른 기운과 느낌으로 나를 맞아주는 마이산의 신비함은 형언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저마다 다른 마음의 무게를 짊어지고 오르지만 내려올 때는 그 모든 짐을 내려놓을 수 있다.
마이산 탑사와 돌탑의 신비함은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명소다. 마이산의 절경과 함께 돌탑의 신비는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삶의 무게를 대신 짊어지고 그들이 편안하게 일상으로 내려갈 수 있도록 해준다.
이 놓칠 수 없는 신비를 경험하기 위해 매년 수많은 사람들이 마이산을 찾는다. 마이산을 찾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행여 시름이 커지는 국민이 많은 건 아닌지 걱정하는 사람이 있으니, 그가 바로 마이산탑사 주지스님이자 한국불교태고종 전북종무원 종무원장인 진성 스님이다.
그는 “마이산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빼어난 절경뿐 아니라 전해 내려오는 각종 전설과 설화가 곳곳에 배어있어 발길 닿는 곳마다 이야기 거리가 있고 추억을 만들 수 있다”라며 “지난 이야기도 중요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기도하고 고민과 아픔을 털고 가니, 이보다 더 의미 있는 일이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마이산의 탑사는 이갑용 처사가 25세 때 이곳으로 들어와 솔잎을 먹으며 수도를 하던 중 신의 계시를 받아 쌓은 탑이라 알려져 있다. 아무리 거센 비바람이 몰아쳐도 넘어지지 않는다고 하니 그저 감탄만 자아내게 한다. 마이산탑사에서 기도하면 적어도 한 가지 소원은 이루어진다고 하니 이곳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간절함을 담아 기도했을지 짐작이 간다.
마이산이 자랑하는 곳은 탑사뿐만이 아니다. 사계절 다른 모습으로 관광객들을 사로잡는 이곳은, 특히 어디가 하늘인지 어디가 땅인지 모를 만큼 깊은 아름다움을 만드는 운해도 절경을 이룬다. 은수사와 금당사, 이산묘, 비룡대, 관암봉, 마두봉, 마이봉 등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는 관광코스다.

평생을 나눔으로 살았고 앞으로도 베풀며 살아갈 진성 스님

이처럼 오랜 세월동안 마이산탑사가 영험함을 지닐 수 있는 데는 진성 스님의 정성도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마이산탑사를 지키는 진성 스님의 일생은 오롯이 타인을 위한 삶이었고, 나눔이 곧 행복이었다. 나눌수록 커져가는 감사의 마음이 마이산으로 집중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진성 스님은 지난 5월 11일에 열린 제36회 교정대상 시상식에서 자비상을 받음으로써 그 선행이 더욱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다. 2001년 지인으로부터 사형수를 소개받아 그의 삶을 구원하기 위해 노력했던 스님은 2007년 전주교도소 교정위원으로 위촉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수형자들을 위한 활동을 전개했다.
10년 동안 불교법회를 열고 연인원 17,000여명에 이르는 재소자들의 수형생활에 도움을 주었고, 1:1 멘토링과 자매결연을 통해 480여명의 재소자에게 새로운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스님의 나눔은 재소자들에게 한정되지 않았다. 불우한 재소자 가족들을 위해 생계지원비, 병원 치료비, 명절 차례비용 등을 지원해 그들의 삶의 희망이 되어주었다.
진성 스님의 마음은 국내에 머물지 않았다.
국제구호단체 (사)나누우리 설립, 지역 소외계층과 해외 아이티 지진피해 복구, 라오스 초등학교 교사 건립, 사할린 영구귀국 동포 돕기, 캄보디아 우물관정, 베트남 식수대 설치 등 국제구호사업에도 부지런히 뛰고 있다.
특히, 지난 해 12월 전라북도와 베트남 닥락성 간 MOU를 맺고 ‘전북베트남교류증진협의회(이하 JVEC)’설립해 보다 구체적인 도움의 손길을 펼치기로 했다.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나눔과 베품을 일상으로 하는 진성 스님은 자신이 남을 위해 봉사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고 했다. 그 일이 조금 힘든 길일지라도,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면 기쁜 마음으로 자신의 일생을 바치겠다는 그다.
이러한 진성 스님의 두 손을 꼭 잡은 수많은 재소자들의 마음이 눈 녹듯 녹아내려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고, 이들을 보는 스님의 마음 또한 보람과 행복으로 가득하다. “함께한 수형자들이 새로운 삶에 도전할 수 있도록 촛불처럼 자신의 몸을 태워 자비와 사랑이 가득한 교정교화에 헌신하겠다”는 스님의 말 속에서 다시 한 번 나눔의 약속을 읽을 수 있었다.
진성 스님의 동선을 따라 긍정적인 마음이 국내외로 선순환되고 있으니, 이것이 가장 큰 자비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