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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천년고찰 청련사 상진 스님 |
교수신문은 금년 2019년을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공명지조’(共命之鳥)를 선정했다. 공명지조는 『아미타경』(阿彌陀經)을 비롯한 많은 불교경전에 등장하는 새(鳥)로 한 몸에 두 개의 머리를 지닌 새로 알려져 있다. 운명공동체를 상징하는 공명조(共命鳥)는 서로가 어느 한 쪽이 없어지면, 자기만 살 것 같이 생각하지만 실상은 공멸하게 되는 운명을 지니고 있다.
공명지조를 추천한 교수들은 “한국 사회가 마치 공명조를 바라보는 것 같다”며, 보수와 진보, 성별 갈등, 지역 갈등 등 우리나라 전반에 만연해 있는 흑백녹리와 국민 편가르기 행태를 꼬집어 비꼬았다. 어려운 경제상황과 민생법안은 뒷전으로 생각하고 상대를 인정하지 않고 정쟁에서 이기려고만 하는 정치권에 대한 일침이기도 하다.
「월간 파워코리아」는 신년호 특집기획으로 이러한 2019년 혼탁한 사회 속에서 국민들에게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다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전 국민 모두에게 존경받는 종교인을 찾아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경기도 양주시에 위치한 천년고찰 청련사[靑蓮寺]의 큰 스님이신 상진 스님과의 인터뷰에서 금년 2020년 대한민국 국민에게 희망과 평화의 메시지를 부탁드렸다. 상진 스님은 금년 한 해 국민들이 갖추어야 할 첫 번째 덕목으로 불교적 관점의 ‘육바라밀[六波羅蜜]’을 강조하였다. 육바라밀은 종교적 메시지로만 해석하기 보다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덕목이라고 볼 수 있다. 육바라밀’이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상진 스님과의 인터뷰에서 확인하였다.
여섯 가지 수행덕목 - ‘육바라밀’은 무엇인가?
육바라밀은 우리나라 대승불교에서 특히 중요히 여기며, 깨달음을 얻기 위한 여섯 가지 수행덕목을 말한다. 불교에서는 생사의 고해를 건너 열반의 피안에 이르기 위해 닦아야 할 여섯 가지 실천덕목으로 알려졌다. 바라밀은 바라밀다(波羅蜜多)의 준말로 육바라밀은 구체적으로 보시(布施)·지계(持戒)·인욕(忍辱)·정진(精進)·선정(禪定)·지혜(智慧)의 여섯 가지를 말한다.
상진 스님은 2020년 국민적 화합과 소통을 위해 온 국민이 실천해야 할 덕목으로 육바라밀을 꼽았다. 스님은 국민들이 이것을 마음속에 새기며 실천하고 탐욕을 줄이면 서로 평화롭게 살 수 있음을 강조하였다.
상진 스님은 첫 번째 덕목, 보시(布施)를 강조하면서 먼저 모든 사람에게 베풀라고 했다. 다른 사람이 잘 됐을 때 질투와 시기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며, 우리는 마음과 행동으로 얼마든지 베풀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덕목, 지계(持戒)로 불교적 차원에서는 부처가 제자들의 비도덕적인 행위를 막기 위하여 만든 규율이다. 이는 사회에서 지켜야할 선, 즉 도덕을 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상진 스님은 국민들이 계율을 지키고 도덕적 선을 지킨다면 서로 싸울 일이 없다고 했다.
세 번째 덕목, 인욕(忍辱)은 온갖 모욕과 번뇌를 참고 언짢은 마음을 참고 견디는 것을 뜻하며, 네 번째 덕목, 정진(精進)으로 모든 것에 있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상진 스님은 정진을 해서 남의 것을 훔치지 말고 살아야함을 거듭 강조했다. 다섯 번째 덕목, 선정(禪定)은 바르고 착한 생활을 위해 수행인이 지혜를 얻고 성불하기 위하여 마음을 닦으며 생각을 쉬는 것을 의미하며, 마지막 덕목 지혜(智慧)로 ‘모든 사람이 모든 사물이나 이치를 밝게 보는 슬기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육바라밀을 실천할 경우 인간이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다고 했다.
2020년 경자년(庚子年), 상진 스님이 대한민국에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
상진 스님은 육바라밀과 더불어 몇 가지를 더 강조했다. “오늘 하루가 아름답지 않으면 내일도 아름답지 못하다. 오늘 행복하지 않으면 내일도 행복하지 못하다. 지금 보내고 있는 하루에 최선을 다하라”고 언급했다. 또한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남도 사랑하지 못한다. 자기 자신을 먼저 사랑해야 남을 사랑하며, 사회도 사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상진 스님은 무엇보다 우리는 다섯 가지 은혜(五種大恩)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다섯 가지 은혜로는 나라의 은혜, 부모의 은혜, 스승의 은혜, 사회의 은혜, 친구의 은혜를 말하며, 국가의 은혜는 애국으로, 부모의 은혜는 효도로, 스승의 은혜를 출세로, 사회의 은혜는 봉사로, 친구의 은혜는 우정으로 갚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상진스님은 “우리는 살아가면서 탐신, 진심, 치심 이 세 가지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기 쉽지만, 욕심내는 마음, 성내는 마음, 어리석은 마음을 버리고 사는 것이 중요하다” 덧붙여 말했다.
상진 스님은 “상호 간 다툼이나 본인의 뜻을 따르지 않으면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이 요즘 사회의 안타까운 면들이다. 이런 경우 포교를 하여 바꿔야 하는데, 지금 그게 잘 안 되고 있어서 사회에 도움이 크게 못 되고 있다. 인간이 살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꾸 속세에 물들고 풍요로움을 쫒아 탐욕하게 된다. 종교적인 것을 떠나 부처님의 말씀에 따라 스스로 본래의 성품이 깨끗하다는 것을 잊지를 말아야 한다”고 선을 강조하였다.
“이런 것들을 국민이 스스로 깨닫고 사회에 봉사하면 밝은 사회가 될 것이다. 어두워도 모든 것들을 긍정적으로 보는 혜안이 있다면 사회는 더욱 밝게 보일 것이다. 내가 긍정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인상 쓸 일 없는 평화로운 삶을 찾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상진 스님의 말씀처럼 2020년 새해 더 많은 사람들이 육바라밀과 같은 마음을 선하게 하는 정신을 가지고 살며, 우리사회가 지금보다 더 살기 좋고 평화로운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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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련사 전경 |
천년고찰 청련사[靑蓮寺]
신라 흥덕대왕 때 ‘안정사’라는 사명으로 창건
천년고찰 청련사는 서기 827년(신라 흥덕왕 2년), ‘안정사’라는 사명(寺名)으로 지금의 왕십리 종남산 무학봉(無學峰) 중앙에 창건됐다. 1395년(조선 태조 4년), 무학 대사 자초(自超)가 중창하였다는 설이 전하는데, 당시 뒤뜰에 핀 푸른 연꽃에 상서로운 기운이 서린 것을 보고 사찰 이름도 청련사(靑蓮寺)로 바꾸었다고 한다. 태조 이성계의 왕사인 무학대사가 한양천도와 궁궐터 후보지를 찾을 때, 경복궁터를 선정하게 된 발원지 사찰로도 알려져 있다.
창련사 창건 당시의 신라 불교는 국가와 민족을 위호하는 호국사상에 근본바탕을 두었다. 청련사 또한 불·보살님들의 가피를 빌어 외침으로부터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기원하고자 창건되었다. 부처님의 진리를 만민에게 전법하여 욕망과 번뇌가 가득한 정신세계를 정화시킴으로써, 국가는 태평하고 백성들로 하여금 안정된 생활을 영위케 하고자 하는데 하는 것이다.
청련사는 서울 왕십리 종남산 무학봉 자락에서 1000년이 넘는 시간동안 도량을 지켰으나, 조계종과 태고종 간의 분규갈등 당시 인근이 재개발되면서 천년의 세월을 지켜온 도량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태고종 안정사 스님들이 2009년 지금의 자리인 경기도 양주시 개명산으로 대작불사를 일궈 천년고찰의 맥을 이어오고 있다.
세계 각국의 중생들에게 부처님의 음성인 ‘범음범패’로 부처님의 법을 전하다
재단법인 천년고찰 청련사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상진 스님은 부처님의 음성인 범음범패로 부처님께 소리공양을 올리는 한편 중생들에게 법을 전하며, 세계 각국을 돌며 영산재 공연을 행하고 있다. 범음범패는 세속의 가무와는 달리 들뜨고 분주한 마음을 가라앉히는 수행의 한 방법으로 부처님에게 바치는 진정한 의미의 음성공양이다.
이렇게 상진 스님이 범음범패를 통해 중생들에게 법을 전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故 성공 스님(부산 관음사 조실)의 천수경 테이프다. 성공 스님의 음성이 담긴 천수경 테이프로 마음의 위안을 삼았던 상진 스님은 월봉스님의 장엄염불과 회심곡을 들으면서 염불을 잘하는 스님이 되기로 스스로 맹세한다. 이후 1992년 동방불교대학 범음범패학과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인 범음범패 공부에 나서게 됐다.
상진 스님은 그동안 1996년 월드컵유치기원 10만 관중 대법회, 남북평화통일기원 영산대법회, 김영임의 소리 부산 앵콜 공연 출연, 강원도민과 불교발전을 위한 영산대법회, 만해 한용운 선사(만해재) 다례식 및 추모제, 민족열사 범불교합동천도 대법회, 국립민속박물관 주최 우리민속한마당 ‘부처님오신날 특집공연 불가의 축제’ 출연, 운현궁예문관 주최 운현궁일요예술무대 출연, ‘세계로 도약하는 한국문화예술 5000년’ 공연 출연(뉴욕 카네기홀), 천년고찰 청련사 주최 대한민국·스리랑카 불교문화교류 ‘청련사 호국3층석탑 사리이운 법회’ 공연 총괄, ‘제4회 화정 태고문화축제 영산재’ 공연 연출 및 출연, 제1회 세계문화유산 아시아불교 문화 축제 ‘영산재, 하늘을 열다’ 공연 연출 및 출연, 미국 LA 슈라인 극장에서 봉행된 ‘6.25 참전용사 위령 영산대재’ 공연 총괄 및 출연, 제2회 시엡립주(州)킬링필드 희생자 위령합동천도 영산대재, 삼부어초등학교 교육발전 기원 영산재 등 이미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수십 회에 걸쳐 범음범패 공연을 총괄·시연했으며 현재에도 범음범패 대중화와 활성화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생전예수시왕생칠재(예수재)’, 일반적인 사찰 의례와 구별되는 우수한 독창성
청련사는 매년 음력 9월 9일(중량절)에 생전예수시왕생칠재(이하 예수재)를 모시고 있다. 생전예수시왕생칠재는 살아있는 동안에 전생에 진 빚을 참회하고 미리 업장을 소멸, 청정한 몸과 마음가짐으로 죽음에 대비하는 불교의 수행의식이다. 특히 청련사의 예수재는 2019년 1월 개최된 학술세미나(청련사 예수시왕생칠재의 역사 문화적 의의)에서 전문가로부터 다른 사찰에서 성행되는 의례와 구별되는 우수성 독창성을 갖고 있다고 인정받기도 했다. 또한 청련사 법당 내에 있는 ‘양주 청련사 목조 아미타여래삼존상 및 복장물’과‘양주 청련사 관음보살좌상 및 복장물’을 포함한 10개의 불교 유산이 경기도 유형문화재로 등록되었다. 이와 함께 생전예수시왕생칠재와 전통의례, 범음범패, 장엄, 불화, 피리, 호적 등의 무형문화재 등록도 준비하고 있는 등 청련사는 유형·무형 문화재로서의 매우 높은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한국을 넘어 세계로, 국제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나가는 청련사
이와 함께 청련사는 국내외적인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 힘쓰고 있다. 2017년 캄보디아 시엡립 로얄독립공원에서 영산대재를 봉행하던 청련사 대중스님들은 뜨롤란주(시엡립에서 차량으로 1시간 30분 거리) 마을 어린이들의 교육 환경이 열악하다는 소식을 듣고 자전거 150대 등을 지원하면서 뜨롤란주와 인연을 맺었다. 그 과정에서 삼부어 초등학교의 교육 환경을 보고 교사신축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힘입어 2019년 3월 2일, 삼부어 초등학교 신축교사 준공식이 개최됐고, 청련사 대중스님들은 직접 캄보디아로 달려가 공책 4,000권, 연필 등 학용품 400세트, 축구공 등을 전달하며 학교 준공을 축하했다. 여기에 지난해 12월에는 ‘어려운 이웃과 따뜻한 겨울나기 자비의 나눔’을 통해 생활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연탄과 김치 등 생활용품을 전달했다. 12월 8일 서울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열린 ‘2019 이웃사랑 사랑나눔 종교평화문화축제’를 개최하여 많은 이들의 나눔 활동 동참을 독려하는 등, 따뜻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렇게 부처님의 사랑을 지구촌 곳곳에 전파하며, 우리 사회에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천년고찰 청련사가 있기에 2020년 보다 따뜻한 한 해를 기대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