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파리와 뉴욕, 런던, 밀라노의 추동패션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믹싱한 듯한 네버엔딩 스토리를 담아 러시아의 겨울을 연상시키는 모피를 가미한 따뜻한 벌룬 스타일의 길고 박시한 옷들과 소품이 선보였다.

강렬한 버건디 칼라와 루즈한 핏을 통해 시선을 얼굴로 집중하는 스타일에 원자재 시장의 핫한 아이템인 밍크, 폭스, 라쿤, 램 등 다양한 모피를 일상복으로 입을 수 있도록 다양한 컬러를 배합한 소재가 포인트로 가미되면서 2014년 겨울은 더욱 풍성하고 볼륨감 있는 스타일이 유행할 전망이다.

특히 올 동절기 트랜디한 감성 복고의 특징은 펜디, 샤넬, 셀린느, 돌체 앤 가바나, 알렉산더 멕퀸, 마이클 코어스 등 선도적인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선보였듯이 꾸뛰르적인 길이감을 강조한 것으로, 세련된 도시 여인들의 루즈한 느낌을 살린 롱 스타일이 이미 메인 스트리트를 점령했다.

겨울의 핫한 소재인 모피와 가죽에서도 부모에게 물려받은 듯한 빈티지한 느낌과 남성복 테일러드 코트를 변형한 중성적 느낌이 혼재되어 여행지에서도 쉽게 적용해볼 수 있는 편안한 착장이 주목된다.

모피디자이너브랜드 카자(CAZA)의 크리스 박 대표는 “한국사회의 여러 가지 충격적인 사건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가운데 1930년대 경제공황기와도 맞물리는 심리적인 압박이 외관상으로 조금 더 여유롭고 부강해지려는 개인들의 소망을 담아 패션으로 자유롭게 부활한 듯 보인다”고 전망했다.

경제적 부흥에 대한 향수가 강해질수록 패션도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레트로를 향해 가듯이 유난히 심리적으로 추웠던 2014년 한국의 패션계가 어떤 색으로 거리를 물들일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