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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구상 소재로 사실적인 환상과 추상을 표현
정재헌 기자  |  jjh052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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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5.19  14:5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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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석중 화가

자연과 생명체를 인용하여 서정적, 상징적으로 담긴 나 자신
예술가로서 미술에 입문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다. 김석중 화가의 경우는 우리나라의 역사, 그리고 문화적인 것을 그림에 담기 위해 미술을 시작했다.

그러나 30대 초반의 나이로 그 방대한 역사관을 담는데 어려움을 느끼고는, 30대 후반에 들어 ‘나’라는 대전제에서 출발해 ‘내가 살아가는 모습, 일상의 모습’으로 귀결되는 작품세계로 선회했다.

그래서 김 화가는 15년 이상을 시계, 토기 같은 사물에서 자연, 골프 같은 삶의 즐거움들, 그리고 친구와 가족 등 일기와 자전적인 수필에 등장할 주변인물을 꾸준히 담아왔다.

주로 새, 자연물을 인용한다는 그 작품세계에서 김 화가는 기본적인 형상을 나름대로 재해석하는 <일상-생성>시리즈에 천착하고 있다.

장미꽃을 사진처럼 보이는 그대로 그리는 게 아니라, 내가 해석한 장미꽃을 그리는 것. 김 화가의 간결한 설명대로 식물과 동물을 소재로, 때로는 한때 시대상에 몰두했던 것처럼 말의 해에 말을 그림의 소재로 삼는 상징적인 시도도 한다.

“시리즈의 경우, 인간적인 것에 관심이 많다. 삶이란 30대에서 50대가 되기까지 단계별로 많이 바뀌기 나름이다. 30대에는 작가로서의 성공에 대한 욕구를 가졌었지만, 50대에는 주변의 친구, 가족, 그리고 행복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 시리즈의 주제는 같지만 스타일이 바뀌게 된다. 앞으로는 더 서정적으로 표현하고 싶다. 같은 주제라도 시간에 따라 담기는 것이 다르고, 시간의 연속성을 표현하게 된다. 정리하자면 내가 살아가는 모습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것이 가장 솔직한 모습이기에. 때로는 우주적인 것, 사고를 뛰어넘는 초현실성을 표현할 수도 있으나 작가의 존재감을 알리는 데는 ‘나 자신’을 테마로 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연과 생명체 속으로 인용된 작가의 모습은 소위 과장과 축소를 통해 형태의 이미지는 갖고 가되, 보는 이들이 ‘표현의 틀을 깨는 무정형성’을 보고 놀랄 만큼 참신한 인용으로 보이는 것이다.

평론가, 관객들이 김 화가의 작품을 보고 훈련과 우연성이 결합된 그림, 예측할 수 없는 번짐의 영역을 통제할 수 있는 작가의 역량은 마치 라떼 아트를 보는 듯하다고 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나는 이런 예술을 한다”고 설명하는 것보다는 한 장의 그림을 보여주는 것이 작가론의 기본이다. 김 화가는 그림 감상에 화가의 스펙이나 활자에 의존하는 것보다는, 그림을 보면서 이해하는 것이 작품 감상의 첫걸음이라고 제안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한지 아닌 한지의 기법, 그리고 그림을 느끼는 방법
김 화가는 자신의 작법을 표현하는데도 확고한 지침이 있다. 보통 ‘중간톤’이라고 하는 것을 나도 가지고 있다.

물감을 혼합할 때 붓으로 섞기보다는, 물감과 물감이 혼용되어 나오는 효과를 즐긴다. 이를테면 물감이 마르기 전에 번지거나 마르면서 생기는 변화를 통한 우연적 결과를 반영해 완성한다.

또한 색을 1차원 적으로 칠하는 것이 아니고, 한지 위에 처음 발랐던 색이 스며 올라올 수 있는 이중적 색의 표현을 포착한다.

“30대 초반에 유럽으로 유학가면서 색감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동양인들이 자존감 강한 서양인들 사이에서 따라해 보았자 퀄리티를 낮게 평가받기 십상이다. 그래서 대등하게 가려면 우리의 것, 그들에게 없는 것을 시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지를 사용했는데, 한지가 가진 깊이는 물감과 시너지 효과를 이루어 그 느낌을 최대한 표현하는데 적절했다”

작품에 대한 아이디어로 가득한 김 화가는 2014년 전시를 쉬고 2년 만에 계절적인 요소에 초점을 둔 작품을 전시한다.

김 화가는 “그림의 소재와 주제를 말하고는 있지만, 그림에서 좋고 나쁜 점은 느낌으로, 시각적으로 감상하면 된다. 내 그림은 그냥 느낌적으로 보면 된다”고 다시금 강조했다.

김 화가는 작업 공간을 용인으로 이전하며, 작업 시간을 더욱 늘릴 계획이다. 작년까지 대학에서 후학들을 가르치고 외부 강의 수업을 진행하던 삶에 작은 쉼표를 찍기 위해서라고 한다.

“지금까지는 교육과 작업으로 너무 바빠 평면 작업에만 몰두했다. 지금부터는 철과 돌을 이용한 입체적인 작업을 하고 평면작업과 연계하고 싶다” 김 화가는 ‘대중적인 화가’를 지향한다.

마치 직장을 다니는 것처럼 그림 속으로 출근하고 프로다운 모습을 보이고 인정받고자 하는 것이다. 대중들에게 그러한 성과를 어필하고 존경받는 예술가의 모습, 김 화가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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