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시장애인연합회 임태봉 회장

장애는 장애가 아니다
전화선 피복 관련 사업을 하며 승승장구를 달리고 있던 임 회장에게 불의의 사고는 순식간에 다가왔다. 전화선 피복을 자동으로 씌우는 기계를 개발하다 왼손을 크게 다쳐 장애를 가지게 된 그에게 설상가상으로 회사까지 부도가 나 빚더미에 안게 되었다고 한다.

“당시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정말 모든 것이 다 끝낱 거 같은 절망감 밖에 들지 않았죠.”하지만 비온 뒤에 땅이 더욱 굳어진다고 했던가.

폐기물 수집·운반 사업을 하며 빚을 조금씩 갚기 시작하며 3년 전 부터는 소각 보일러 사업을 새로 시작하기도 했다.

“사고로 인해 왼손을 다치기는 했지만 심하지 않다고 생각 돼 처음에는 장애인 단체에 등록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지인의 권유로 장애인단체에 등록을 하고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임 회장이 김해시장애인 단체에 등록 했을때는 지금처럼의 연합회가 아닌 지부의 규모로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지체장애인협회, 신체장애인복지회, 시각장애인협회, 농아인협회, 김해장애인노인회 등 각 협회로 나뉘어져 있어 운영함에 있어 많은 문제점이 있다는 생각에 김해시장애인연합회 이사회를 결성하고 워크숍을 추진하는 등 결속의 기반을 마련했다.

“김해시 장애인연합회가 창립되어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부족한 저를 위해 각 분야에서 맡은 바 최선을 다해 임해준 4명의 임원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자리를 통해 각자 맡은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해 준 임원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임 회장과 많은 사람의 노력 끝에 지난 2004년 김해시장애인연합회가 창립하게 되었다. 연합회가 창립되고 난 후 많은 부분이 바뀌게 되었다.

우선 그의 제안에 따라 장애인고충 처리센터가 생겼다. 김해시 장애인 고충 처리센터는 장애인들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쌀·의류 등 생필품을 지원하는 사업을 주로 맡고 있다.

“고충지원센터를 운영하며 혼자서는 생활이 어려운 장애인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밝게 사는 그들을 보면서 오히려 큰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중증장애인들도 정부 지원과 활동 도우미들만 있으면 얼마든지 사회의 구성원으로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 보다 저극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1인 후원계좌 CMS를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자율적으로 후원하는 정기후원 제도를 시행하고 여러 단체들과 함께 대규모로 장애인의 날 행사를 진행하는 등 김해시 장애인들에게 더 큰 혜택을 제공한 공로 등으로 지난 24일 제 35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서 장애인 복지 유공자 도지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장애인이 행복하면 모두가 행복 할 수 있습니다
“사지절단증으로 팔, 다리가 없이 태어난 오토다케 히로타다가 스스로 밥을 먹고 그림도 그리기도 하고 혼자서 수영연습을 하는가 하면 일본 최고의 대학이라는 와세다 대학에 입학해 비장애인 못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노력하면 반드시 장애를 딛고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나보다 더 못한 사람들도 많은데 지금껏 불평만 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울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거 같아서 기쁩니다”고 전하는 임 회장. “김해시장애인연합회가 다른 지역의 장애인 단체 보다 다소 늦게 시작된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전국에서 가장 으뜸가는 연합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아직 많은 장애인들이 생활의 안정을 보장받지 못하고 힘들어하고 있으며 일자리 제공의 부족과 이동권, 접근성을 획득하지 못하고 차별 받고 있는 장애인이 있지만 권리 회복을 위해 장애인 당사자가 사회와 장애인 정책에 완전히 참여해 장애인의 욕구와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가 제공되어야 합니다”고 덧붙였다.

아직 임기가 1년 여 남아있지만 보다 뛰어난 사람이 단체의 장을 맡아 김해시장애인연합회를 으뜸가는 연합회로 만들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자진사퇴를 하게 되었다는 그는 “장애는 선천적 장애도 있지만 후천적으로 장애를 갖게 되는 경우가 더 많다. 비장애인들도 항상 ‘예비장애인’이라는 마음으로 서로 도와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행복해 질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한다”는 그의 바람처럼 장애인과 비장애인 구분 없이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갈 날을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