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하대학교 공과대학 고분자공학과 진형준 교수

거미줄의 탄소섬유 전환 원리 규명
최근 진형준 교수 연구팀은 지난 수년간의 연구를 거쳐 거미줄과 같은 천연 단백질섬유를 이용해 선형고분자에 속하는 단백질이 열에 의해 6각형의 탄소 고리화합물로 전이되는 원리를 규명했다.

특히 천연 단백질 섬유인 거미줄을 2800℃의 높은 온도로 열처리해 거미줄이 탄소섬유로 변함을 확인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탄소섬유와 다양한 나노구조의 탄소소재를 제조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논문은 연구의 독창성 및 혁신성 등을 인정받아 자연과학 분야 최고의 권위지인 네이처의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5월 20일자로 게재되었다.

또한 이를 계기로 유기용매나 금속촉매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단순 열처리만으로 다양한 나노구조의 탄소소재를 제조할 수 있어 생체 내 응용 가능성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진형준 교수는 “현재 이를 규명하기 위한 후속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인체 내에서의 면역반응 및 염증반응이 거의 없는 소재로 입증되면 학문적, 산업적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라고 밝혔다.

세계 최초 신개념 용어 제시
진형준 교수 연구팀의 연구 업적은 단순히 논문발표를 넘어 그 의미가 남다르다. 우선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지의 논문 심사과정 중 수정사항 없이 단 번에 채택됐다.

학술지의 등재 과정 상 여러 관점에서의 심사숙고를 통한 진위 여부가 필요하며 저자는 이에 대한 모든 제반사항을 확보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논문은 등재 과정의 전주기에 걸쳐 막힘없이 통과했으며 진 교수는 매우 이례적인 경우라 설명했다.

한편, 단백질을 1000°C 이하의 온도에서 열처리해 형성되는 고분자와 탄소의 중간체 격인 물질을 세계 최초로 ‘파이로프로틴(pyroprotein)’이라는 새로운 용어로 지칭했다.

이는 앞으로 연구 논문의 인용 및 색인과 함께 해당 분야의 연구를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진형준 교수의 주도 하에 인하대 조세연 박사, 윤영수 박사 및 KIST(전북분원) 이성호 박사, 인천대 김병훈 교수, 서울대 재료공학과 강기석 교수 등의 공동 연구팀으로 진행됐다.

이에 진 교수는 “지금의 연구 성과는 전국 단위 공동연구의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하며 함께 참여한 여러 연구자들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건설적인 실험정신의 현장
거미줄과 같은 천연 단백질의 활용 가능성은 실로 무궁무진하다. 이미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는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다양한 산업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진형준 교수 역시 천연 단백질을 포함한 고분자공학 연구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진 교수가 이끄는 나노/바이오 고분자재료 연구실(Nano/Bio Polymeric Materials Lab.)은 2003년에 설립되어 창의적이고 건설적인 실험정신을 모토로 삼아 고분자를 이용해 다양한 복합체 제조 및 응용분야 적용에 대한 연구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천연고분자를 바탕으로 탄소나노구조체를 제어하고 이에 대한 메커니즘 규명 등의 개발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그간의 여러 핵심적인 원천 기술개발을 통해 최근 4년간 총 50여 편의 SCI급 논문을 발표했으며, 8건의 특허 출원 및 등록을 했다.

이외에 상업적으로 사용되는 탄소나노튜브 및 그래핀을 용액 상에서 효율적으로 분산시킬 수 있는 분산관련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이 연구를 기반으로 다양한 천연고분자로부터 탄소재료를 제조해 슈퍼커패시터, 리튬이온전지 등의 탄소전극 개발을 포함한 에너지저장시스템 개선을 위한 연구도 주력하고 있다.

현재 연구실은 진형준 교수를 중심으로 박사 후 연구원 1명, 박사과정 1명, 석사과정 4명, 학부과정 2명이 각자 개인의 창의적이고 가치 있는 연구 주제를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 중이며 국내 여러 대학 연구실 및 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공동 연구 또한 활발히 진행 중에 있다.

끝으로 진형준 교수는 “최근 발표한 연구 성과와 함께 향후 2차 전지에 활용될 그래파이트 분야와 단순 열처리에 의한 생체 친화적 탄소소재를 인체 내의 전극소재로 활용할 연구를 수행할 계획입니다.”라고 언급하며 연구 개발과 더불어 고급 인력 양성 측면에서도 뛰어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 덧붙였다.

탄소소재 분야의 선도적 연구를 수행할 인하대학교 진형준 교수와 나노/바이오 고분자재료 연구실의 무한한 가능성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