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플레이팅㈜ 이오선 대표

수많은 시련과 고난에도 꺾이지 않은 의지
1997년, ‘동아산업’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現 동아플레이팅㈜은 아연도금 및 크로메이트 처리를 전문으로 수행하고 있는 기업이다.

특히 과감한 투자와 도전으로 위기를 정면 돌파하며 지속적인 매출상승을 일궈내고 있는 알짜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단가가 낮은 아연도금 분야에서 지난 2015년 40억 가까운 매출을 올릴 수 있었던 점은 이들의 기술력과 품질이 시장에서 얼마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지를 증명한다.

동아플레이팅의 이 같은 눈부신 성장을 이끈 인물이 바로 이오선 대표이다. 보험회사 소장 출신으로 제조업에 뛰어든 이오선 대표는 처음 출발할 때만 해도 도금이 무엇인지, 볼트와 너트가 무엇인지도 잘 모르는 상태였다고 한다.

그저 “열심히 하면 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출발한 것이 20여 년이 되었고, 지금은 동종 업계뿐 아니라 산업계 전반에서 인정받는 여성 CEO로 손꼽히고 있다.

물론 이오선 대표가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남들보다 몇 배나 많은 시련을 겪어야만 했다.

한번은 환경법 규정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탓에 곤란에 처하기도 했었고, 공장은 3차례의 큰 화재를 겪기도 했다. 관계를 맺고 있던 회사의 부도를 경험하기도 했으며, 직원들의 안전사고도 수차례 겪어야 했다. 이 대표는 “정말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많은 시련이 끊임없이 찾아왔어요. ‘신이 나를 시험하는걸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죠. 그럴 때마다 항상 ‘CEO란 벼랑 끝에 서 있는 사람이다’라는 생각을 되새겼어요. 언제나 절박한 상황에서 그 앞에 어떤 고난과 어려움이 있더라도 전진해야 하는 것이 제 역할이고,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는 생각이었죠”라고 말했다. 그리고 당시 그는 “앞으로 10년 동안은 작업복을 벗지 않겠다”라고 결심했다고 한다. 회사가 안정기에 접어들 때까지 일체의 외부활동 없이, 직원들 바로 옆에서 오로지 일만 하겠다는 스스로와의 약속이었다.

굽힐 줄 모르는 의지와 끊임없는 도전으로 모든 시련을 극복해 온 이오선 대표. 그는 이후 11년 만에 작업복을 벗었다. 그 기간 동안 이 대표는 새롭게 개발된 친환경 금속표면처리액 ‘3가 크로메이트’를 발 빠르게 수용해 2006년 강화된 규제 아래서 한 걸음 앞선 경쟁력을 확보했으며, 2010년에는 부산 녹산국가산업단지로 확장 이전하며 한층 개선된 작업환경을 마련해 직원들의 안전 확보에도 힘썼다.

또한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해 본격적인 기술 개발에도 노력을 기울였으며, 생활관과 기숙사를 마련하는 등 직원 복지 증진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튼튼한 기업을 만들겠습니다”
지속적인 성장과 매출 신장 속에서도 이오선 대표가 가장 우선시한 것은 이른바 ‘3D업종’이라는 인식이 뿌리 깊게 박힌 도금산업의 이미지 개선이었다.

열악한 작업환경 속에서 먼지와 유해물질을 마시며 일한다는 편견을 깨고, ‘복지가 좋은 회사’, ‘근무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의지였다.

이러한 생각은 2010년 확장 이전 당시, 8개월여에 걸친 공장 리모델링을 통해 현실화 되었다. 대부분의 시설을 자동화해 직원들을 고된 노동으로부터 해방시켰음은 물론, 흔히 도금산업에서 떠올리는 냄새나 바닥에 흥건한 물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동아플레이팅의 직원들은 커다란 고무장화나 두꺼운 장갑, 마스크 없이도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갖게 된 것이다. 이 대표는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려면 먼저 환경부터 바꿔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점차 확산되어 간다면 젊은 세대들도 뿌리산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인력난과 취업난 문제도 동시에 해결될 거라 확신합니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생각의 일환으로 그는 부산강서청정도금사업협동조합의 이사장을 역임하며 도금 산업체 전반에 작업환경 개선문화를 확산시키고자 하는 노력도 펼쳐왔다.

이오선 대표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기관은 ‘심장’입니다. 팔이나 다리가 없어도 사람은 살 수 있지만, 심장이 멈추면 생명도 멈추게 되죠. 기업의 심장은 바로 ‘신뢰’입니다. 고객이 기업을 믿어야 하고, 기업은 고객을 믿어야 합니다. 이는 직원들과 대표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신뢰’를 자신들이 가진 가장 큰 경쟁력이라 생각한다는 이오선 대표. 동아플레이팅은 고객들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지난해 2공장 아연·니켈 합금라인을 신설했으며, 올해에는 아연라인 증설 및 스마트공장(MES)을 구축하는 등 과감한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현실에 안주하기보다는 미래를 향한 도전, 고객과의 신뢰를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는 각오다.

그는 “지난 20년이 집을 짓기 위한 기초공사를 한 기간이었다면, 앞으로의 20년은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이어 누구든 머물고 싶은 튼튼한 집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내년 매출 100억 달성을 목표로 모든 구성원들과 함께 견실한 기업, 100년을 가는 튼튼한 기업을 만들고자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최근 이오선 대표는 기업인과 직장인들, 학생들을 대상으로 잇따르는 특강 요청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자신이 걸어온 길과 그 과정에서 얻은 깨달음들이 더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긍정의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는 “하나의 ‘꿈’을 이뤄가는 과정에는 반드시 수많은 시련과 장애가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요즘의 젊은이들은 작은 어려움에도 너무 쉽게 포기하는 경향이 많은 것 같습니다. 꿈을 포기한다는 것은 인생의 가능성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 갈 젊은 세대들이 조금 더 끈기를 가지고, 거침없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으면 합니다”라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기본과 원칙을 지키며 절대 굽히지 않는 의지로 미래를 향한 문을 열어가는 이오선 대표. 궂은 날씨에도 묵묵히 자신만의 꽃을 피워내는 야생화 같은 CEO를 꿈꾸는 그의 바람이 앞으로 대한민국 사회에 어떤 변화의 바람을 불러오게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월간 파워코리아 10월 지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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