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4월, 일본 전력판매가 민영화 된 이후 일본 에너지 시장은 완전한 자유경제체제에 돌입했다. 또한 향후 도시가스 부문의 민영화도 이어지게 될 전망이다. 전기사업법 개정안에 따라 시행된 에너지 시장의 민영화는 일반 가정에 대한 전력판매를 도쿄전력 등 대형 전력회사가 지역별로 독점할 수 있던 규제를 철폐하고, 누구든지 전력을 판매할 수 있는 자유경쟁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일본 전력 시장은 과거 10개 발전회사가 발전과 판매를 지역별로 독점해오던 체제였으나 지난 2011년 3월 후쿠시마 제1발전소 폭발사고 이후 원자력 발전이 전면 가동 중단되자 자유화가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특히 이번 개정안을 통해 일반 가정에 대한 소매 자유화가 이뤄짐으로써 일본의 전력 시장은 사실상 완전 자유경쟁체제에 돌입하게 됐다.

이에 대해 일본 언론들은 가정용 전력소매 시장 규모가 7조 600억 엔(약 76조원) 규모에 달할 것이라 추산하고 있다. 이미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한 일부 대기업에서는 태양광 패널 등을 통한 자가발전과 생산전력의 판매 방식을 마련하고 있으며, 여타 서비스 및 제품과의 결합을 통한 패키지 상품, 각종 할인 혜택 등 소비자 유치를 위한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에서는 전력판매 자유화를 통한 비용절감 효과가 1700억 엔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 같은 에너지 민영화는 독일이나 미국, 영국 등의 선진국에서는 이미 시행되고 있는 제도다. 특히 지난 2003년부터 25개주에서 전력판매 자유화가 시행되고 있는 미국은 경쟁구조가 안착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뉴저지-메릴랜드 관할지역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며, 매사추세츠 주는 전력 가격 하락으로 1998년부터 2004년까지 약 1억 1000만 달러의 요금을 절약했다는 보고가 있다.

에너지 시장의 민영화는 소비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온다. 에너지 시장의 개방은 소비자를 단순한 ‘사용자’에서 일종의 ‘고객’으로 변모시켰으며, 보다 저렴한 공급업체로의 이동을 통해 요금 절감은 물론 이와 관련된 고객편의 서비스까지도 받아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한 공급자의 경우 탄력적인 대처능력과 소비자 지향적인 경영전략을 보유한 기업만이 경쟁체제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되었으며, 지역 공급업자들에겐 지금까지의 제한된 공급지역을 벗어나 새로운 판로를 개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생산 외에 판매만을 담당하는 새로운 기업 모델이 나타나기도 하는 등 에너지 공급 시장의 체질개선에도 상당한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일본 전력시장 민영화에서 촉발된 세계적인 에너지 민영화의 흐름은 우리나라에도 불어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 6월 14일 ‘2016 공공기관장 워크숍’에서 ‘에너지·환경·교육 분야 기능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한전이 독점하고 있는 전력 소매 분야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단계적으로 민간에 개방할 방침임을 드러낸 것이다. 가스 부문도 민간직수입 활성화를 통해 시장 경쟁구도를 조성한 후, 단계적으로 민간에 개방할 방침임을 밝혔다.

다만 정부에서는 이번 정책이 에너지 공기업의 민영화와는 무관하며 전력 및 가스시장의 민간개방을 통한 경쟁체제의 도입과 국민 편익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 밝혔다.

월간 파워코리아 12월 지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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