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가 최송대 작가

씨앗시절을 기억하는 꽃의 생로병사, 어찌 인간의 삶의 순환과 닮았는지
인간의 상상력은 꽃 한 송이에도 우주의 생로병사를 담을 수 있다고 한다. 정반합의 이치에 따라 한국미술에도 사실주의와 추상이 공존하는 시대이지만 개인의 소재와 화풍이 꾸준히 급변하는 사례는 많지 않은데, 소박한 주변의 사물과 자연을 담으면서도 꾸준히 주제의식에 따른 변화를 미덕으로 삼은 화가 최송대 작가는 이 드문 케이스에 속한다.

사실주의적 구상작품을 추구하던 40대를 지나, 50대에 들어 폭발적인 일필휘지나 추상적인 차원에서의 인체탐구를 했으며, 더욱 원초적인 인체의 속성을 분석한 뒤 1990년대부터는 꽃을 주제로 <生氣의 이미지> 연작을 시도하기 때문이다. 최 작가의 꽃 작품들은 꽃시장의 아름다운 꽃들에게 영감을 받아 꽃술과 다른 피사체에 포커스를 두기도 하고, 검은 배경 위에 연기처럼 몽롱하게 덧칠한 꽃잎으로 삶을 향한 끝없는 에너지를 상징하고 있다.

원근법보다는 투시도를 지향하며, 환상적 최면에 빠진 듯 아웃포커스 안의 극사실적인 접사효과를 느끼게 하는 이 꽃들은 아름답고도 유한한 생로병사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화면을 가득 채운 이 풍요로운 주제들은 조지아 오키프가 그러했듯 에로틱함 이상으로 강렬한 꽃의 혼과 노랫소리, 생명을 향한 경외와 찬양의 목소리를 담고, 2000년대 중순 <生氣: 내음(향기가 있는)>시리즈부터는 더욱 환상적으로 중첩되고, 물결치듯 에워싸며 배경을 장악하듯 진화해 가고 있다.

최 작가는 꽃과 꽃술, 꽃과 씨앗처럼 특정주제에 집중하는 동시에 서로 다른 속성을 성공적으로 조합하고 있다. 일련의 시리즈에서는 아카데믹한 자연주의 회화의 사실성과 그에 대척점에 있는 추상성, 개성적 비구상을 받아들이면서 다시 조형미 가득한 바우하우스 정형주의의 인상도 남긴다.

아울러 최근작들에서는 동양화의 섬세한 선을 재현하듯 분채와 석채의 은은한 색감으로 먼저 시선을 끈 뒤, 순환하는 삶에 대한 온유한 인식과 생명의 강렬하고도 고귀한 존재감을 느끼게 된다.

월간 파워코리아 2월 지면 인터뷰

더 많은 기사와 영문 일문 중문 기사를 보실분은 아래 링크를 클릭 하세요

www.powerkore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