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뉴시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달 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자택 인근에서 ‘재판거래 의혹’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서울=파워코리아데일리]백종원 기자 = 18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신자용 부장검사)가 사법행정권 남용과 거래나 부당개입 의혹에 관련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에 행해졌던 각종 판결에 대해 전방위적인 확인 작업에 나섰다.

가장 먼저 검찰은 전성(60·사법연수원 36기) 변호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과거 2015년 9월 박정희정권 ‘긴급조치 9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해자 측의 대리를 맡아 진행한 경위를 들었다.

이 소송은 2015년 3월에 “대통령의 긴급조치권 행사가 국민 개개인에 대한 관계에서 민사상 불법 행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한 대법원 판결을 받았다. 이어 같은 해 9월11일에는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1부가 “대통령의 긴급조치 제9호 발령행위는 고의 내지 과실에 의한 위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대법원 판례를 정면으로 뒤집었다.

그러나 같은 달 22일에는 1심 판결에서 양승태 대법원 행정처 기획조정실에서 작성한 ‘대법원 판례를 정면으로 위반한 하급심 판결에 대한 대책’ 문건이라면서 ‘긴급조치 제9호 발령 행위’에 대한 징계가 사례로 표기되기에 이른다.

이후 이 소송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에 대법원이 긴급조치 피해자들의 손해배상청구를 받아들인 판사에 대해 징계를 추진한 것으로 자체 조사되었다. 따라서 이번 검찰은 전성 변호사의 진술을 토대로 양 대법원장의 사법행정권 남용에 대해 들여다보겠다는 자세다.

또한 검찰은 이보다 앞서 지난 12일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사실이 있다. 이 의원 역시 2015년 9월 변호사 시절에 ‘긴급조치 9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관련된 피해자 측 변호를 맡은 바 있다.

당시 이 의원은 당시 검찰에 출석하기 전 SNS에 “나의 변론보다는 오히려 판사의 소신 덕분이 컸던 재판 승리는 오래가지 못했다. 고법은 판결을 뒤집었고, 양승태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했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긴급조치 피해자인 내 의뢰인의 삶은 또다시 권력에 짓밟히고 말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최근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청구 사건 부분에 대한 사법행정권 남용에 관해서도 확인을 하고 있다. 이는 2015년 3월26일에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에서 작성된 것이다. ‘상고법원 관련 BH(청와대) 대응 전략’이라는 표제 하에 2013년 9월 박모씨 외 22명이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을 상대로 해서 총 4억원을 배상하라고 제기한 소송을 적시하고 있다.

이 소송은 당시 ‘한일 우호관계 복원’을 최대 관심으로 두고 있던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을 설득해 양승태 대법원장이 기획한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쓸 방안 중 하나다. 기조실은 이와 관련해 “과거 이 비서실장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청구 사건에 대해 청구기각 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을 기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적혀 있다. 하자민 아직까지 5년이 지나도록 결론이 내려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