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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풍미가 살아있는 전통 명주 ‘하향주(荷香酒)’, 진정한 고급주로 인정받다맑은 자연 속에서 철저한 고전 방법을 통해 만든 전통누룩
신태섭 기자  |  tss7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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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14  15:5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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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향주가영농조합법인 박환희 대표

우리나라 술 문화의 역사는 매우 깊다. 삼국시대 이전인 마한시대부터 곡주를 빚어 조상께 바치고 춤과 노래, 술 마시기를 즐겼다. 조선시대 문헌에 등장한 전통주는 약 400여종, 그 외에 기록되지 않은 것까지 더하면 전통주는 약 1천여가지에 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 시절, 우리의 모든 민족문화를 말살하려던 일제는 ‘주세령(酒稅令)’을 내리고 총 5차례에 걸쳐 이를 강화시키면서, 우리의 전통주는 설자리를 잃었다. 이어 6·25 사변을 거치며 전통주는 대부분 사라졌다. 하지만 최근 일제에 의해 끊어진 전통주의 맥을 복원하는 작업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명주라 함은 반드시 지역을 기반으로 한다. 산세와 지형 등 에 따라서 술 고유의 개성이 만들어지고 지역의 특산물이 되기도 한다. 그 중 하향주(荷香酒)는 달성군 유가면 밀양박씨 종가에서 전승된 술로서, 대대로 며느리에게 그 비법이 전수됐다 전해진다. 하향주는 조선 초기에 매우 유행했던 고급주로 술이 연꽃 향기와 같다고 비유된 술이다. 본지에서는 어린 시절 할머니와 어머니가 술을 빚을 때 도우면서 자연스레 비법을 전수받았다는 전통주 무형문화재 보유자 박환희(하향주가영농조합법인 대표) 선생을 만나보았다.

술도 누룩도 전통의 방식으로 자연적인 환경 속에서 만들어져야.
철저한 고전방법과 현대화된 공정으로 균일하고 안정적인 품질의 하향주 제조.

전통주란 전통 방식으로 빚은 술을 의미하는데, 쌀을 주원료로 하고 전통 누룩을 발효제로 사용하여 옹기에서 발효시켜 빚는다. 전통 누룩이 아니고, 일본식 누룩(입국)이나 배양효모를 사용하여 스텐 발효조에서 발효시키는 것은 전통주가 아니다. 우리나라 고유의 양조법은 이 누룩을 이용하여 재료인 쌀의 당화와 발효를 동시에 일으키는 것이다. 누룩은 좋은 술을 빚기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정으로, 적정량의 수분과 미생물의 증식에 적당한 온도를 제공함으로써, 증식활동이 활발해지도록 조건을 조성해주는 것이 좋은 누룩을 만드는 비결이다.
비슬산 맑은 물과 유가찹쌀, 전통누룩, 인동초, 약쑥, 들국화 등으로 빚어 100일 동안 숙성 발효시킨 약주라고 해서 백일주라고도 불리는 「하향주(荷香酒)」. ‘하향주가영종조합법인’ 박환희 대표의 하향주는 철저한 고전방법을 통한 전통 누룩방식으로 제조되고 있다. 옹기에서 장시간 발효시키는 전통 방식을 고수하면서도 여과, 살균, 숙성 등의 후처리 공정은 현대화하여 균일하고 안정적인 품질의 하향주를 생산하고 있다.

4남 1녀 중, 3남이였던 박환희 대표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누룩을 빚는 것을 보며 자랐다. 박 대표는 “누룩은 항상 저의 어린 시절과 함께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누룩과 한 몸이 되었던 것 같다. 고향을 찾아가는 것처럼 누룩과 술을 찾아 하향주 제조를 시작했다”라고 그 당시를 회상했다. 박 대표는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해서 살았다. 1993년 잠시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우연히 하향주에 대한 소식을 듣고, 94년 미국에서 모든 것을 정리, 한국에 돌아와 하향주 제조를 시작했다. 보다 좋은 누룩을 생산하기 위해 ‘국세청 기술 연구소’에서 (미생물을 연구 했다.) 박 대표는 “기존의 전통주는 내려오는 구전을 통해 주먹구구식으로 술을 담구는 방식이었다. 훌륭한 술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구전으로 내려오는 방법을 분석하고, 전통주 양조에 가장 중요한 누룩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인간의 신체는 자연의 일부다. 술도 미생물도 전통의 방식으로 자연적인 환경 속에서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다. 술에 관한 미생물을 공부한 것이 양조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라고 전했다.

최고의 누룩, 미생물이 번식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
‘술은 하루에 두세 번 취해야 명주’ 깊은 풍미, 숙취가 전혀 없는 깨끗한 명주.

우리의 전통 누룩에는 다양한 미생물이 번식한다. 다양한 미생물은 술의 깊은 향과 풍미를 만들어낸다. 반면 배양 효모는 알코올을 생산하는 미생물만 있다. 그렇기 때문에 향을 내기 위해 다른 첨가제를 사용한다. 박 대표는 이러한 누룩의 중요성에 주목했다. 박 대표는 “누룩을 향상시키면 술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다. 미생물이 번식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온도, 환경, 발효시간, 밑술의 제조 방식 가장 중요하다. 이후 밑술에서 덧술, 압착 여과 등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나는 오랜 문헌과 고전으로 내려오는 방법들을 과학적으로 연구하고, 최적의 누룩 제조 방법을 깨달았다”라고 전했다.

다양한 미생물이 많은 하향주는 여기에서 나오는 깊은 풍미와 함께 입체 착 달라붙는 맛이 일품이다. 또한 발효되는 과정에서 아세트알데히드[acetaldehyde]가 모두 증발되어 숙취가 전혀 없고, 간의 알코올 분해가 매우 빠르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숙취의 원인이자 알콜성 치매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성분으로, 뇌에 침투해 흔히 말하는 ‘필름이 끊겼다’는 증상을 유발한다. 박 대표는 “양주로 예를 들면 아세트알데히드가 빠져나가기 위해서는 최소 20년 이상 발효되어야 하며, 완전히 빠져나가는 것은 100년 가까이 소요된다. 그래서 오래된 양주의 가격이 비싼 것이다. 하지만 전통 방식으로 빚은 하향주에는 이러한 아세트알데히드가 전혀 없다”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본지 기자가 시음한 하향주는 깊은 풍미와 5미(五味)가 어우러진 매력적인 향, 입에 달라붙는 깔끔한 맛에 숙취도 전혀 없었다. 오히려 불과 1시간 30분 후에는 모든 술기운이 싹 사라졌다. 구전에 따르면 ‘명주는 하루에 세 번을 취한다’라는 말이 있다. 과연 하향주는 하루에 세 번은 쉬이 취할 수 있는 명주였다.

해외에서 인정받는 하향주, 우리나라 고급주의 대명사가 될 것.
하지만 지금의 하향주가 탄생하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3번의 공장 이전과 그로 인한 자금압박으로 하향주 제조를 시작한지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최근 각종 박람회를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하향주에 대한 매력이 알려지고 있다. 현재 국내 모든 대형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박람회 및 전시회에서 하향주를 맛본 해외 바이어들로 인해 중국 및 일본, 캐나다 등에서 수입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수출에 필요한 미생물 열처리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수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 대표는 “해외 바이어들의 관심이 아주 많다. 중국에서는 공장을 통째로 사겠다는 곳도 있다. 해외에서 인정받는 하향주가 국내에서도 인정받기를 고대한다”라고 언급했다.
어느새 양주가 우리나라의 고급주로 자리 잡았다. 건강과 매력적인 맛을 담은 전통주 하향주가 우리나라 고급주의 대명사가 될 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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