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공 김중산 도사

지금처럼 나라가 어지럽고 경제가 불안전하면 자기 자신의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생각 때문에 누구나 한 번쯤은 점집이나 역술인에게 자기의 사주를 의탁하여 점을 본다. 그래서 요즘은 점술업을 하는 사람들이 성황을 이루고 있으며 우후죽순처럼 퍼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검증된 역술인은 그렇게 흔하지 않다. 그중에서 역리학 뿐만 아니라 부처님의 중법으로 사람들의 인생방정식을 풀고 있는 김중산 도사를 만나보았다.

점(占)이란 음양의 이치를 터득하고 상생상극의 도를 깨달아 삶을 긍정할 수 있는 답을 찾는 궁극의 과정이다
지난 2015년 6월 개봉한 영화 '극비수사(감독 곽경택)'는 1978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부산에서 일어난 실제 이야기로 한 아이가 유괴된 후, 수사가 시작되고 아이 부모의 특별 요청으로 담당이 된 공길용 형사는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극비 수사로 진행하기로 한다. 한편, 가족들은 유명한 점술집을 돌아다니며 아이의 생사여부를 확인하지만 이미 아이가 죽었다는 절망적인 답만 듣게 되고, 마지막으로 도사 김중산을 찾아가게 된다. “분명히 살아 있습니다.” 아이의 사주를 풀어보던 김 도사는 아직 아이가 살아있고, 보름 째 되는 날 범인으로부터 첫 연락이 온다고 확신한다. 보름째 되는 날, 김 도사의 말대로 연락이 오고, 범인이 보낸 단서로 아이가 살아있음을 확신한 공 형사는 김 도사의 말을 믿게 된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수사는 진전되지 않고, 모두가 아이의 생사 보다 범인 찾기에 혈안이 된 상황 속에 공 형사와 김 도사 두 사람만이 아이를 살리기 위한 수사를 계속 진행하는 내용이다. 영화 속의 실제 주인공인 김중산 도사는 “사람의 사주팔자는 타고났기 때문에 바꿀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운명은 바꿀 수가 있죠. 효주 양 사주가 딱 그랬습니다. 효주 양 사주를 보니 너무 환하더라고요. 터뜨리면 죽는다 싶어 조용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얘기했죠.” 김중산 도사는 효주 양 아버지가 생명을 잡아들이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으니 반대로 방생을 해야 하며, 기도와 보시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세 가지 일을 극진하게 하면 그 정성이 범인의 마음에 전달돼 살의가 사라지게 된다고. “효주 양 사주에는 금(金)과 토(土)가 많았는데 이를 보완해줄 사주를 찾아보니 공 형사가 나오더라고요.” ‘형사와 도사’는 그렇게 인연을 맺었고, 4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서로의 마지막을 응원하는 친구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효주 양의 두 번째 납치 사건 해결에도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는 결정적 조언을 한 덕분에 이후 사람을 찾아달라는 요청을 약 300건이나 해결했다고 한다. “다른 유괴사건과 달리 아이도 무사히 돌아왔고, 가족들도 아무런 금전적 피해를 입지 않았으며, 범인을 생포해 경찰도 특진했으니 지금도 보람을 느끼는 사건이 효주 양 사건입니다.” 이처럼 김중산 도사는 만나는 지금도 작은 보람에 안주하지 않고 평온한 세상을 위해 기도를 올리고 있다.

하늘이 내려준 사람, 김중산
젊어서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으나 기독교적인 삶의 풍미에 갈증을 느낀 그는 1964년~1969년 3년 동안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사무총장을 맡아 민족운동 차원으로 불교운동을 하면서 청담스님을 만나게 된 것이 불교로 귀의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라고 했다. 어려서부터 암행어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1등을 놓쳐본 적이 없었고 좀 더 좋은 중학교를 가기 위해 40리 길을 3년 동안 걸어서 학교를 다니며 진주고등학교에 진학, 암행어사, 즉 검사가 되기 위해 서울대학교에 입학하려고 했으나 경희대학교 법대에 입학, 형이하학적인 율법인 법학을 전공하려고 했지만 형이상학적인 도법인 부처님 법을 통해서 진정한 마음의 암행어사가 되어 중생구제를 하기 위해 설법과 더불어 중도의 길을 걷고 있다.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시절 인생의 신지식인 청담스님을 뵙게 되었고 성철스님 맏상좌인 천재스님과 청담스님 맏상좌인 해성스님과 함께 삼각산 도선사 석불전 동판 닫집을 불사를 하면서 장소가 없어 산에 터를 닦고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임원들과 함께 매 주일마다 보현행원품을 가지고 구도 행각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다 어느 날 청담스님께서 성해(性海)라는 불명을 주었고 수행하는 사람들 중의 최고인 철수자라고 불리던 성철스님을 친견하게 되었는데 밤 9시부터 이튿날 9시까지 12시간 동안 성철스님의 법문을 듣게 된 김중산 도사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후 그는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남자회원 9명, 여자회원 4명과 함께 지도법사님이 지관 스님, 일타 스님, 법정 스님 세 분이었지만 동국대학교 철학과 백성배 교수님을 지도교수로 모시고 구도 행각을 시작했다. “배낭에는 발우, 방석하나, 초발심자경문, 목탁만 걸머지고 해인사 큰스님들, 부산 선암사 석암스님을 뵙고 석남사 비구니 스님이 계신 곳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석남사는 처사들이나 남학생들은 들어가지도 못했는데 당시 인홍스님께서 기특하게 여겨 대중방으로 맞이해 주셨고 비구니 스님들이랑 발우공양도 같이 하게 되었죠. 이후 대구 팔공산 동화사로 가서 향곡스님, 서운스님 등을 뵈었으며 종정 효봉 스님까지도 친견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효봉스님께서는 몸이 안 좋으셨는데도 불구하고 불교연합회 학생들이 왔다고 하니깐 반갑게 맞아 주셨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코스로 성철스님께서 대구 팔공산 파계사 성전에 20년 동안 철조망을 치고 계시다가 나오셔서 처음으로 도선사에 오셔서 만나게 되었고 이후 경북 문경 김룡사에서 마지막 선지식인인 성철 스님을 뵙게 되었습니다. 당시 성철스님께서 ‘부처의 깨달음이 무엇인 줄 아느냐? 그것은 바로 중도를 정등각 했느니라’고 하신 설법은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고 전했다.
이후 부산 범어사 수련대회 때 나간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되어 1965년도 구도행각을 한 그 해 겨울에 14명 중 9명이 문경 김룡사에 입산을 했고 머리 깎고 50일 동안을 절에 계신 스님, 대중들과 똑같이 생활하며 하루에 나무 한짐, 천배를 드리고 법문 들으면 리포터를 쓰면서 진정한 부처님의 법문을 접하게 되었으며 마지막 일주일 동안은 한잠도 안자고 수행을 하는 용맹정진을 하는 동안 남들은 졸아도 김중산 도사는 한순간도 졸지 않고 일주일 동안 용맹정진을 마치고 난 뒤 자신감이 생기게 되었고 출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 그는 성철 스님을 시봉하면서 채공을 했다. ‘부처님 제자가 되었으면 부처님 흉내라도 내야 되지 않겠냐’라는 성철스님의 뜻을 받들어 6년 동안 장자불화를 하며 오로지 생식과 생쌀을 씹어 드시다 결국 이가 상하고 간경화로 인해 병원에 입원하게 되어 낫기 직전에 후유증으로 인해 무염식을 하시면서도 어김없이 새벽 3시만 되면 일어나셔서 예불을 하셨다고 한다. 그 와중에 성철스님과 청담스님께서는 도제양성 즉, 인재양성을 위해 삼각산 도선사에 싯달학원이라는 간판을 걸어 후학양성에 힘을 쏟으셨다고 한다. 그렇게 성철스님의 상좌로 시봉을 하다 1971년 제1기 방위소집생으로 영등포경찰서에서 근무하던 중 뛰어난 언변과 남다른 능력을 인정받아 당시 대통령 처 조카였던 ‘장덕진 선거사무소연사반장’으로 활동했지만 당선 후 별다른 인연 없이 마무리되어 낙심하게 되었고 다른 기회를 찾아 공화당훈련원공개채용에 응시하여 당시 1600:24라는 경쟁을 뚫고 경상남도 담당 파견교수로 선출돼 활동하던 중 우연히 부산의 제산 박재현이라는 도사의 명성을 듣고 박 도사님을 만나게 되었다. “지금은 스승인 박 도사님을 처음 뵈었을 때 꿈과 이상이 저와 매우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 1973년 유신정권이 들어서면서 ‘말 잘하는 교수는 필요 없다’는 사회적 분위기에 밀려나면서 탄탄한 미래를 보장받는 회사에 취직이 되었지만 회의를 느끼고 마음에 품었던 도를 구하고자 박 도사님을 다시 찾아가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박 도사를 스승으로 모시고 명리학을 공부했으며 아산 김병호 선생에게 주역과 천부경을 사사 받은 후 지금까지도 용맹정진 정신으로 중생 구제와 더불어 수행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1984년부터 대한불교 불승종 종조 설송(雪松)스님을 모시고 태백산 현불사(現佛寺)에서 25년간 사사하며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삼천일 기도 및 전품(全品)독경정진을 하며 수행을 하기도 했다.

그는 도인(道人)이다. 젊어서 감리교 계열의 독실한 개신교 신자였으나, 해인사 성철 스님의 상좌로 출가했다. 인연을 따라 환속하기는 했으나, 도를 향한 열정은 수이 사라지지 않아 역학(易學)의 길로 들어섰고, 지리산과 계룡산에서 수년간 수도하기도 했다. 지금도 그는 도를 닦는 마음으로 산다. 포도즙과 생포도로 단식 수행을 121일 동안 4번이나 하고 생수만으로 21일 단식 후 108일 회복일 동안 천부경 기도와 묵언수행으로 정진했으며 일 년 중 120일~150일 동안을 기도 수행을 하기 위해 산으로 향하는 그가 어찌 도인이 아니겠는가. 이런 그의 특별한 기도로 인해 영화 ‘극비수사’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후 JTBC에서 방영된 ‘이영돈 PD가 간다’라는 프로그램에서 전국 1만여 명이 넘는 역술인 및 무속인들 중 ‘10대 역술가 편’에 출연해 최종적으로 역술인 4명, 무속인 2명 중 최고의 역술인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역(易)은 곧 해(日)와 달(月)이요. '易'은 '바꿀 역'으로도 읽지만 '쉬울 이'라고도 읽을 수 있습니다. 이는 쉬운 것은 순리라는 거죠. 해와 달, 즉 음양은 바뀌는 거고, 또 그것이 순리라는 겁니다. 순리대로 따르면 만물도 수월하고 살기도 수월하고, 모두 수월한데 이게 뒤집어지면 세상이 뒤집어지는 거요 그것을 터득하고 생활에 응용한 게 곧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자님이 말씀하시기를 ‘극수지래지위점’(極數知來之謂占)이라. (역)수를 궁극해서 미래를 아는 걸 점이라 한 거라. 이게 어찌 미신이라 할 수 있습니까.” 그는 점을 확률의 관점으로 보지 말라고 했다. 맞히고 못 맞히는 분별은 있지만, 점의 가치는 확률을 초월해 있다는 얘기였다. 또한 사람의 마음에는 행복, 불행, 탐욕이 모두 있는데 이 또한 마음먹기에 달려있다고 한다. 이처럼 모든 일은 자신이 마음먹기에 달려 있는 것처럼 사주팔자는 바꾸지 못해도 운명은 바꿀 수 있다는 말은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김중산 도사님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