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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내 힘의 균형과 한국-인도 협력에 대하여 논하다!”
김종관 기자  |  powerkorea_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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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30  14:2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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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서울시장(사진 오른쪽)으로부터 명예 한국 시민증을 수여받은 한국-인도 비즈니스&정책 포럼 의장 라빈다 싱 박사(사진 왼쪽)

한국과 인도의 전략적 파트너쉽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라빈다 싱 박사는 지난 20여 년간 한국에서 관련 분야를 연구해 온 이 분야의 베테랑이다. 그는 성균관 대학에서 한국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인도 자와할랄 네루 대학교에서 국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또한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통상정책실무 시니어 펠로우쉽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는 한국-인도 비즈니스&정책 포럼 의장을 맡고 있다. 300개가 넘는 논문과 글들을 발표하며 한국의 학계, 경제계 및 관련 단체들에서 이름이 잘 알려져 있다. 최근 <남한의 전략적 협력>을 경남 대학교 출판사를 통해 출간하였으며, 지난해에는 명예 한국 시민증을 수여받았다. 2019 서울안보대회를 맞아 국·영문 월간 <파워코리아>는 그와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그와의 대화 내용을 간추렸다.

1. 시간 내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재 동북아에서 떠오르고 있는 안보 시나리오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오히려 저야말로 한국의 영향력 있는 비즈니스 뉴스 매거진과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기쁩니다. 현재 동북아에서 떠오르고 있는 안보 시나리오는 아주 유동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주 빠른 속도로 일어나고 있으며 그 누구도 어디에 어떻게 정착할지 알기가 힘듭니다. 지난 70년간 이어져 왔던 미국-한국-일본 3자 간의 안보 동맹은 지금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전례 없던 중국의 군사력 증강 또한 이 지역의 힘의 균형을 바꾸고 있습니다. 비교적 힘이 적은 남한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고 남한 혼자의 힘으로 해결하기도 힘듭니다. 즉, 이 지역 다른 나라와의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것이죠.

2. 어떤 일들이 일어날 수 있을까요?
이전의 안보 구조는 해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고, 새로운 안보 구조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힘의 진공 상태라 할 수 있는 상황이 일어나고 있는데 즉, 어떤 한 나라가 힘을 리드한다기 보다 각자도생해야 할 상황이 온 겁니다. 이는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이라는 점에 있어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도 이 지역은 적대감과 분쟁이 항상 있어 왔기 때문에, 전쟁을 일으킬 만한 조그마한 불꽃이라도 일어난다면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많으며 그 동안 쌓아 왔던 것들을 한 번에 무너뜨려 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현재의 질서가 사라지기 이전에 평화와 번영을 지속적으로 유지시켜나 갈 수 있는 새로운 제도적 장치가 필요합니다.

3.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인도가 한국을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먼저 한국은 경제적으로 중국에 많이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한국에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인도는 한국의 제품이 쉽게 인도에 수입될 수 있도록 할 수 있고, 또 중국을 떠나는 한국 기업들에게 특별한 투자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한국의 경제적 부담을 낮춰 줄 수 있습니다. 중국의 전례 없는 군비 확장 또한 한국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 또한 인도의 한국과의 군사 협력 확대를 통해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4.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는 데 있어 인도 측의 걸림돌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이 부분에 관해서 지난 20년 동안 연구하고 글을 써 왔지만, 인도의 정책 입안자 분들이 인도의 안보에 도움이 되는 양국 간 전략적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아직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이지 않습니다. 그들은 통일 한국이 인도의 안보에 가져다줄 이익과는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한반도 내에서의 힘의 균형에 있어 한국의 역할, 그리고 그 힘이 중국 쪽으로 기울어졌을 때 일어날 일들에 대해 온전히 이해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저 말뿐이거나 문서상의 동의에서 그치는 정도일 뿐입니다. 한국은 지역 내에서 아주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지역 안보 관련 논쟁은 중국과 일본보다는 한국에 의해 나눠질 가능성이 많습니다. 만약 인도의 정책 입안자들이 지금과 같은 한국에 대한 입장을 고수한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후회하게 될 날이 올 것입니다.

5. 최근 인도 국방부장관이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아주 긍정적입니다. 많은 부분에서 이야기가 오고 갔습니다. 인도 국방부장관이 2019 서울안보대화에 처음으로 기조연설자로 초청된 사례이기도 합니다. 방문기간 동안 양국 간 서명한 것들을 보면, 국방 교육 교류, 양국 해군 간 물류 지원, 그리고 한화 디펜스 인터내셔널, L&T, 인도 디펜스 메뉴펙쳐러, 한국 방위산업 진흥회 간의 양해 각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6. 2019 서울 안보 대화 참가자들 중 일부는 이번 방문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비판적인 시각으로 볼 것까지야 없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저는 인도 관계자분들이 좀 더 마이너한 부분에 있어 주의를 집중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7. 만약 비판적 시각을 가진 분들이었다면 좀 더 효과적이고 지속적일 결과물을 얻기 위해 어떻게 했을 것 같습니까?
기조 연설이 끝나자마자 자리를 빨리 비워야 했던 건 유감스러운 부분이긴 합니다. 좀 더 자리에 남에 관련 분야 한국인들과 의견도 교환하고 아이디어도 들어 보고 하는 것이 좋았겠죠. 그냥 공식적인 석상에서의 만남보다는 이후 오고 가는 이야기들이 정책을 만드는 데 도움이 많이 됩니다. 즉, 서로 사진도 찍고, 얘기도 나누며 실질적인 우정을 쌓을 좋은 기회를 놓치고 만 것이지요.

8. 한국-인도 방위산업 협력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십니까?
한국 방위산업은 능숙한 기술과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한국 기업들과 인도 기업들 사이에 기술 이전 협력 등의 교류가 이루어진다면 양쪽 모두에게 이득을 가져오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특히 인도의 ‘메이크 인 인디아’ 프로젝트와도 잘 부합하게 될 것이며, 인도의 국방 능력과 방위 기반 시설 구축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9. 한국-인도 방위산업 협력의 실질적 결과는 있습니까?
인도의 라슨&투브로 (Larsen & Toubro)라는 회사는 한국 한화 테크윈과의 협력하에 100개의 K9 Vajra(바쥐라) 155mm/52총포를 생산하고 있으며, 거래 규모는 약 13억 달러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역시 한국 한화와 협력 하에 진행되고 있는 104개의 K-30 비호 시스템 (Biho systems), 97개의 탄약 운반 차량, 39개의 지휘 차량은 약 26억 달러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양국은 지난해 방위 조선업 협력을 위해 서명한 바 있습니다.

10. 한국-인도 방위산업 협력의 걸림돌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방위산업 협력은 실질화 해내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양쪽 모두 그렇게 시간이 많이 있어 보이진 않습니다. 지역 내의 힘의 균형은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도 말이죠. 누구도 5년 후에 이 힘의 균형이 어떻게 변해 있을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특히 날로 강해지고 있는 중국의 군사력을 감안한다면 누가 중국을 대적할 수 있는 한국의 방위 협력자가 될지 아무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습니다. 즉, 한국의 첨단 무기 시스템과 기술들이 협력을 통해 인도와 공유될 수 있는지 장담할 수 없다는 말이죠.

11. 양국 정부에게 어떤 것을 제안하고 싶습니까?
현재 양국의 방위산업 협력은 모래 위에 서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언제든 빠져 버릴 수 있다는 얘기죠. 인도 정책 입안자들은 한국의 방위산업 노하우를 통해 인도가 얻을 수 있는 이익에 대해 큰 그림을 그려야 합니다. 정치적으로나 전략적으로 말이죠.
만약 한국이 적절한 노선을 취하는데 실패한다면 그것이 한국의 주권과 독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만약 그렇다면, 인도가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저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미국-한국-일본 3자 안보 동맹이 최근 약해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의 줄다리기식 계산에 의해 한국은 코너로 몰리고 있는 양상입니다. 만약 이런 양상이 지속된다면, 한국은 미국과 일본에 ‘노’라고 밖에 말할 수 없을 겁니다. 왜냐하면 불평등한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한국이 군사력에 있어 중국과 대등한 관계로 맞설 수도 없다는 것입니다. 중국은 이를 잘 알고 있고 그래서 한국을 그들의 조건에 맞게 그들의 진영으로 끌어들이려 압박을 가할 것입니다. 인도가 대안이 될 수 있냐는 질문에, 저는 확실히 그렇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인도는 한국을 동맹국으로서 안심시켜야 하고 유사시에 언제든 제시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확신을 줘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한국은 인도에게 그들이 가진 첨단 방위 기술을 전수해 줄 수 있을 겁니다.

12. 인도와 일본의 관계가 날로 발전하고 있는데 이것이 한국-인도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까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인도-한국-일본 간의 협력은 지역 내 안보를 위해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인도 정부는 이러한 3자 협력을 리드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삼국은 아시아 지역 내 주요 민주주의 체제를 가진 국가들이며 이들이 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일은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인도가 일본과 강력한 연대를 구축하는 것만으로도 지역 내 힘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역할을 할 것이며 한국의 입장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13. 지역 내 힘의 균형에 있어 인도가 기여하는 역할에 대한 한국 정부의 이해가 적다고 보시는지요?
많은 한국인들이 여전히 인도는 저 멀리 있는 나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저 여행이나 갔다 올 만한 나라인 셈이죠. 또는 사업하시는 분들에게는 거대한 마켓일 뿐이죠. 인도에 대한 이러한 과소평가가 한국-인도 방위 협력을 약화 시키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결국 양국 모두가 지금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얘기죠.

14. 어떻게 하면 양국이 좀더 가까워 질 수 있을까요?
한국 정부는 ‘남방 정책’을 통해 인도를 포함한 동남아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그 갭을 메우고 있습니다. 즉, 새로 형성되는 힘의 균형에 한국만의 역할을 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는 한-아세안 협력에서도 잘 드러나는 바입니다. 한국은 전략적 경제적으로 동남아 국가들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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