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文化財)는 문학·예술·종교·민속·생활양식 등 문화적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인류 문화 활동의 소산을 통틀어 말한다. 다시 말하면 문화재는 조상들의 혼과 얼이 서려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은 과거 전쟁과 약탈 또는 유실로 인한 문화재에 대한 환수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작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한 ‘2019 한·아세안 특별문화장관회의’에서 세계 문화유산 등재에 협력하고 약탈 문화재 환수에 공동 대응하는 아시아·태평양 문화유산 협력기구를 신설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한 것은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이처럼 문화재 환수에 대한 국가들의 공동 노력은 최근에 더욱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사실 문화재 환수는 밀수출·전쟁·약탈 등의 경로를 통해서 유출된 문화재를 원소유 국가가 다시 돌려받는 것을 말한다. 문화재 유출은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전 세계에서 발생하였다. 사실 문화재를 반환하고 환수하기 위한 국제적인 협약은 있었지만, 강제성이 없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예로 1866년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군이 강화도의 외규장각에 보관되어 있던 귀중도서 등 약탈된 문화재를 우리나라 고속철(KTX) 모델을 프랑스의 테제베(TGV)로 선정해주는 조건으로 프랑스는 외규장각 고문서 반환을 약속했다. 이처럼 경제적으로 큰 거래를 하면서 4-50여 년이 지난 2011년에 5년 단위의 임대 방식으로 우리나라에 어렵게 반환된 예를 보더라도 문화재 반환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왜 이처럼 해외 유출 문화재 환수에 국가적으로 적극 나설까?
그 답은 문화재는 올바른 역사인식 확립과 민족의 동질성 회복에 기여하고, 국가는 후세들에게 조상의 얼과 혼이 담긴 문화유산을 물려줘야 하는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필리핀에 성당 건축하며 중국의 고 도자기(송·명*원) 도자기 발굴
“중국 정부에 수천 점 기증하여 한국과 중국의 관계 개선에 기여하겠다”

필리핀에서 송과 원, 명나라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을 발굴하다
최근 국내 민간 기업이 세계적으로 문화적인 가치가 높은 중국 송·원·명 시대의 도자기에 대한 반환을 자발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신선한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한국에서 수도원을 건설한 이후, 필리핀의 롤롬보이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 설계와 감리를 맡는 등 20여 년간 필리핀에서 활동을 해온 거성종합건설 이흥용 회장이다. 평생 성당 짓는 일에 매진해 온 이 회장은 한국 최초의 가톨릭 사제이신 김대건 신부가 2021년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에 선정되자 더욱 감회가 새롭고 기쁘다면서 인생에서 매우 가치 있는 일이었다고 좋아했다.
이 회장은 직원의 핸드폰에서 우연히 5점의 도자기를 보고, 도자기의 기품으로 범상치 않아 실제 실물을 확인하였다. 감정을 통해 중국 송·원·명나라 시대 것으로 추정된다는 얘기를 듣고, 필리핀에서 국내로 반입해 약 7-8천점 정도를 소장하고 있다. 이 회장은 “2018년 6월부터 마닐라에서 배로 3일 걸리는 필리핀 남부 작은 섬의 바나나 농장 땅속에서 발굴을 시작하여 현재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아마 좌초되었던 선박이 묻혀 있던 진흙 속, 뻘이 수 세기에 걸쳐 지각변동으로 육지로 바뀐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국내로 반입하여 권위 있는 측정기관에서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법으로 감정을 받고 있어 조만간 정확한 연대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특히 발견된 유물들 대부분이 송나라 시대 ‘여요’ 도자기로 현존하는 개수가 전 세계적으로 수십 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요는 송대 5대 관요중 하나로 주로 청자로 제작되었으며, 비온 뒤 하늘에 비유될 정도로 깨끗한 파란색이 살아있어 매우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국내 반입 당시 엑스레이 검사대에서 파란색 발광과 금빛이 나는 도자기가 있어 세관 직원들이 금궤인 줄 알고 철저히 가방을 검색했던 일화도 있다.

▲ 거성종합건설 이흥용 회장

국가적인 차원에서 한국과 중국의 관계개선에 기여하고 싶어
“시진핑 방한에 맞추어 중국에 수천 점 기증하고 싶다”
작년 중국이 미국과 이탈리아로부터 돌려받은 밀반출 문화재가 1157점이다.
이 회장은 “작년 3월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탈리아 방문 당시 이탈리아로부터 중국 문화재 796점을 받았다. 반환된 유물에는 송대의 도자기 등 국보급 유물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1998년 영국으로부터 약 3천 점의 밀반출 문화재를 돌려받은 후 가장 큰 규모다”고 설명했다. 미국 역시 지난 2월 361점의 중국 문화재 및 예술품을 반환했다. 미국이 반환한 문화재 및 예술품 361점은 신석기 시대부터 청(淸)나라까지의 석기, 옥기, 청동기, 도기, 화폐, 목조 건축물 부재 등이며, 주로 중국 고대 고분에서 출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미국 양국 정부는 지난 2009년에 이미 중국 문화재의 미국 입국과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2011년 3월 중국 문화재 14점을 중국 정부에 반환하는 등 지속적으로 문화재 반환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흥용 회장은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 이탈리아에서 문화재가 반환되자 중국의 언론은 문화재 환수로는 최근 20년 이래 가장 큰 규모라며 환영을 표시했으며, 시진핑은 중국인들에게 더욱 추앙받는 국가 지도자로서 인정받고 있다. 이탈리아 역시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ㆍ해상 실크로드)와 관련하여 상당한 경제협력 선물을 받았다. 양측이 체결한 양해각서의 규모는 언론 보도 상으로 최대 200억 유로(25조 6500억 원) 규모에 달한다. 문화재 반환을 통해 양국 간의 우호 증진은 물론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을 가져 온다”고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이 회장은 “금년 상반기에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은 한중 관계를 획기적으로 도약시킬 것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사드) 배치 이후 중국이 취한 한류 제한령이 완전히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그동안 냉각기였던 한국과 중국 관계에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필리핀에서 가져온 송·원·명 시대의 도자기 수천 점을 시진핑 방한에 맞춰 중국 정부에 기증하여 한국과 중국 관계의 개선에 도움을 주고 싶다. 그 후 중국 북경에 도자기 박물관을 세우거나, 아니면 중국 전역의 박물관에 도자기를 제공하여 역사적으로 사라질 조상의 빛나는 문화유산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도 2020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핵 문제 해결에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핵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의 존재가 대단히 중요하며, 실제로 중국은 지금까지 많은 도움을 주었다며 앞으로도 끊임없이 도움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함께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흥용 회장은 이러한 계획을 밝히면서 우선 세계 주요 박물관에 자신이 소장한 도자기를 기증하고 싶다고 밝혔다. “세계에는 유명한 대형 박물관이 많다. 예를 들어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영국 런던의 대영박물관, 로마의 바티칸 박물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주 박물관,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대만의 국립고궁박물원, 독일 페르가몬 박물관 등 전통과 역사가 있는 유명한 박물관이 있다. 이와 같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박물관에 수십 점씩 무상으로 기증하고 싶다. 문화와 역사가 다른 세계 여러 국가들에게 동양 고대문화의 우수성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도 평택이 고향인 이흥용 회장은 경기도하키협회장, KPTPGA 골프협회 고문, 라이온스 클럽 회장 등을 역임하며, 지역사회를 위해 다양하게 봉사하고 있다. 향후 장애인과 노인을 위한 복시시설을 설립하고, 심장재단을 만들어 주변에 소외받고 어려운 이웃을 도울 계획이다. 앞으로 이 회장의 국내외적인 따뜻한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