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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리는 엄마’가 만든 야고미(YAGOME) 캐릭터”욕망과 갈등의 반복 속에 삶의 여유 찾아주는 작품으로 반향
홍기인 기자  |  forum10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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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9.22  09: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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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주희 작가

사람들은 대부분 삶의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산다. 욕망을 채우기 위해 무수히 많은 갈등을 일으키고, 그 속에서 수많은 선택을 한다. 작가도 자신의 갈등과 욕망 속에 갇혀 있었다. 그리고 캐릭터 '야고미(YaGoMe)'를 탄생시켰다. 작품은 작가를 비롯해 현대사회를 살고 있는 인간의 욕망에서 비롯됐다. ‘야고미’는 갈등의 반복에서 선택되었고, 비로소 한 방향에서 꿈을 꾸며 이뤄가고 있다. 그러면서 삶의 여유와 쉼을 함께 모색해 하고 있다. <글 / 홍기인 기자>

양과 곰 합친 독특하고 신선한 ‘야고미’ 캐릭터.
얼굴이 독특하고 머리 양옆이 둥글면서 끝이 뾰족한 형태다. 처음엔 그 모습이 의아해 뭔가 싶었다. 그런데 낯설지가 않아 보인다. 이 모습은 순진하면서 마음껏 뛰노는 약간은 장난끼 서린 아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특한 발상으로 나온 캐릭터가 눈길을 잡아끌며 신선하다는 느낌을 준다. 이는 박주희 작가가 상상으로 빚어 양의 뿔과 곰의 얼굴을 형상화한 ‘야고미(YAGOME)’ 캐릭터를 말함이다. YA! GO-ME, ‘야! 나와 함께 가자’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야고미'는 양처럼 나약하지만 곰처럼 강해 보이고 싶음을 의인화한 것이다. 양은 순하지만 앞을 잘 못보며 독립심이 부족한 동물이다. 반면에 곰은 둔하지만 힘센 동물을 상징한다. 구상으로 출발해 반 구상으로 이어져 온 작가에게 어느덧 이 캐릭터는 '야고미 작가' 라는 수식어를 안겨주었다. 캐릭터는 작가의 분신이기도 하지만 우리 개개인의 분신이기도 하다. 양의 순진함과 곰의 우둔함을 갖춘 현대 사회인의 나약한 면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시행착오에서 벗어나 간다는 미래에 대한 설정이 담겨져 있다. 작가는 작품으로 자신뿐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해 간다. 사람들이 살면서 선택에 따른 책임들이 짓누르고 있는 삶의 무게를 뒤로하고, 숲속에서 노닐며 커피 한 잔과 편안한 쉼을 지향하며 잠시나마 여유를 느끼고 싶은 희망과 위로를 작품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검정과 흰색의 단순한 캐릭터는 스토리보드 형식으로 이뤄져 그 배경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게 만든다. ‘야고미’를 중심으로 풍선, 숲, 공원, 산책로 등의 소재가 그렇다. 타이틀은 한잔의 추억, 푸른 그늘 아래, 블빛 아래, 숲과 도시, 비오는 날의 해바라기, 나뭇잎이 무수히 떨어지는 장면, 화분 속 이파리가 무성한 나무들, 커피 한잔, 그릇에 담긴 오렌지, 그 어느 곳보다 편안한, 공간, 꽃이 필 때까지, 달빛 한잔 등으로 채워져 있다. 박 작가는 “잠시나마 여유를 되찾고 힐링하는 메시지를 담아 작품으로 완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디에 걸어도 마음 힐링되는 작품으로 큰 반향.
박주희 작가는 학창시절에는 못 느꼈지만 졸업하고, 사회생활하고, 결혼하면서 환경이 바뀜에 따라 보는 느낌과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박 작가는 쉴새 없이 바쁘고 치열한 환경과 숨 쉴 곳 없는 현실에서 어떤 돌파구가 절실해졌다. 무엇보다 육아와 동시에 그림 작업하면서 잠시나마 숨 돌릴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필요했다. 가끔은 남들처럼 커피숍에서 여유를 가지고 커피 한잔을 마시고 싶었고, 때로는 숲길을 걸으며 자기만의 시간을 가져보는 소박한 꿈을 꾸었다. 이렇게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분신 같은 캐릭터를 만들고 차츰차츰 자신의 내면을 그림으로 표출해 갔다. 4시간에서 많게는 8시간까지 작업을 이어갔다. 그렇게 최근까지 어려운 상황을 이겨나가는 한편 창작의 의지를 가지고 틈틈히 붓을 들었다. 특히 박 작가는 유아들과 많은 시간을 가지며 수업을 해야 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이 시대 워킹맘이 그러하듯 ‘그림 그리는 엄마’로서 가정을 지키며 일도 병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작가는 이런 심정을 버무려 하나하나 작품을 완성해 갔다. 초반에 ‘야고미’ 캐릭터는 조금은 화려하면서 개인적인 주관이 들어갔다. 이 시기에 나타나는 ‘야고미’ 는 수많은 선택의 유혹에 사로잡혀 갈등하는 모습들이 그려졌다. 그림에서 그 선택들은 원기둥을 의미하며, 선택된 원기둥들은 또 다른 욕망의 공간으로 인도한다. 욕망이 충족되면 ‘야고미’ 는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이지만 이내 또다시 새로운 욕망에 사로잡혀 선택의 유혹에서 갈등하는 행위를 영원히 반복하게 된다. 작가에게 있어 원기둥의 표현은 욕망을 향한 하나의 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의 모습들인 것이다. 지금 당장 욕망을 끊지는 못하겠지만, 작가는 그 굴레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스토리로 엮으면서 내면의 시도를 이어갔다. 그리하여 하나의 방향성은 차츰차츰 욕망의 굴레를 벗어나게 해줬고, 작품은 넓은 세상으로의 확장성을 가져왔다. 다시 말해 화려함에서 단순한 구성은 절제를 의미하며 다양한 공간이 드러남은 대중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뜻한다. 누구나 친근한 공간에서 함께 하고자 함을 표현한 것이다.

재능있는 작가로 대전 모리스갤러리에서 본격 개인전.
박주희 작가는 초등학교 때부터 그림에 소질이 많았고, 부모님도 일찌감치 재능을 키워주기 위해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쳤다. 결혼한 주부지만 애초부터 그에게 경단녀(경력 단절 여성)란 단어는 존재하지 않았다. 한국미협 대전지회 여성특별위원회 활동을 하는 그녀는 그동안 동료 작가들과 아트페어, 대전 M갤러리 등에서 단체전과 부스전 등을 경험하며 전공자로서 영역도 넓혀갔다. 단체전에서는 30-40대 관람객들에게 작품도 몇 점씩 팔리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5월에서 8월까지 한국수자원공사와 대전미술협회 주관으로 열린 초대작가전을 치뤘다. ‘야고미’ 캐릭터는 저작권협회에도 등록되었다. 작가가 수 년간의 노력과 창작으로 빚어낸 고유의 캐릭터가 함부로 돌지 않도록 조치해 둠은 사기 진작에서 당연한 일이다. 박 작가는 10월 초순 서울 인사동에서 열리는 ‘아시아호텔아트페어’도 참가한다. 이어진 10월 말의 대전 모리스갤러리 개인전에는 5호에서 100호의 신작으로 30여 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개인전은 대전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았다. 어려운 예술가들에게 이런 지원 혜택은 천군만마를 안겨주는 것과 같다. 박주희 작가는 “저 같은 전업 작가에게 힘이 되도록 전시지원을 해준 대전문화재단에 감사드리며, 주변의 선후배 작가님들의 응원에도 감사드린다. 정식으로 하는 첫 개인전인 만큼 열정을 다해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로 인해 느끼지 못했던 계절감, 마스크 착용으로 마음껏 느끼지 못했던 꽃향기, 많은 인파가 밀집되어 방문을 주저했던 전시전 오픈 행사 등 모든 것이 멀어져 버린 게 올해의 현실이다. 쉴만한 카페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던 우리의 소소한 욕망이었다. 이번 가을은 안전하게 거리를 두면서, 그동안 나를 사로잡았던 굴레에서 잠시 벗어나 보다 여유를 가지고 예술과 소통하며 작가와 함께 넉넉한 향기를 나눴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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